【사람중심】 2011년 새해 벽두부터 IT 관련 기사는 온통 ‘CES 2011’과 관련된 것들로 도배가 되었습니다. 나흘이라는 짧은 기간이었지만, 휴대전화와 전자제품의 미래를 예측해보기에는 충분한 시간이었죠. 올해 CES는 작년과 마찬가지로 스마트폰과 태블릿이 뉴스의 중심에 서 있었다고 총평할 수 있겠습니다.
모바일 단말과 소비자 가전 쪽에 방점을 찍고 있는 CES에서 쏟아져 나온 각종 기사들을 읽다 보니, 해마다 연초에 네트워크 시장과 관련된 예측이나 전망 기사를 접해본 적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통신 서비스와 관련된 기사에서 네트워크 분야가 조금씩 언급되기는 하지만, 네트워크 시장을 전망해볼 수 있는 정도는 아닌 것 같습니다.
그래서 생각난 김에 차분하게 네트워크 분야의 지난 한해를 돌아보고, 올 한해를 전망해 봐야 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초고속 인터넷 구축 붐이 잦아든 뒤로 네트워크 시장은 갈수록 흥미가 적어진다고 보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사실 2010년을 기점으로 네트워크는 그 중요성이나 역할이 새로운 단계로 접어들었다고 생각합니다. 통신 서비스 영역이나, 기업의 인프라 영역 모두에서 그런 현상들이 두드러졌습니다.
따라서, 2011년은 네트워크 분야가 새롭게 제 역할을 정립하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장비 그 자체가 아니라 통신 서비스의 혁신, 기업 업무의 혁신에서 네트워크가 어떤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지가 중요한 관전 포인트가 될 것입니다.
(네이트 지식Q&A 사이트의 gyoto444님 글에서 인용한 이미지입니다.)
그래서 이러한 기준, 즉 어떤 화제성·단발성 뉴스가 아니라, ‘네트워크의 역할 변화’를 중심에 놓고 2010년과 2011년을 관통하는 가장 중요한 아이콘은 무엇인지 생각해보니 ‘WiFi 핫스팟’, ‘스마트 워크’, ‘클라우드 네트워크’, ‘LTE 네트워크’를 꼽을 수 있었습니다. 이 네 분야의 2010년을 간략히 정리하고, 올해 전망도 해보겠습니다.
▲ WiFi 핫스팟
2011년 네트워크 시장에서 가장 중요했던 단 하나의 분야를 꼽으라면 저는 주저하지 않고 ‘WiFi’를 선택하겠습니다. WiFi라는 용어를 떠올리면 ‘격세지감隔世之感’이라는 사자성어가 함께 떠오릅니다. 그만큼 2010년은 WiFi가 스마트폰과 짝을 이뤄 모든 뉴스의 중심이 됐던 한해였습니다.
2009년 11월 애플 아이폰이 국내에 상륙하고 겨우 두 달 만에 KT의 무선 데이터 트래픽은 거의 두 배 가까이 늘어났습니다. 2010년 8월말을 기준으로 KT는 1년만에 무선 데이트 트래픽이 무려 344.1%나 늘어났습니다. 이 가간의 무선 데이터 트래픽은 443.7테라바이트(TB)로 가입자가 훨씬 많은 SK텔레콤의 308.1TB 보다 월등히 높습니다. 이처럼 폭발적인 데이터 통신 증가에도 서비스 품질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KT가 아이폰 도입에 대비해 WiFi 핫스팟을 확대해 두었기 때문입니다.
해외에서는 이미 몇 년 전부터 WiFi가 모바일 백홀의 역할을 해왔습니다. 모바일 백홀이란 무선통신에서 데이터 통신량이 급증하는 데 대응하기 위해 별도로 구축하는 데이터 통신 네트워크입니다. 기존 이동통신 시스템으로 모든 데이터 트래픽을 감당하려면 너무 많은 비용이 들기 때문에 ADSL 같은 유선 IP네트워크로 데이터를 처리하는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유선 IP네트워크보다 구축이 간편하고 비용은 적게 들면서 속도는 더 빠른 WiFi가 모바일 백홀의 좋은 대안이 된 것입니다.
이에 비해 무선 데이터 통신에 사용한 만큼 요금을 매기는 종량제가 적용되고, 쓸 만한 스마트폰이 거의 없어 무선 데이터 통신이 활성화되지 않았던 국내에서는 모바일 백홀의 필요성이 미미해 WiFi가 주목을 받지 못했습니다. 그렇게 회의실이나 집에서 네트워크 회선을 꽂지 않고 인터넷에 접속하는 용도로나 여겨졌던 WiFi는 스마트폰으로 기존 PC에서보다 더욱 다양한 콘텐츠를 이용하게 되면서 새로운 가치를 부여받았습니다.
TV에 스마트폰 광고보다 WiFi 광고가 더 많이 등장하고, 휴가철을 앞두고는 전국 해수욕장 지도에 WiFi 심볼을 붙여 휴가철에도 고성능의 무선 데이터 통신을 즐길 수 있다고 강조한 TV 광고가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혹자는 WiFi가 아이폰 다음 가는 KT의 광고 아이콘이라고도 얘기합니다.
* 2011년 전망 - 2011년에도 WiFi는 중요하 화두가 될 것입니다. SK텔레콤은 무선 데이터 통신 지원을 위해 WiFi 보다는 펨토셀에 무게를 두겠다는 입장이지만, KT는 올해도 WiFi 핫스팟 구축을 밀어붙여 2010년 4만개이던 핫스팟을 올해 10만개까지 늘릴 계획입니다. 기존에 인터넷전화 영업을 하면서 WiFi AP를 200만개 가까이 보급했던 LG유플러스도 올해 WiFi 경쟁에서 주목할 대상입니다. 그 동안에는 스마트폰 라인업이 다양하지 않았지만, 모델이 다양해지는 올해는 기존에 구축해놓은 WiFi가 큰 힘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통신3사는 기존에 도심 인구밀집 지역에 주로 구축했던 WiFi 핫스팟을 대중교통 수단으로 적극 확대할 예정입니다. LG유플러스는 3월까지 1~8호선 지하철 역사에 100Mbps WiFi망을 구축할 예정입니다. KT와 SK텔레콤은 이미 수도권 지하철 역사에 WiFi를 제공 중이며, 인천지하철·공항철도의 열차 안에서 와이브로 AP를 이용해 WiFi 접속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KT는 3월까지 수도권 지하철 전체 객실에서 WiFi 접속할 수 있도록 ‘움직이는 무선랜’을 구축한다는 계획입니다. 이동통신 3사는 수도권뿐만 아니라, 전국 지하철 열차 안에서 WiFi로 무선 인터넷을 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습니다.
통신사들의 수익성이 줄어드는 것은 전세계적으로 확인되는 공통된 현상이라고 합니다. 서비스 품질을 유지·향상시키는데 마음 놓고 투자를 할 수도 없는 현실에서 무선 데이터 트래픽이 늘어나는 것은 부담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런 상황을 고려하면, 스마트폰 사용자가 이미 700만을 넘어 선 국내 시장에서 WiFi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질 것입니다.
▲ 스마트 워크
유비쿼터스 업무 환경을 도입한 기업을 일컫는 ‘스마트 워크’는 지난해 우리 기업들의 중요한 관심사였습니다. 시간·장소의 제약 없이 언제 어디서나 업무에 접속할 수 있고, 동료·파트너들과 협업할 수 있는 환경을 구현하는 것은 기업의 생산성과 효율성을 새로운 차원으로 끌어올리는 기초 작업입니다.
애초 기업의 유선 LAN에 WiFi를 접목하고, WiFi 내장 스마트폰에 개인의 이동전화와 인터넷전화를 결합하는 것으로 시작된 FMC(Fixed Mobile Convergence)는 UC(통합 커뮤니케이션), 그룹웨어, 결제와 같은 솔루션 및 업무용 애플리케이션이 접목되면서 ‘모바일 엔터프라이즈’를 추구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네트워크 공급업체들에 따르면, 기업들이 모바일 업무환경을 구현하는데 관심이 높아지면서 네트워크 디자인에도 변화가 일고 있다고 합니다. 노트북·스마트폰 등 무선 접속 단말이 급증하는 추세를 고려해 네트워크 액세스의 중심을 유선에서 무선(WiFi)로 옮기려는 시도들이 늘고 있다는 것입니다.
정부 차원에서도 스마트 워크를 적극 추진하고 있습니다. 정부 차원의 시도는 주로 ‘스마트 워크 센터’라고 불리는 스마트 오피스를 구현하는 것입니다. 대도시 인접 지역 등에 초고속 인터넷 인프라와 영상회의 시스템 등이 갖춰진 공동 사무실을 마련해 굳이 직장에 출근하지 않고도 모든 업무를 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인데, 안정된 네트워크 인프라와 네트워크 보안 기술 등이 핵심 인프라가 됩니다.
* 2011년 전망 - 2010년 스마트 워크 센터 2개소를 시범 구축한 행정안전부는 2015년까지 민간 구축 포함 500개의 스마트 워크 센터를 만든다는 계획입니다. 이처럼 정부 차원에서 스마트 워크 센터 또는 스마트 오피스를 시범사업화하는 움직임은 올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기업 차원에서도 FMC가 생산성 향상을 위한 방안으로 여전히 인기가 높은데다가, 아이패드 같은 태블릿까지 등장해 단말 선택의 폭이 넓어진 점도 스마트 워크 시장에 기대를 갖게 하는 부분입니다. KT는 전 직원에게 아이패드를 지급해 스마트 오피스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스마트 워크를 도입하는 기업들에게는 세제 혜택이 주어질 전망입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최근 모바일 오피스나 재택근무, 원격근무 같은 스마트 워크를 도입하는 기업에 세금을 깎아주는 등 세제지원 방안을 담은 스마트워크 활성화 촉진법을 마련키로 했습니다. 방통위가 6일 발표한 ‘스마트워크 활성화 추진계획’에는 세제 지원을 통해 2015년까지 전체 근로자의 30%가 스마트 워크를 할 수 있도록 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었습니다.
우리나라 전체 사업장 가운데 원격근무를 도입하고 있는 곳은 0.7%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세계 어느나라 보다 통신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고, 통신사, 대기업들의 클라우드 컴퓨팅 구축 열기도 높은 만큼 스마트 워크 분야의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할 것이라고 봅니다.
▲ 클라우드 네트워크
만약 통신 서비스나 개인 사용자 분야를 제외하고 기업 분야에서 2010년 IT 산업 키워드를 딱 하나만 꼽는다면 ‘클라우드 컴퓨팅’을 선택하는데 이견이 없을 것입니다. 몇 년 전부터 불어온 ‘가상화’와 맞물려 국내에서도 관심이 높아진 클라우드 컴퓨팅은 네트워크 분야에도 변화의 바람을 몰고 왔습니다.
2009년 UCS(통합 컴퓨팅 시스템)라는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전용 시스템을 발표한 시스코시스템즈가 2010년 들어서면서 ‘가상화 스위칭’을 강조하기 시작한 것을 필두로, 익스트림 네트웍스, 주니퍼 네트웍스, 브로케이드, HP, 포스텐 네트웍스, 알카텔-루슨트 등 대부분의 네트워크 전문업체들이 클라우드 네트워크 기술·전략을 발표했습니다.
이들이 발표한 클라우드 네트워크는 가상화된 여러 대의 서버에 네트워크 부하가 걸리지 않도록 QoS를 보장하고, 코어-애그리게이션-액세스 3단계로 이루어진 네트워크 구조를 2단계, 나아가서는 1단계로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단순하고도 커다란 네트워크를 만들어야 지역 간 거리의 제한이나, IP 주소의 충돌 같은 것에 영향을 받지 않는 유연한 네트워킹을 할 수 있다는 것이죠.
* 2011년 전망 - 클라우드 네트워크는 지난해 큰 주목을 받지 못했습니다. 클라우드 컴퓨팅이라고 하면 흔히 서버나 가상화 소프트웨어를 중심으로 검토하는 분위기여서 네트워크에는 관심이 덜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네트워크는 클라우드 컴퓨팅의 핵심 열쇠라고 할 수 있습니다. 원격지의 가상화된 IT 리소스를 마치 내 사무실이나 내 책상의 서버·PC처럼 쓸 수 있으려면 네트워크가 완벽한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 품질을 보장해야 됩니다.
올해는 클라우드 네트워크에 보다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 생각됩니다. 지난해 IT 인프라의 가상화를 추진한 기업들이 많았고, 가상화 인프라의 활용이 많아지면 그만큼 서비스 품질에 고민이 생길 것이기 때문입니다. 통신사들의 클라우드 서비스도 2010년에는 일단 서비스를 개시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올해부터는 품질을 고민해야 될 것입니다. 또, 클라우드 네트워크 전략을 발표한 네트워크 전문업체들이 이를 뒷받침할 새로운 장비·솔루션들을 내놓기 시작한 것도 클라우드 네트워크가 더욱 주목받을 것으로 기대되는 요인입니다.
클라우드 네트워크와 관련해 또 한 가지 주목해야 될 것은 애플리케이션 딜리버리 콘트롤러(ADC) 즉 L4~L7 스위치 시장의 움직입니다. 서버에 몰리는 트래픽을 분산시켜주는 역할을 하는 ADC는 서버 가상화 추세에 맞물려 더욱 고도화된 지능을 요구받고 있습니다. 이에 라드웨어, 시트릭스 등은 이미 클라우드 ADC를 구현할 제품들을 내놓았는데, 이들 제품은 하나의 장비를 여러 대로 나누어 쓸 수 있을 뿐 아니라, 문제가 생겼을 때는 각각의 논리적 ADC를 리셋하는 등 별개로 관리할 수 있습니다. 한 대의 ADC로 각각의 서버에 ADC를 별도로 배정한 것과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는 것입니다.
ADC 전문업체들이 2011년을 클라우드 ADC의 원년으로 보고 본격적인 마케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기업 고객들도 가상화된 서버가 늘어난 데이터센터에 걸맞는 서버 로드밸런싱을 하려면 클라우드 ADC의 도입을 함께 고민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 LTE
지난해 통신 인프라 시장의 가장 큰 관심사는 LTE였습니다. 2009년까지만 해도 통신사들은 정부가 죽기살기로 와이브로를 밀어붙이는 바람에 LTE 얘기를 꺼내지 못하고 눈치를 봤지만, 2010년에는 더 이상 미루기가 힘들었던 모양입니다. 전세계 통신사들이 속속 LTE 진영에 합류하고 있는데, 남의 입장 고려해서 아무 것도 안 하고 앉아 있을 수 없는 법입니다.
특히 지난해부터 국내에서도 스마트폰이 확산되기 시작하면서 이동통신 환경에서 데이터 트래픽이 급증한 것도 이통사들이 LTE를 본격 검토하게 만든 중요한 원인이 됐습니다. 모바일 단말에서 대용량 데이터 통신이 이루어지는 상황을 뒷받침하려면 아무래도 3G를 가지고는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통신사들이 본격적으로 LTE를 검토하면서 무선통신 장비 공급업체들도 실로 오랜만에 매우 바쁜 한해를 보냈습니다. 지난해 봄 통신사들이 RFI(Request for Information)를 낸 이후로 이에 대한 답변서를 만들고, 다시 RFP(Request for Proposal)을 내고, BMT를 거치기까지의 기간은 이들 업체의 향후 4~5년 실적을 좌우할 시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6개월이 넘는 검토를 거쳐 LG유플러스는 지난 12월 15일 코어 스위치(교환기) 공급업체로는 LG-에릭슨과 삼성전자를, 기지국 장비 공급업체로는 LG-에릭슨, 삼성전자, 노키아지멘스를 선택했습니다. SK텔레콤은 예상과 달리 12월에 공급업체를 발표하지 않았는데, 1월 안에는 발표가 나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반면, KT는 HSPA+를 선택했습니다. 몇몇 나라에서 소규모로 서비스를 시작한 LTE와 달리, 기존 3G(HSPA) 기술에서 진화한 HSPA+는 안정성이 우수할 뿐만 아니라 속도면에서도 이미 42Mbps가 상용화되었기 때문입니다.
* 2011년 전망 - LTE는 지난해보다 올해 더욱 많은 뉴스를 양산할 것으로 보입니다. 우선 연초에 SK텔레콤의 공급업체 발표가 있는데, 양강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삼성전자·LG-에릭슨 외에 기회를 얻는 업체는 누구일지가 초미의 관심사입니다. 특히 LG유플러스에는 초청을 받지 못했던 알카텔-루슨트가 어떤 성적을 보일지가 가장 큰 관심사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옛 노텔네트웍스의 WCDMA 액세스 사업 분야를 인수했던 알카텔-루슨트는 국내 3G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함께 가장 큰 지분을 가지고 있지만, LTE 분야에서는 에릭슨, 노키아지멘스, 화웨이보다 주목을 덜 받았던 것이 사실입니다. 따라서, SK텔레콤 LTE 공급권을 따낼 수 있는지 여부에 앞으로 한국에서의 무선통신 사업 향방이 크게 엇갈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공급업체가 결정되고 나면 LTE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단말과 연동실험을 하고, 서비스 테스트를 하는 모든 과정이 뉴스꺼리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하반기에는 일부 지역에서라도 서비스가 시작되는 만큼 올해 상반기부터는 LTE 네트워크에서 차별화될 수 있는 콘텐츠들도 등장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LG유플러스와 SK텔레콤이 서비스를 시작하는 하반기에는 KT가 LTE 시스템 공급업체를 선정할 것으로 보여 LTE는 올 한해 통신시장의 가장 뜨거운 관심시가 될 것 같습니다.
* LG-에릭슨 - LTE 시장과 관련해 2010년의 가장 큰 뉴스는 아마 LG-에릭슨의 출범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에릭슨은 지난해 한-EU FTA에서 국내 시장에 대규모 투자를 하겠다고 발표한 데 이어, 노텔이 보유했던 LG-노텔 주식을 사들임으로써 LG-에릭슨의 최대 주주가 됐습니다.
LG-노텔이 등장한 이유에서도 볼 수 있듯이 국내 시장에서 외산 무선통신 공급업체가 단독으로 많은 물량을 수주하기는 상당히 어려운 현실이라는 점이 LG-노텔의 등장을 불러왔고, LG-에릭슨 역시 같은 맥락입니다. 과거의 노텔이 WCDMA 분야에서 상당한 경쟁력을 가지고 있었다면, 에릭슨은 전세계 무선통신 분야 부동의 1위 기업입니다. 여기에 LG전자를 기반으로 하는 국내에서의 영업력과 기존 LG-노텔이 국내 3G 시장에서 차지하고 있던 역할을 감안하면 LG-에릭슨의 경쟁력은 LG-노텔 당시보다 커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습니다.
특히 LG-노텔을 통해 외산 무선통신 장비가 국내 시장에 본격 진출하면서 ‘중요한 서비스에 외산 장비를 써도 문제를 없을까?’하는 막연한 불안감이 해소된 것은 LTE 시장에서 외산 장비가 더욱 지평을 넓히는 데 디딤돌 역할을 할 것입니다. 이번 LG유플러스 발표에서 국내 업체와 손을 잡지 않은 노키아-지멘스가 기지국 공급업체로 선정된 것이 이를 증명합니다.
이전까지 국산 장비들이 장비의 핵심이 되는 성능 외에 LCD 화면의 구성이라든지, 관리 솔루션의 디자인 같은 부수적인 부분을 강조하는 경우가 없지 않았는데, 노텔 장비가 들어오면서 이런 부분은 더 이상 설득력을 갖기 힘들어졌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입니다. 실제로 KT는 LG-노텔 장비를 적극 도입함으로써 준비했던 예산으로 네트워크를 더욱 촘촘히 구축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LTE와 관련된 각종 테스트에서 가장 앞선 기록들을 세우고 있는 에릭슨이 LG-에릭슨을 통해 처음 진출한 국내 시장에서 과연 얼마나 성과를 거둘지, 삼성전자와의 경쟁에서 우위에 설 수 있을지 등 올 한해 LG-에릭슨을 둘러싼 흥미진진한 소식들이 많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처럼 위에 언급한 네 분야는 기존과 다르게 그 중요성이 새롭게 조명되었거나, 기존에 없던 새로운 현상을 만들어내며 네트워크를 넘어 전체 IT 시장에서 중요한 아이콘으로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신묘년 올해에는 각각의 기술들이 더욱 지평을 확대해 새로운 뉴스를 많이 만들어내기를 기대해 봅니다.
<김재철 기자>mykoreaone@bi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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