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트워크&통신/전략과 정책

주니퍼 플랫폼 전략, KT와 ‘모바일오피스’ 제휴

@사람중심 2011. 4. 28. 10:14

【사람중심】 주니퍼네트웍스의 플랫폼 전략이 KT와의 제휴로 국내에서도 의미 있는 성과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주니퍼는 지난 25일, KT와 손잡고 ‘기업용 모바일 오피스’의 보안을 강화하는 데 협력키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제휴로 두 회사는 KT의 기업용 모바일 오피스 서비스에 보안을 강화하는 것은 물론, 서비스 활성화를 위한 공동 마케팅 프로그램도 개발하기로 했습니다.

모바일 오피스는 과거 u-work 또는 FMC(Fixed Mobile Convergence)로 불렸던 서비스입니다. 출장이나 외출 등 사무실 책상 위에 앉아 있지 않더라도 노트북이나 스마트폰, 태블릿을 이용해 장소·단말에 제약을 받지 않고 인터넷으로 업무를 볼 수 있게 하자는 개념입니다.

기업에서 직원의 모바일 업무가 급증하면서 모바일 단말을 업무에 이용하는 문제는 기업의 경쟁력에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포춘 500대 기업의 80%가 스마트폰과 태블릿을 업무에 이용한다는 조사도 있었습니다(작년에 나온 조사결과이니 아마 지금은 그 비중이 더 늘었을 거라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모바일 단말을 업무에 이용하는데 있어 가장 큰 걱정은 역시 데이터 보안과 단말 관리입니다. 기업에서 PC와 관련해 가장 골치 아픈 숙제가 ‘PC 관리’인 것처럼, 모바일 단말이 업무에 이용되면서 이 역시 관리가 큰 문제로 나서고 있는 것입니다.

한 조사 결과 설문응답자의 43%가 개인 용도와 업무 용도의 구분 없이 모바일 기기를 사용하고 있으며, 업무 목적으로 회사 네트워크에 접속하는 사람 가운데 81% 이상은 이 사실을 회사에 알리거나 승인 받지 않은 상태였다고 합니다. 2009년 미국 기업들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에서는 스마트폰 관련 침해사고를 겪었다는 기업이 31%나 됐습니다.

주니퍼는 지난해 이와 관련해 의미 있는 솔루션을 발표했습니다. 자사의 플랫폼 전략 세 영역 중 단말 영역인 주노스 펄스(JUNOS PULSE) 플랫폼 가운데 하나로 ‘주노스 펄스 모바일 시큐리트 스위트(Junos Pulse MSS)’를 내놓은 것입니다. 이 플랫폼에는 안티바이러스와 안티스팸, 개인방화벽 같은 다양한 보안 기능에다 원격 단말 관리와 데이터 백업·복구 그리고 분실·도난에 대비한 원격 제어에 이르기까지 모바일 단말에 필요한 보안·관리 기능이 결합돼 있습니다.

특히 주니퍼의 플랫폼 전략은 이러한 솔루션을 시장에 공개해 관련 솔루션 및 서비스 공급업체들이 MSS 플랫폼을 기반으로 특화된 보안·관리 기능을 덧붙여 특화된 솔루션·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큰 장점입니다. 한 예로, 불가드라는 보안 솔루션 공급업체는 주노스 펄스 MSS에 자사의 기술을 결합해 자체 브랜드로 공급하고 있습니다

스마트폰·태블릿을 업무에 이용하는 기업이 갈수록 많아지는 상황에서 이 같은 기능이 서비스될 수 있다면, 기업들은 좀 더 안심하고 모바일 단말을 업무에 이용함으로써 업무의 실시간성과 효율성을 높일 수 있을 것입니다.


채종진 KT 본부장은 “주니퍼네트웍스와 모바일 보안 및 모바일 오피스 활성화 분야에서 협력하게 됨으로써 고객에게 보다 안전한 스마트 오피스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강익춘 한국주니퍼네트웍스 대표는 “오늘날 기업의 성공 여부는 사용자들이 위치와 기기에 관계없이 필요한 애플리케이션과 리소스에 원활하게 접속하면서도 얼마나 보안을 유지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면서, “KT와 함께 모바일 보안 서비스를 향상시키고자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주니퍼의 플랫폼 전략과 관련해 네트워크 업계에서는 “네트워크 장비 전문업체가 외도를 하고 있다”는 시각이 적지 않습니다. “어차피 네트워크 장비와 유관 소프트웨어를 공급하는 것일 뿐인데, 차별화된 전략인 것처럼 마케팅을 한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그러나 제 개인적인 견해로 주니퍼의 플랫폼 전략은 네트워크나 네트워크 보안에 숙성된 기술·경험이 부족한 기업들에게 유용한 선택이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기성 제품을 도입할 수도 있지만 그렇게 되면 자신만의 개성을 살릴 수 없고, 직접 개발하자면 시간·비용 부담이 클뿐더러 단기간에 안정화하기도 힘이 듭니다.

하지만, 기존에 시장에서 안정성이 입증된 네트워크·보안 기술을 기반으로 특별한 기능을 접목하거나 강화한다면 리스크를 현격히 줄일 수 있을 것입니다.

한 예로, LG전자의 해외법인인 트리베니는 MPEG 비디오 트래픽을 모니터링하는 기술을 JUNOS 플랫폼(네트워크 장비용 플랫폼)에 결합해 주니퍼 라우터에서 MPEG 비디오를 모니터링할 수 있는 솔루션을 개발했습니다. 기존에는 별도의 서버 장비에서 할 수 있던 기능을 네트워크 장비에서도 지원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또, JOULES는 주노스 SPACE(데이터센터용 플랫폼)를 기반으로 데이터센터 내 모든 장비의 전력 소모량을 모니터링, 관리할 수 있는 솔루션을 개발했습니다.

주니퍼의 플랫폼 전략은 IT 업체들이 기술 개발에 필요한 기술을 제공하는데 그치지 않고, 해외 시장 진출을 지원하는 것까지 포함하고 있다고 합니다.

KT와 모바일 오피스 보안 분야에서 손을 잡음으로써 주니퍼는 중요한 시험대에 올랐습니다. 이번 제휴가 단순히 솔루션 공급에 그치지 않고, 그 이상의 성과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냐는 주니퍼 플랫폼 전략이 국내 IT 시장에서 성공을 거둘 수 있을지를 가늠하는 바로미터의 역할을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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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철 기자>mykoreaone@bi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