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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우드컴퓨팅/클라우드

애플, 개인용 클라우드에서도 ‘대명사’될까?

【사람중심】지난 2년 간 지구촌 IT 분야에서 가장 큰 관심사가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기술·트렌드에서는 클라우드 컴퓨팅을, 기업·제품에서는 애플이 단연 첫손가락에 꼽힐 것입니다.

애플이 야심차게 준비한 클라우드 서비스 ‘아이클라우드(www.apple.com/icloud)’가 미국 현지 시간으로 6일 드디어 공개됐습니다. 이날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시작된 애플개발자대회에서는 맥OS X 라이언과 iOS5, 아이클라우드가 한꺼번에 발표돼 애플이 소프트웨어 분야의 강자임을 재확인시켰는데, 그 가운데서도 가장 관심이 높았던 것은 단연 ‘아이클라우드’였습니다.

‘아이클라우드’는 특히 스티브 잡스가 직접 연단에 올라 설명할 만큼 애플이 야심차게 준비한 서비스입니다. 잡스 CEO는 ‘아이클라우드’를 소개하며, “콘텐츠 저장에 있어 PC의 하드디스크드라이브를 완벽히 대체할 서비스”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사용자들은 언제, 어디서나, 어떤 디바이스로도 사진·음악·영상 데이터를 저장하고 감상하길 바란다”며, “지금까지는 대용량의 데이터를 저장해 동기화하는 것이 귀찮은 일이었지만, 아이클라우드는 사람들이 언제 어디서나 자신의 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는 디지털 허브가 될 것”이라고 새로운 서비스에 자신감을 나타냈습니다.

PC 중심의 디지털 일상은 무너졌다!

‘아이클라우드’ 서비스를 내놓게 된 이유와 관련해서도 애플다운 설명이 있었습니다. “그동안 사람들이 사진·음악·영상을 다루는 디지털 일상에서 PC가 중심 역할을 해왔는데, 10년 쯤 잘 돌아가던 이 시스템이 콘텐츠를 여러 기기에 나눠 갖고 다니게 되면서 무너졌다”는 것입니다.


‘아이클라우드’는 애플 계정만 있으면 앱스토어에 저장된 음원과 다양한 애플리케이션, 전자책 구입내역과 현황 정보 같은 것을 동기화할 수 있습니다. 무선으로 단말기 데이터와 운영체제(iOS)까지 백업해 줍니다. 주소록, e-메일 데이터도 애플 데이터센터에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바로바로 출력해 보는 ‘모바일미’ 기능도 ‘아이클라우드’에 통합됐습니다.

e-메일의 저장 공간은 5GB, 앱·전자책·사진 저장공간은 무제한이고, 사용료는 무료입니다. 발표와 동시에 바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은 예상 밖이었습니다.

애플은 ‘포토스트림’과 ‘아이튠즈 클라우드’라는 기존의 개인용 클라우드 서비스와 차별화된 기능들도 함께 발표했습니다.

WiFi 네트워크에서만 동작하는 ‘포토스트림’은 아이폰, 아이패드, 아이팟터치 같은 모바일 단말에서 사진을 촬영하면 곧바로 ‘아이클라우드’ 서버에 저장해주는 기능입니다. 저장된 사진을 여러 iOS 기반 단말에서 불러올 수 있는데, 맥 PC와 애플TV는 물론, 윈도 PC도 지원을 합니다.

‘클라우드 아이튠즈’는 아이튠즈에서 구입한 콘텐츠를 지금처럼 PC와 연결하지 않고도 다른 단말에서 바로 내려받아 이용할 수 있게 하는 기능입니다. 아이튠즈(PC)에서 어떤 음원을 구입했을 때 PC를 거치지 않고 바로 아이폰·아이팟터치에서 내려받을 수 있다는 것이죠. ‘푸시’ 기능이 지원돼 자신이 구입한 모든 콘텐츠를 모바일 단말에 바로 내려받을 수도 있다고 합니다.

‘아이클라우드’만의 차별화된 기능들

이 밖에 ‘아마존 플레이어’나, ‘구글 뮤직’처럼 구매한 음원 파일을 ‘아이클라우드’에 올려놓을 수 있는 기능도 제공됩니다. 그런데 여기에 일종의 캐싱 기술이 접목됐습니다. ‘아이튠즈 매칭’이라는 것으로, 사용자가 음원 파일을 업로드하려고 할 때 아이튠즈가 보유한 1,800만 곡의 음원 데이터베이스와 대조해 사용자가 구입한 음원이라는 것이 인식되면 굳이 ‘아이클라우드’로 업로드하지 않아도 언제든 이 음원을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이 같은 방식은 사용자의 편리성을 높이는 것이기도 하지만 애플의 입장에서는 불필요한 업로드를 막을 수 있기 때문에 콘텐츠 저장공간을 줄여주고, 데이터 업로드에서 발생하는 네트워크의 부담을 줄여주는 효과가 있을 것입니다. 이 서비스는 24.99달러를 내면 1년 간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지난해부터 퍼스널 클라우드라고 부르는, 여러 종류의 개인용 클라우드 서비스들이 등장했습니다. 대부분 사진이나, 음악, 동영상을 저장하는 용도입니다. 물론 PC 싱크 기능이 있는 서비스에서는 PC상의 중요한 문서들을 올려놓기도 합니다만 개인 용도에서는 역시 멀티미디어 콘텐츠들을 저장했다가 언제, 어디서나 다운로드하는 것이 가장 큰 용도일 것입니다.


애플의 새로운 퍼스널 클라우드 서비스는 애플의 모바일 단말 하나 정도는 가지고 있을 적지 않은 고객 기반에, 애플 단말에서 사진을 찍으면 곧바로 클라우드 서버에 저장하는 등의 특화된 기능을 가지고 있어 선발주자들에게 적지 않은 위협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애플은 이미 ‘애플TV’에서 기존의 CDN(콘텐츠 전송 네트워크) 서비스들과 차별화된 스트리밍 서비스 품질을 구현한 바 있습니다. ‘오직 애플만이 가능한 수준’이라고 얘기되는데, 이러한 기술이 ‘아이클라우드’와 연동될 경우, 콘텐츠 전송 품질이라는 측면에서 사용자들의 환영을 받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토종 브랜드 vs. 애플…과연 충성도는?

최근 국내에서는 KT, 네이버, 다음 등이 개인용 클라우드의 저장공간을 늘리는 등 서비스를 강화하고 나섰습니다. 삼성전자는 자사의 모바일, 가전 등 모든 디지털 기기에서 데이터 호환이 가능한 초대형 데이터 네트워크를 구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미 개인용 클라우드 서비스 고객을 확보하고 있는 KT·네이버·다음과 단말에서의 강점을 기반으로 고객의 콘텐츠를 다양한 단말에서 두루 사용할 수 있게 하겠다는 삼성전자는 각각의 영역에서 애플의 클라우드 전략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결국 관건은 ‘토종 브랜드’의 충성도냐, 아니면 국경이 없는 ‘애플 브랜드의 충성도’냐 하는 싸움이 될 것입니다. 애플이 과연 개인용 클라우드 서비스에서도 스마트폰(아이폰)이나 휴대용 멀티미디어 재생장치(아이팟)에서처럼 시장의 상징적인 브랜드가 될 수 있을까요?

국내 시장에서 맹주 자리를 다투던 KT ‘유클라우드’나 네이버 ‘N드라이브’, 후발주자로 역전을 노리던 다음, 삼성전자는 분명 만만치 않은 복병을 만나게 됐습니다.

(아이클라우드 발표 동영상 바로가기) 

<김재철 기자>mykoreaone@bi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