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포모바일(InfoMobile)은 익히 알고들 계시는 것처럼 삼성전자가 개발한 유무선 통합 서비스입니다. 자기 소유의 대형 건물이나 사업장을 가진 기업이 삼성전자가 개발한 일종의 소형 기지국을 설치하면 직원들은 휴대전화에 두 개의 번호를 갖게 됩니다. 하나는 개인의 이동전화 번호이고, 다른 하나는 회사 유선전화 번호입니다.
따라서, 인포모바일 서비스를 도입한 기업에서 직원들은 휴대폰 한 대로 이동전화와 회사전화를 모두 받을 수 있습니다. 당시에 이 서비스를 FMS(Fixed Mobile Substitution)이라고 불렀습니다. 요즘 기업들의 관심이 높은 FMC(Fixed Mobile Convergence)의 전신이라고나 할까요? FMC 단말은 WiFi 스마트폰이어서 회사전화를 인터넷전화로 쓴다는 점만 다를 뿐입니다.
이 FMS 서비스는 당시 삼성전자가 KTF와 손을 잡고 제공했던 서비스입니다. 인포모바일을 도입한 사업장에서는 KTF의 이동통신 서비스만 가능했던 것이죠.
그런데, FMC가 우리 기업들 사이에서 이슈가 되기 시작한 이후 지난 몇 년 간 전혀 주목을 받지 못했던 이 인포모바일 서비스가 2010년에 와서 새로운 얘깃거리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삼성전자가 전 직원에게 ‘갤럭시S’를 지급해 국내 최대 규모의 ‘모바일 워크(mobile work)’를 구현할 것으로 기대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인포모바일 서비스를 도입해놓은 사업장들이 문제가 되고 있는 것입니다.
대표적인 사이트가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으로, 이 사업장에는 삼성전자 정보통신연구소와 디지털미디어연구소가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삼성전자 R&D의 핵심이라고 불러도 과언이 아닙니다.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에는 인포모바일 서비스 때문에 KT 단독망이 깔려 있습니다. 연구개발 단지인 데다가, 그룹웨어 등 업무용 애플리케이션을 모바일로 이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보안에 유리하도록 단일 이통사 네트워크만을 설치한 것입니다. 그런데 갤럭시S는 SKT용 단말입니다.
인포모바일 서비스처럼 사내에 단독망을 깔게 되면 내부 사용자끼리 통화할 때는 일반적인 이동통신 서비스 이용 때처럼 통화를 할 때마다 매번 외부의 통신사 기지국에 접속하지 않아도 됩니다. 다시 말해 A와 바로 옆에 있는 B가 통신을 할 때도 일단 통신사(여기서는 KT) 기지국에 접속한 다음 B와 연결되야 하지만, 인포모바일 환경에서는 내부의 소형 기지국에만 접속하면 되기 때문에 구내전화로 처리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법적으로는 서로 다른 이동통신사 고객 간의 통화에서 기지국을 거치지 않고 내부에서 스위칭을 하는 것이 불법이라고 합니다. 다시 말해 내부 기지국만 가지고 KT와 SKT 가입자가 통화를 하는 것은 불법이고, 여기에 삼성전자 일부 사업장의 고민이 있는 셈입니다.
그렇다면 KT 단독망을 걷어내고, SKT 단독망을 설치한 다음 전 직원에게 갤럭시S를 도입하면 되지 않겠냐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만 그럴 수 없는 어떤 사정이 있는 모양입니다. KT향의 이전 스마트폰도 그대로 써야 된다거나 하는 뭐 그런 이유가 있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인포모바일 때문에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에서는 회사에서는 쓸 수 없는 ‘갤럭시S’ 대신, ‘KT향의 갤럭시’를 만들어 지급해달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고 하는데... KT의 아이폰 출시 이후, 최신 스마트폰 지급을 하지 않은 삼성전자로서는 쉽지 않은 선택일 것 같습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와 인포모바일(KT 단독망)이 상충하는 문제를 해결하고자 국내 전 사업장에 인터넷전화를 도입하는 문제를 적극 검토 중이라는 얘기도 들립니다. 삼성전자가 어떤 해법을 찾아낼지 궁금하군요.
<사람중심 김재철>mykoreaone@bi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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