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중심】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가 그야말로 춘추전국시대입니다.
지난해 KT가 개인용 웹 스토리지 서비스인 ‘u-클라우드’를 출시한 것을 계기로, 비슷비슷한 서비스가 봇물을 이루고 있습니다.
네이버는 ‘N 드라이브’를 LG유플러스는 ‘U+ Box’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다음은 최근 ‘다음 클라우드’ 베타 버전을 선보였습니다.
개인이나 소규모 기업을 위한 이런 웹 스토리지 서비스들은 이전부터 존재해 왔습니다. 포털 가운데 개인에게 저장공간을 주는 서비스는 엠파스가 최초였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처음에 50MB인가 100MB 공간을 주는 것이 엄청 놀라웠습니다. 당시로는 이 정도 용량도 꽤 넉넉한 것이어서 유익하게 썼던 기억이 새롭네요.
최근의 개인·소호용 클라우드 서비스는 단순히 파일만 저장할 수 있었던 과거의 서비스와 비교해 보면 많이 발전한 것이 사실입니다. ‘PC 싱크’ 기능이 있어 PC와 웹 스토리지에 있는 파일을 동기화시켜주기도 하고, 탐색기 기능, 공유 기능도 제공됩니다. 웹상에서 한글, MS 워드 같은 워드프로세서도 이용할 수 있습니다.
(네이버 N드라이브)
대부분 무료로 제공되는데다가, 스마트폰에서도 쉽게 이용할 수 있어 개인용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은 점점 빠른 속도로 늘어나리라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기업용 클라우드 서비스 시장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 하고 있습니다. 대기업 계열의 IT서비스 회사들이 제공하는 프라이빗 클라우드 서비스는 대부분 그룹 계열사들에게만 제공됩니다. 비용이 높기 때문에 대기업 이외의 기업들은 사용하기 힘든 실정이어서, 서비스가 확산될 가능성이 낮다고 합니다.
사실 클라우드 컴퓨팅 같은 서비스는 규모가 작은 기업들에게 더 유익한 서비스입니다. 물론, 대기업들에게도 유용한 서비스가 되겠지만, 이미 충분한 IT 인프라를 갖추고 있는 경우에는 당장에 아쉬울 것이 없습니다.
하지만, 제대로 된 IT 환경을 갖추기 힘든 중소 기업들에게 클라우드 서비스는 많은 비용을 부담하지 않고도 안정된 IT 인프라·솔루션을 운영할 수 있는 좋은 방안입니다. 그런데, 이들 중소기업이 대기업 계열 SI가 제공하는 고가의 서비스를 이용하기는 힘들기에 통신사·포털의 클라우드 서비스에 관심이 쏠리는 것입니다.
“아직까지 국내에서 중소 기업 및 소호가 쓸만한 클라우드 서비스는 없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인 가운데, 지난 3일 KT가 베타서비스를 해오던 기업용 클라우드 서비스 ‘유클라우드 CS(Compute Service)’를 상용화했습니다. 익히 알려진 대로 서버의 CPU와 메모리, 저장장치와 같은 시스템 및 네트워크 대역폭을 필요한 용량·기간 만큼 빌려 쓰고, 그 만큼의 비용만 지불하는 서비스입니다.
KT는 ‘유클라으드 CS’ 서비스가 기존에 서버를 임대하는 것과 비교해 절반 이상 비용을 줄일 수 있으며, 이 분야의 선두 기업인 아마존과 비교해도 30% 가량 이용료가 싸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비슷한 시기에 아마존이 아시아 지역에서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를 강화하고 나섰습니다. 지난해 4월 싱가포르에서 서비스를 출시한 데 이어, 동아시아 시장에도 진출한 것입니다.
아마존의 일본 진출은 아마존이 지난해부터 일본에 데이터센터 구축을 시작하면서부터 큰 관심을 끌어 왔습니다. 클라우드 서비스의 특성상 일본에 데이터센터를 두고 서비스를 하게 되면, 우리나라도 서비스 가시권에 들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죠.
일본에서 시작된 아마존 웹 서비스(AWS)는 일본 현지의 기업들과 일본에 진출한 글로벌 기업들에게 은 인프라 및 애플리케이션을 제공합니다. 별다른 변형 없이 한국 시장에도 적용할 수 있는 모델입니다.
사실상 비용을 거의 받지 못 하는 개인용 웹 스토리지 시장은 수익 모델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물론, 개인용 클라우드에서 제공되는 서비스가 다양해지고, 클라우드 서비스 이용이 보편화되면 수익 모델로 전환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기업용 클라우드 시장은 이미 해외에서 서비스가 활발하고, 가까운 일본까지 선진 모델이 침투했습니다. 가트너의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 매직쿼드런트에서 리더 그룹으로 평가받고 있는 사비스(SAVVIS)도 아시아 지역에 데이터센터를 만들었습니다. 세일즈포스닷컴 같은 서비스는 국내 통신사들의 SaaS 서비스를 위협하는 존재입니다.
IT 투자 비용이 줄어들고, 효율성이 높아지는데 국내 통신사나 기업이 입맛에 맞는 서비스를 내놓을 때까지 기다려줄 중소 기업은 많지 않으리라고 봅니다. ‘정서가 달라서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어정쩡한 이유로 미적거린다면 외국 기업에게 시장을 뺏길 수도 있을 것입니다.
세일즈포스닷컴 비즈니스를 하는 한 중소 SI 업체 대표가 이런 말을 했습니다. “단순 임대 방식으로 소프트웨어를 빌려주는 ASP(Application Service Provide) 형태의 사업 모델로는, 기업이 원하는 대로 업무용 소프트웨어 환경을 꾸밀 수 있는 플랫폼 형태의 서비스를 이기기 힘들 것이다. 현재로서는 통신사들의 고민이 여기까지 미치지 못하는 것 같다”고 말입니다.
“클라우드 서비스 관련 기사는 쏟아지고 있지만, 정작 기존의 웹 서버, 웹 스토리지 서비스와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는 비판이 적지 않습니다. 현재의 모습이 우리 통신사·기업들이 비전으로 얘기하는 클라우드 서비스의 다가 아니길 바랍니다. 그리고 그 비전이 하루빨리 서비스로 모습을 드러내길 기대해 봅니다.
<김재철 기자>mykoreaone@bi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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