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중심] LGU+가 30일 진행된 2011년 4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4분기에 VoLTE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VoLTE는 현재 데이터 서비스 전용으로 이용되는 LTE 네트워크를 음성 통신용으로도 이용하는 것입니다. All IP 네트워크인 LTE망에 음성을 실어보내는 방식이니, 기존의 VoIP(인터넷전화)와 같은 개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음성망이 아니라, 데이터망에서 음성통화 서비스를 하는 것이죠.
VoLTE는 지난해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행사 때부터 주요 의제가 되었는데, 최근 버라이존와이어리스가 두 개 지역에서 VoLTE 테스트를 진행 중이라고 밝히면서 관심이 더욱 커졌습니다. 버라이존은 이미 지난해 2월에 LG전자의 4G 스마트폰을 이용해 33초 간 음성통화 테스트를 했다고 발표한 바 있어, LTE 기반 IP전화의 등장이 머지않았음을 짐작케 합니다.
LGU+의 VoLTE 계획에 관심이 쏠리는 것은 이 서비스가 통신비를 낮춰주는 데 일조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입니다. 3G 스마트폰이 나온 뒤로 약정된 통화량을 초과한 통화요금은 기존의 음성통화 할인 혜택을 전혀 받을 수 없게 됐습니다. 단순히 통화요금만 비교하면, 스마트폰 이전과 이후가 확연히 차이가 날만큼 통화료 지출이 많아졌습니다.
하지만, VoLTE는 데이터망에 접속해 저렴한 인터넷전화 요금체계로 통화를 하는 것인 만큼, 이동통신 통화료 보다는 확실히 저렴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LGU+는 옛 LG텔레콤 시절 꾸준히 통화료 인하 경쟁을 주도해 왔습니다. 가족 단위 할인제도나, 특정 금액 이상의 요금이 발생할 때마다 일정 비율을 할인해주는 제도 등을 시행했고, 경쟁사들이 따라오게 만들었습니다.
LGU+가 3G 망은 없었지만, 음성통화는 2G-3G를 구분할 필요가 없으니 확실히 요금이 저렴했고, 데이터 서비스도 저렴한 정액제와 안정된 품질로 각종 설문조사에서 고객 충성도 1위를 기록한 바 있습니다. LTE는 SKT와 KT보다 먼저 시작했고, 전국망 구축도 한발 빠른 상황인데, VoLTE 서비스까지 나온다면 확실한 차별화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전국망·요금체계 등이 선결 과제
LGU+는 이미 요금제를 검토 중이고, 고품질의 코덱을 사용해 선명한 음질로 통화를 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방침입니다. 하지만, VoLTE가 쉬운 결정은 아닌 모양입니다.
자료들을 찾아보니, VoLTE의 가장 중요한 전제조건은 LTE 커버리지가 충분히 확보되는 것이라고 합니다. LTE-CDM 로밍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이것을 구현하려면 사용자의 단말기와 LTE 네트워크 자체에 무리를 줄 수 있다는 의견이 적지 않기 때문입니다. 버라이존도 LTE 커버리지가 전국적으로 구축될 것으로 예상되는 2013년에 LTE-CDMA 로밍을 풀겠다는 입장인데, 어쨌든 LGU+는 LTE 전국망이라는 요건은 갖춘 셈입니다.
VoLTE는 이동통신망에 IP전화를 실어보내는 특성상 IMS(IP Multimedia Subsystems)이라는 인프라가 필요한데, 이 기술은 이미 국내 통신사들이 오랫동안 검토해왔고, 도입도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IMS는 유선망에 주로 적용되는 것이어서 모바일로 음성을 제공하려면 상당한 작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이 부분에서 현재의 기술 발전이 어느 정도인지는 확인이 필요하겠지만, 어쨌든 VoLTE가 본격 추진되면 IMS 공급업체들의 경쟁도 치열해지겠군요.
VoLTE 요금 체계를 만드는 것도 쉽지 않은 문제입니다. 음성통화이지만, 데이터망에 실리는 것인 만큼 데이터 요금체계로 편성될 가능성이 높다고 합니다. LTE 무제한 데이터 서비스 상품이 있는 외국의 모 통신사도 VoLTE는 무료로 제공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네트워크 효율성이 더 좋은 LTE로 넘어오면서 무제한 데이터 상품이 폐기된 상황이어서, 혹시 VoLTE를 쓰는 것이 과다한 데이터 요금으로 이어질 지도 모르겠습니다.
국내 통신사업 체질변화로 이어지길
과거 영국의 이동통신사업자 ‘3(Three)’와 인터넷전화 서비스의 맹주 스카이프(Skype)가 손잡고 내놓은 ‘3 스카이프’ 서비스를 부러워한 적이 있었습니다. ‘White Phone’이라는 단말에서 이용되는 이 서비스는 스카이프 전용 버튼을 이용해 저렴한 인터넷전화의 각종 기능들을 이용할 수 있었습니다. 이통사들이 인터넷전화 사업자를 견제하는 상황에서, 인터넷전화를 최대한 쉽게 쓰도록 한 이동전화 사업자의 등장을 획기적인 일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우리나라 통신사들은 지금껏 모바일에서 인터넷전화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았습니다. 토종 메신저 카카오톡이 음성통화 서비스를 일본에서만 런칭할 정도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VoLTE의 등장은 놀라운 변화가 될 것입니다.
혹여 통신사들의 담합으로 VoLTE 서비스에 너무 높은 요금이 책정되거나, 음성 통화 수익 감소를 이유로 VoLTE가 좌초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통신사업자가 음성 통화로 수익을 올리는 시대는 지났다고 모두들 얘기하고 있지 않습니까?
영국의 BT를 비롯해 전세계 많은 통신사들이 “우리는 더 이상 전화사업자가 아니다”고 얘기합니다. VoLTE를 계기로 아직 음성통화 서비스 의존도가 높은 우리 통신사들의 사업 구조에도 변화가 일어나기를 기대해 봅니다.
<김재철 기자>mykoreaone@bi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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