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중심] 마이크로소프트의 클라우드 컴퓨팅 플랫폼 서비스 <애저(Azure)>가 드디어 한국에서 공식 런칭됐습니다. 미국에서 서비스가 첫선을 보인 지 무려 2년 만에 한국에 진출한 것입니다.
<애저>는 기업들이 비즈니스에 필요한 서비스들을 마이크로소프트가 운영하는 클라우드 상에서 자유롭게 구축하고 활용할 수 있게 하는 플랫폼입니다. 서버, 스토리지, 네트워크 같은 인프라 외에 서비스를 쉽게 구축하고 운용할 수 있게 하는 플랫폼(PaaS)까지 제공한다는 점이, 인프라 위주의 IaaS(Infra as a Service) 공급업체들과 차별화된다는 것이 마이크로소프트의 설명이죠.
<애저> 서비스 발표회에서 마이크로소프트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선택할 때는 다섯 가지 필수 요건을 잘 갖추었는지 봐야 한다”고 말했는데, 그 다섯 가지 요소란 구축·확장·축소가 쉽고 자동 관리가 되는 탄력성, 언제 어디서나 이용 가능한 접속성, 필요할 때 원하는 만큼 사용할 수 있는 접근성, 시스템의 안전성과 보안, 사용량만큼 지불하는 실속 있는 비용 산정이 그것입니다.
멀티 OS 지원, 99.95%의 서비스 품질보장
이 같은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의 필수 요건을 <애저> 서비스에는 어떻게 녹였을까요? 마이크로소프트가 내세우는 <애저> 서비스의 장점은 다음과 같은 세 가지입니다.
1) 기술 제한이 없는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애저>는 플랫폼 간 제한이 없는 진정한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를 제공할 수 있다. 비주얼스튜디오, PHP, .Net, Java, nodeJS, Eclipse, 기타 오픈소스 등 개발툴과 윈도, 리눅스, 맥 등다양한 운영체제를 모두 지원하므로 응용프로그램 개발 및 구축에 맞는 언어를 자유롭게 고를 수 있다. 또한 기업이 기존에 구축해 놓은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간, 프라이빗 클라우드와 퍼블릭 클라우드 간에 제한없이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를 구성할 수 있다.
- 한국마이크로소프트 측은 “하이브리드의 고민 중 하나가 인증시스템”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원화된 인증시스템을 하나로 통합해서 하나의 ID/PW로 안전하고 간편하게 접속할 수 있는 환경을 꾸미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인데, <애저> 서비스는 이것을 완벽하게 해결했다고 합니다. “기업의 자체 보유 데이터센터에서 가상머신 기반으로 인증시스템을 구축해 프라이빗-퍼블릭-하이브리드 클라우드에서 모두 쓸 수 있다”고 설명하더군요.
2) 고도의 확장성과 안정성을 위해 개발된 개방형 플랫폼
<애저>는 고도의 확장성을 갖추고 있어 갑작스럽게 서비스 요구가 폭증할 때나 줄어드는 등 필요할 때 원하는대로 클릭 몇번으로 쉽게 확장할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애저> 서비스를 위해 전세계 3개 대륙에 8개 데이터센터를 갖추고 이중화 구성을 했기에 365일/24시간 99.95%의 가용성을 보장한다. 또한 CDN(콘텐츠전송네트워크)을 통해 가장 빠르고 안정적인 성능으로 서비스를 전달해 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 발표회에서는 이와 관련해 <애저> 플랫폼을 이용 중인 세무법인의 사례가 소개됐습니다. 두개의 인스턴스를 사용하고 있는 이 세무법인은 분기 말에 업무량이 많아질 때는 실시간으로 92개까지 인스턴스를 확장해서 업무를 처리하고, 피크치가 끝나면 다시 원래대로 사용 규모를 축소합니다. 장애 대응과 관련해서 <애저>는 서버를 만드는 즉시 데이터센터 안에 3개의 사본을 만들고, 다른 지역의 센터에도 3개의 복제본을 만들어 둔다고 합니다. 두 대의 서버에 트래픽이 분산되다가 그 중 한대를 재부팅하자 즉시 다른 하나의 서버가 모든 트래픽을 수용해서 서비스를 유지하는 시연도 선보였습니다.
3) 한국 고객을 위한 글로벌 플랫폼
마이크로소프트는 <애저> 서비스 한국 고객을 위한 콜센터, 전담인력 등을 갖출 예정이고, 한국마이크로소프트의 풍부한 인력을 통한 다양한 지원체계를 갖춘 것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만의 축적된 고객 서비스 및 기술로 차별화된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전략이다.
- 한국마이크로소프트는 <애저> 서비스에 한국어가 지원되고, 원화 결제 및 세금계산서 발행이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한국지사에 700여명의 인력이 있고, 서비스 인력만 100여명에 이르는 점, 풍부한 컨설팅 조직 등도 강점으로 내세웠습니다. 북미 4개, 유럽 2개, 아시아 2개의 데이터센터가 클라우드 서비스의 안정성을 보장하고, 전세게 24곳의 CDN 노드가 서비스 품질을 최상으로 유지해준다는 설명입니다.
"소유권의 시대는 막을 내리고, 접속의 시대가 열릴 것이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는 이번 발표회에서 제레미 리프킨의 <소유의 종말>에 나오는 한 대목을 들어 클라우드 컴퓨팅이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임을 강조했습니다.
왜 접속의 시대가 대세인 걸까요? 한국지사 마케팅 오퍼레이션즈 사업본부 김경윤 상무(서버 총괄)는 “클라우드 컴퓨팅이 중요한 것은 싸게 쓸 수 있기 때문이 아니라, 예전에 못하던 것을 할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클라우드 컴퓨팅에서는 인프라가 필요할 때 그 즉시 데이터센터를 갖출 수 있고, 언제든 규모를 늘리거나 줄일 수 있죠. 회사 사정에 비해 매우 많은 서버가 필요해서 도전하지 못했던 서비스에 부담 없이 도전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전에 할 수 없었던 것을 할 수 있게 해주는 변화에 주목해야 된다”는 것이 김경윤 상무가 강조한 부분입니다.
대기업·통신사가 장악한 한국 시장...필살기는?
<애저> 발표회에서는 이미 이 서비스를 이용 중인 국내 기업들의 활용 사례가 소개됐습니다.
레드블럭은 런던올림픽 공동기자단을 위한 사진 전송 시스템을 애저 플랫폼상에 구축했습니다. 이전 올림픽 때는 서버가 국내에 있었기에 사진 전송 속도 때문에 취재진이 어려움을 겪었다고 합니다. 한달도 되지 않는 올림픽 기간에만 운영하기 위해 런던에 데이터센터를 만든다는 것은 이전에는 상상도 할 수 없던 일입니다. 레드블럭 권기택 대표는 “클라우드 데이터센터에 전송 서버를 구축함으로써 공동기자단은 서유럽의 마이크로소프트 데이터센터 안에 구축된 클라우드 서버에 빠르게 사진을 올리고, CDN 서비스를 이용해 빠르게 국내로 전송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넥슨아메리카는 북미 지역에 결제시스템을 구축하고자, <애저>로 플랫폼을 옮겼습니다. “윈도 애저에 결제시스템을 구축함으로써 3년간 약 40% 이상의 총소유비용 절감 효과를보았다. 긴급한 시스템 증감이나 변화에 안정적으로 대응할 수 있어 고객서비스 수준도 훨씬 향상됐다”는 것이 이 회사 김형수 팀장의 평가입니다.
한국 시장은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가 성공하기 쉬운 시장은 아니라고 봅니다. 우선 대기업들은 다 IT 서비스 계열사를 갖고 있습니다. 프라이빗 클라우드 서비스는 대기업 계열 SI 회사들이 다 갖고 있는 셈이죠. 더욱이 우리 대기업들은 워낙 다양한 분야에 계열사를 만들어두고 있어서 클라우드 IT 서비스를 이용할만한 중소/중견 기업의 수도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라고 합니다. 이미 IaaS 서비스를 시작한 통신사들도 무시 못 할 세력입니다.
이처럼 국내 시장에 강력한 지분을 가진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자들이 적지 않고, 규모도 크지 않은 시장에서 구글, 아마존 같은 기업들과도 싸움을 해야 하는 것이 마이크로소프트가 처한 상황입니다. 하지만, 기자간담회 내용만으로는 마이크로소프트 <애저>의 장점을 발견하기 어려웠습니다. 활용 사례로 소개된 내용들도 다른 클라우드 사업자의 그것과 대동소이한 것이었습니다. 남다른 무언가가 있다면 아마존의 EC2처럼 소문이 났을 텐데, 해외 시장에서도 특별히 두드러지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경쟁자는 많고, 아직까지 국내 기업들의 클라우드 이용이 활발하지 않은 상황에서 마이크로소프트는 어떤 필살기를 가지고 기업들을 <애저> 서비스로 끌어들일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azure는 형용사로 쓰일 때 ‘하늘 빛의’ 또는 ‘푸른’이라는 뜻을 지니고 있습니다. 타동사로 쓰일 때는 ‘하늘(푸른) 빛깔로 물들이다’는 뜻이 있네요. 과연 <윈도 애저>는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에서 어느 정도의 영역을 자신의 빛깔로 수놓을 수 있을까요?
<김재철 기자>mykoreaone@bi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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