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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트워크&통신/유선네트워크

싸이의 새 뮤직비디오...인기가 올라가면 바닷속도 뜨거워진다?

[사람중심] 지난 2012년 10월 14일 오후 3시 30분, 오스트리아의 극한 스포츠 선수 펠릭스 바움가르트너(당시 43세)가 고도 39km의 성층권에서 지상으로 스카이다이빙을 했습니다. 바움가르트너는 미국 뉴멕시코주 동부 로스웰이란 곳에서 헬륨기구를 타고 20시간 30분 걸쳐 성층권까지 올라간 다음 캡슐에서 뛰어내렸는데, 자유낙하한 지 단 몇 초 만에 시속 1,110km의 속도에 도달했습니다. 사람의 몸으로는 인류역사상 처음으로 음속의 벽을 돌파해 초음속으로 낙하하는 기록을 세운 것입니다.

바움가르트너는 이날의 낙하로 '최고도 낙하산 점프', '기구 탑승 최고도 상승', '항공기에 타지 않은 상태에서의 음속 돌파' 등 3개 부문에서 신기록을 달성했습니다.



그런데 이날의 낙하는 또 다른 측면에서도 몇 가지 의미 있는 기록을 만들어 냈습니다. 먼저, 바움가르트너가 하늘 위로 올라가자 유튜브 조회 수가 함께 치솟았는데, 동시접속자 수가 800만건을 넘어 유튜브 생방송 역사상 동시접속 최고 기록을 수립했습니다. 또, 바움가르트너의 후원사인 레드불이 그가 땅 위에 도착해 무릎을 꿇은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리자 단 40여분 만에 21만 7,000명이 '좋아요'를 눌렀으며, 1만개가 넘는 댓글이 이어졌습니다.


실시간 비디오 스트리밍의 시대, 깊어가는 통신사들의 고민

세계 곳곳에서 시간과 장소, 단말에 구애받지 않고 초고속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시대입니다. LTE, 802.11ac 같은 초고속 무선통신망과 스마트폰, 태블릿PC 같은 고성능 스마트 기기의 확산은 언제어디서나 실시간 비디오 스트리밍에 접속할 수 있는 시대를 열었습니다.


이처럼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로 언제어디서나, 그야말로 ‘시도 때도 없이’ 방송이나 고화질 동영상·게임 서비스에 접속할 수 있게 되면서 통신사들은 점점 더 굵은 인터넷 파이프를 놓아야 하는 과제에 직면해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서비스 비용은 점점 더 내려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운영 및 관리 비용을 줄일 수 있어야 합니다.


통신이 빛의 속도로 업그레이드된 이후 통신사들의 또 하나의 고민은 고대역폭을 요구하는 서비스 접속이 특정 지역 안에서만 발생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펠릭스 바움가르트너의 스카이다이빙 인터넷 생중계를 미국 또는 북아메리카의 고객들만이 시청했을까요? 유럽에서도 아시아, 아프리카에서도 많은 네티즌들이 유무선 통신망에 접속해 가슴을 졸이며 인터넷 생중계를 지켜봤을 겁니다.


이 때문에 통신사들은 자신들이 서비스하는 특정 지역, 특정 나라 안의 네트워크는 물론, 대륙과 대륙을 연결하는 국제 해저망의 품질에도 많은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해외에 있는 자사 고객 또는 해저망을 통해 서비스를 제휴하고 있는 통신사에게 안정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입니다.


호주-괌-일본을 잇는 100G 광전송 해저망 구축 프로젝트

지난달 20일,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국제 해저망 운영업체인 ‘호주 일본 케이블(AJC)’이 네트워크 업그레이드를 마쳤다는 발표를 했습니다. AJC는 호주와 일본 사이에서 지능형 광전송 네트워크를 제공하는 기업인데, 호주-괌-일본을 연결하는 1만2700km 구간의 해저 광전송 네트워크와 광대역 인터넷을 고객에게 제공하고 있습니다. 텔스트라, AT&T, NTT, 버라이즌, 소프트뱅크 등 세계 유수의 통신사업자들이 AJC의 고객입니다.


AJC는 이번에 호주-괌-일본에 걸쳐 다양한 광전송 경로를 제공하는 고가용성의 멀티-테라비트 네트워크를 구축했습니다. 기존에 구축된 10기가비트 장비를 100기가비트 장비로 교체한 것입니다. 이 작업에는 지능형 광전송 기술과 500기가비트 싱글칩 기술로 업계 선두를 달리고 있는 인피네라(Infinera)의 장비가 채택되었습니다.


지난달 말 태국에서 열린 '넷이벤트아시아' 행사에서 호주 통신사 텔스트라 관계자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그는 "아시아 지역은 인구나, 스마트폰 사용량 등에서 매우 증가세가 빠르다. 광전송 인프라의 처리 능력과 안정성이 그만큼 중요하다"고 AJC의 이번 해저망 업그레이드 작업이 갖는 의미를 설명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늘어나는 라이브 비디오 고객들에게 안정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서비스의 성능과 안정성이 중요한데, 인피네라 장비가 칩 하나에 500기가비트 대역폭을 제공하는 것이 매력적"이라면서, 텔스트라의 차세대 네트워크 프로젝트도 귀띔해 주었습니다. 텔스트라는 인피네라의 광전송 기술과 주니퍼네트웍스의 SDN 기술을 결합한 차세대 네트워크를 준비하고 있다는군요.


인피네라의 광전송 장비는 초당 9테라비트를 처리할 수 있는데, 이는 120만개의 HD비디오를 동시에 스트리밍할 수 있는 처리 능력입니다. DWDM 장비와 OTN 장비가 하나로 결합되어 있어 운영이 매우 단순하고, 인프라 투자를 유연하게 할 수 있는 것도 장점입니다.


텔스트라는 최근 북아시아 광전송 네트워크를 업그레이드하는 작업도 하고 있습니다. 이 역시 인피네라 장비로 진행 중인데, AJC의 프로젝트와 마찬가지로 양쪽 끝의 광전송 장비만을 교체하는 것인데, 케이블은 10년 전에 구축한 것을 그대로 두고 양쪽 끝의 장비만 바꾸는 것으로 차세대 망으로 업그레이드된다고 합니다. 



가수 싸이가 지난 6월 5일 신곡 '행오버'의 뮤직비디오 일부 영상을 유튜브에 공개했습니다. 공개 이틀만에 100만뷰를 발표해 유튜브 역사상 최초로 20억뷰를 돌파한 '강남 스타일', 6억9200만뷰의 '젠틀맨'의 인기를 이어 갈 것이라는 기대가 높습니다. 싸이의 새 뮤직비디오를 감상하려는 전세계 네티즌의 열기가 높아지는 만큼 바닷속 광케이블도 뜨거워질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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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철 기자>mykoreaone@bi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