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네트워크&통신/이동통신네트워크

삼성전자의 , 미 스프린트에 4G 장비 공급

【사람중심】 삼성전자가 미국 통신사 스프린트(Sprint)와 대규모 공급계약을 맺었다고 발표했습니다.

스프린트가 내년부터 시작하는 차세대 통신망 구축 사업 ‘네트워크비전(NetworkVision)’에 세계 최초로 상용화하게 될 3G와 4G를 모두 지원하는 ‘멀티모달(Multi-modal) 시스템’을 공급하게 됐으며, 시카고, 샌프란시스코, 시애틀, 피츠버그 등 주요 도시를 포함한 미국 전역에 네트워크 구축을 담당한다는 것이 삼성전자 발표의 주된 내용입니다.

스프린트는 네트워크비전 사업에 5년 동안 40~50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입니다. 삼성전자는 이번 계약이 ‘대규모 4G 장비 계약’이라고 표현했는데, ‘계약 규모는 비공개원칙에 의해 밝힐 수 없음을 양해바랍니다’라는 설명을 붙였습니다.

이번 발표에서 삼성전자가 강조한 것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미국 대형 통신사업자의 기간 네트워크 통신 시장에 최초로 진출하는 쾌거를 달성’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하나의 기지국으로 3G와 4G 서비스를 동시에 제공하는 ‘멀티 모달(Multi-modal)’ 시스템을 업계 최초로 상용화할 예정‘이라는 것입니다.

우선 미국 대형 통신사의 기간망 구축에 참여하는 것과 관련해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장 김운섭 부사장은 “한 국가의 통신 인프라 구축에 참여한다는 것은 참여 기업(삼성전자)뿐 아니라 그 기업이 속한 국가(대한민국)의 신뢰와 기술력을 인정 한다는 것”이라며, “특히, 통신종주국인 미국 기간망 시장 진출로 국내 통신 관련 업체의 세계 시장 진출 및 확대에 날개를 달게 되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런데, 궁금한 점은 스프린트의 차세대 네트워크에 어떤 기술을 제공하는가 하는 점입니다. 이 보도자료 어디에도 LTE 시스템을 공급하는 것인지, 와이맥스 시스템을 공급하는 것인지는 언급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미국은 통신사업자 순위 1,2위를 달리는 버라이존과 AT&T가 모두 4세대 네트워크로 LTE를 선택한 상황입니다. 그렇지만 삼성전자의 이번 보도자료에는 4세대 기술이 언급되어 있지 않다는 점에서, 아마도 와이맥스를 공급한 것이 아닌가 하는 추측을 가능케 합니다. 몇몇 언론들도 이런 추측들을 하고 있습니다.

스프린트는 기존에도 이미 삼성전자의 와이맥스 고객이었습니다. 그렇다면, 미국 “대형통신사에 공급됐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모르겠습니다. 공급 규모라도 공개돼 기존에 볼 수 없던 큰 액수의 계약이었다면 의미가 남다르다고 하겠지만, 계약 규모 역시 비공개입니다. ‘미국 통신사의 기간 네트워크’에 공급을 하게 됐다는 표현은 있지만, 여러 공급 업체 가운데 삼성전자가 어떤 역할을 맡게 되는 것인지는 언급이 없습니다.

또 한 가지 삼성전자가 강조한 ‘하나의 기지국으로 3G와 4G 서비스를 동시에 제공하는 시스템’과 관련해서도 궁금한 점이 적지 않습니다. 어떤 측면에서 세계 최초인가 하는 점입니다.

기존에 에릭슨, 노키아지멘스, 화웨이 등 세계적인 통신장비 공급업체들은 모두 ‘하나의 시스템에서 소프트웨어 교체만으로 2G부터 4G까지 지원할 수 있다’고 설명했고, 이 점을 삼성전자와 차별화되는 요소로 강조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세계 최초’를 얘기하려면 기존에 없던 어떤 것이 있는지 충분히 설명이 돼야 하는데 그러지 못한 것이 아쉽습니다.

삼성전자의 표현처럼 미국의 기간망 시장에 진출하게 된 스프린트와의 이번 계약이 국내 통신 업체가 세계 시장에 진출하는 데 있어 날개를 달아줄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기쁜 일입니다.

그러나, 어떤 기술이, 어떤 규모로, (통신사 네트워크에서) 어떤 역할을 하게 되는지. 그리고 얼마나 뛰어난 기술로 차별화를 했는지 등 중요한 내용은 어느 것 하나도 구체적인 것이 없는 상황에서 ‘4G 리더십 공고화’를 얘기한다는 것은 자아도취가 아니면, 계약의 의미를 확대해석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이런 분석이 오해일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가까운 시일 안에 중요한 내용들이 공개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김재철 기자>mykoreaone@bi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