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코시스템즈(www.cisco.com)는 2일, 자사의 ‘2010~2015 시스코 비주얼 네트워킹 인덱스(Cisco Visual Networking Index, 이하 시스코 VNI)’ 보고서를 인용, 전세계 IP 트래픽이 오는 2015년에는 지난 2010년 보다 네 배 가량 늘어날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이 보고서는 2015년의 전세계 인터넷 트래픽이 월 평균 80.5 엑사바이트를 기록해 연간 966 엑사바이트의 IP 트래픽이 만들어질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인터넷 트래픽이 이처럼 급증하는 것은 태블릿과 스마트폰, 커넥티드TV 같은 인터넷 접속이 가능한 단말기와 모바일 인터넷의 확산, 인터넷 사용자의 급증, 브로드밴드의 속도 향상, 비디오 콘텐츠 증가 등 여러 동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 가운데서도 인터넷 접속 기기와 비디오 콘텐츠의 등장이 가장 큰 이유일 것입니다.
시스코 보고서는 2015년이 되면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기기가 150억 대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한사람 당 2 대 이상의 인터넷 접속 기기를 사용하게 된다는군요. 또 인터넷 비디오 사용자는 전세계에 15억 명 수준으로 발전해 초당 1백만 분의 비디오가 인터넷으로 전송될 것이라고 합니다.
시스코 보고서는 우리나라 인터넷 트래픽도 예상을 했는데 2015년 월 평균 6.8 엑사바이트, 연간 약 82 엑사바이트의 IP 트래픽을 발생시키면서 전세계 IP 트래픽의 8.5%를 차지하게 될 전망입니다.
인터넷 트래픽과 관련된 수치의 변화는 너무 놀라워 이제는 어지간한 수치의 폭등은 눈길도 가지 않을 정도입니다.
2007년 연말 기준으로 전세계 인터넷 비디오 트래픽이 2000년의 전세계 인터넷 트래픽을 넘어섰습니다. 2009년에는 유튜브가 발생시키는 트래픽이 2000년의 전세계 인터넷 트래픽을 넘어섰다고 합니다.
세계 최대 이동통신 솔루션 공급업체 에릭슨은 2020년이 되면 집안에서 쓰는 다양한 가전제품도 인터넷 연결 기능을 갖추게 되면서 전세계 500억개의 전자 기기가 인터넷에 연결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2년 전 이 얘기를 들었을 때는 수치가 너무 높아서 비현실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최근 스마트폰·태블릿의 급성장과 스마트TV의 기대치를 보면 이 수치를 넘어설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전세계 모바일 데이터 트래픽의 성장 예측은 더욱 놀랍습니다.
올해 초 시스코가 발표한 조사 자료를 보면 2001년 월 0.24 엑사바이트였던 것이 2015년에는 월 6.3 엑사바이트로 26.3배나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연평균 성장률이 무려 92%입니다. 2015년에 인터넷에 연결될 모바일 단말만 56억개에 이르고, 전체 모바일 트래픽의 66%가 비디오 트래픽이 될 것이라고 하네요.
이미 HSPA+나 LTE 환경에서는 달리는 차 안에서 무선으로 60~70Mbps 속도로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속도는 단지 LTE의 초창기 속도일 뿐입니다. WiFi는 정지 상태나 느리게 이동하면서 3Gbps를 지원할 수 있는 기술도 개발되고 있습니다.
과거 메인프레임은 100만 이용자가 사용했고, PC는 현재 10억 명 정도가 사용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스마트폰은 앞으로 100억 개가 넘게 보급될 것이라고 합니다. 개인의 컴퓨터일 뿐 아니라, 다양한 산업현장에서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솔루션이기에 지구에 사는 사람의 수보다 더 많이 보급된다는 것이죠.
인류가 태어나고 200만년 동안 있었던 변화들이 이제는 20년 만에 이뤄지고 있다고 해서 ‘2000000 vs. 20’이라는 표현을 쓰기도 합니다. 이처럼 빨리 변화하는 시대에는 ‘보통 수준’의 사용자가 되기도 쉬운 일이 아닙니다만, 앞으로 나오는 기기나 서비스들은 더 쉽고, 더 유익해질 거라고 믿습니다.
하지만 그 보다 더 바라는 게 있다면 이런 기기와 서비스들을 누구나 쓸 수 있게 됐으면 하는 점입니다. 지금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은 그 정도 가격을 감당할 수 있는 사람들만의 기기입니다만, IT가 세상을 바꾸려면 거기에 그쳐서는 안 된다고 봅니다. 쓰는 사람들만의 경험치를 바꿔주는 건 진정한 변화라고 할 수 없지 않겠습니까?
인터넷 강국인 우리나라는 정부나 산하기관에서 인터넷 보급률이나 속도와 관련된 자료가 많이 발표되고, 또 그런 자료들에 관심도 높은 것 같습니다. 앞으로 이런 자료에 단순히 ‘인터넷 보급률’이 아니라, 저소득 계층의 스마트폰 보급률’이나 ‘저소득 계층의 인터넷 이용요금 지원 추이’ 같은 정보가 들어 있으면 얼마나 행복할까요.
정보나 혜택이란 상대적으로 어려운 사람들에게 더 필요하고 절실한 문제일 것입니다. 모바일 인터넷으로 할 수 있는 것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그것을 이용하기 힘든 사람은 더욱 소외되고, 불리해 질 수 있으니까 말입니다. IT가 복지 정책과 만나는 지점이 원격 진료나 노약자 위치 확인 등의 범주를 넘어서서 좀 더 보편적인 항목에서도 이루어지기를 기대합니다.
<김재철 기자>mykoreaone@bi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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