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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과 전망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 MS·삼성전자가 아이폰을 잡는 방법

【사람중심】마이크로소프트는 스마트폰 분야에서 애플을 따라잡을 수 있을까요?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 모바일 운영체제(OS)로 초기 스마트폰 시장을 주도했지만, 애플의 아이폰이 등, 장한 뒤 안정성과 기능 등에서 비교당하며 크게 좌절을 경험했고, 안드로이드와도 제대로 경쟁하지 못할 만큼 열세입니다.

하지만 시장조사업체 IDC는 오는 2015년이 되면 스마트폰 시장에서 ‘윈도폰’이 아이폰을 따라잡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최근 새로운 스마트폰 OS ‘윈도폰7’로 복권을 노리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로서는 매우 고무적인 소식이네요.


윈도폰, 2015년 점유율 20.3%로 2위 등극

IDC는 10일, 각 스마트폰 운영체제의 올해 및 2015년 시장점유율을 전망하는 자료를 발표했습니다.


IDC는 올해 구글 안드로이드가 38.9%로 1위를 차지하고, 노키아의 심비안이 20.6%로 2위, 애플 iOS가 18.2%로 3위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리서치인모션(RIM)의 블랙베리가 14.2%, 마이크로소프트 윈도폰이 3.8%로 뒤를 이을 것이라고 하는군요.

2015년에는 안드로이드 OS가 43.8%로 점유율을 늘리며 부동의 1위를 기록하는 상황에서, 윈도폰이 20.3%로 2위가 될 것이라는 게 IDC의 관측입니다. IDC는 아이폰의 iOS가 16.9%로 3위를, 블랙베리가 13.4%로 4위가 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IDC가 윈도폰의 약진을 점치는 것은 최근 마이크로소프트와 노키아와 손을 잡은 데 따른 것입니다. 2015년에는 심비안의 점유율이 0.1%로 떨어지며 시장에서 거의 사라지는 대신, 노키아와 손잡은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폰이 심비안의 현재 점유율을 이어받는다는 것이죠. 2011년 심비안과 윈도폰의 점유율을 더하면 24.4%가 됩니다.


윈도폰 약진< 안드로이드 확대

그런데, 이런 예상대로라면 보다 주목해야 될 현상은 윈도폰(+심비안)이 아이폰을 따라잡는 것이 아니라, 안드로이드의 지배력이 보다 탄탄해진다는 점입니다. 안드로이드는 점점 더 독보적인 영향력을 가진 OS가 되는 반면, 심비안+윈도폰, iOS, 블랙베리는 조금씩 점유율이 낮아지게 되는 셈이니까요.

이런 상황에서 노키아의 점유율을 흡수한 것 이외에 윈도폰 점유율 성장에 영향을 미치는 또 다른 요인이 있을지 궁금합니다.

아이폰은 단말 측면에서 매우 충성도 높은 고객을 확보했고, 이 충성도가 iOS의 만족도·충성도로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iOS를 별개로 놓고 보면, 윈도폰이 점유율 2위가 된다고 하더라도 개방형 OS 경쟁에서 안드로이드와 비교해 점유율 차이가 너무 큽니다. 예측대로라면 점유율이 안드로이드의 절반도 안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개방형 OS는 OS 그 자체보다는 단말 제조사의 브랜드가 선택요인이 될 가능성이 높은데다가, 윈도폰과 비교했을 때 안드로이드는 이미 앱스토어도 풍부하고, 모바일 단말 분야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구축해 가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윈도폰의 2015년 이후에 점유율을 유지하거나, 더 치고 올라갈 수 있을지 확신이 서질 않습니다.


심비안 공백, 아이폰 출시연기 속 삼성전자의 2분기 약진

스마트폰 출하량과 관련해 삼성전자가 올해 2분기 전세계 스마트폰 출하량 1위에 오를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왔습니다.

신영증권은 노키아가 마이크로소프트와 손을 잡는 것으로 스마트폰 전략을 바꾸는 과정에서 심비안폰의 공백기가 예상되고 애플의 신제품 출시도 지연되는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갤럭시S2를 출시하고 중저가 스마트폰 라인업 등이 북미·유럽·아시아에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올리는 것이 이 같은 판단의 이유라고 밝혔습니다.

신영증권은 삼성전자의 2분기 스마트폰 출하량이 기존 추정치를 큰 폭으로 웃돌 것이라며 목표주가를 기존 115만원에서 122만원으로 상향조정하기도 했습니다. 신영증권은 삼성전자의 2분기 스마트폰 출하량을 1,900만~2000만 대로 보고 있는데, 이는 기존 전망치 1,500만 대를 크게 초과한 것입니다. 신영증권은 삼성전자의 연간 스마트폰 출하량 추정치도 6,300만 대에서 8,000만 대로 상향조정했습니다.

지난 1분기 전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에서 삼성전자는 4위에 그쳤습니다. 주요 경쟁사들이 비슷한 시기에 전략을 재정비하고, 차기 모델 출시를 연기하는 사이에 삼성전자가 과연 2분기 스마트폰 출하량 1위에 오를 수 있을까요?


스마트폰, 제조가 아닌 창조의 산물

문득 떠오르는 한 가지 생각은 스마트폰이 (피처폰 만큼은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 보편화되면 결국 제조사들의 순위 경쟁이 피처폰에서와 마찬가지로 저가형 단말을 얼마나 공격적으로 공급하는가에 좌우되지 않겠는가 하는 점입니다.

삼성전자·LG전자 같은 우리 기업들은 피처폰 분야에서 재질·디자인·카메라 같은 하드웨어 사양을 앞세워 고가폰으로 차별화를 시도, 톡톡히 재미를 봤습니다. 하지만, 스마트폰은 하드웨어적 요소보다 소프트웨어, 즉 OS의 경쟁력이 단말기 가격과 선택에서 더 중요한 요소입니다.

가격이 비싼 것에 개의치 않고 단말을 구입하는 충성 고객, OS의 완성도에 만족해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단말기를 선택할 수 있는 충성 고객이 확보되어 있지 않다면 스마트폰 분야에서 시장점유율을 큰 폭으로 끌어올리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제조사의 본사가 있는 나라에서는 시장 지배적 유통 구조나, 언론의 일방적인 지지를 등에 업고 압도적인 수위를 달릴 수도 있겠지만, 스마트폰 시대에는 그것도 쉽지 않습니다. 언론이 하드웨어 측면의 강점에 찬사를 퍼붓더라도 이전만큼 효과를 내기 힘들고, OS 등 소프트웨어적인 측면의 차이는 언론보다 사용자 스스로 더 잘 알기 때문입니다.

휴대전화는 이제 ‘제조의 시대’에서 ‘지능의 시대’ 또는 ‘창조의 시대’로 패러다임의 전환이 이루어졌습니다. 소프트웨어에 더 많이 투자해야 되고, 혁신에 더 적극적이어야 되는 이유입니다. 2007년 첫 아이폰을 발표하는 현장에서 “컴퓨터 제조사가 왜 휴대전화기를 만드느냐?”는 질문을 받은 스티브 잡스는 “우리는 휴대전화를 새로 발명할 생각이다”고 말했습니다. 이것이 휴대전화 시장에 뛰어든 지 얼마 안 되는 컴퓨터 제조사가 어떤 휴대전화 제조사보다 충성 고객을 많이 보유한 힘이 아닐까요?

애플은 휴대전화 판매 수량으로는 아직 마이너 플레이어일지 모르지만(전체의 4%), 스마트폰 판매 수익에서는 세계 시장의 절반(51%)을 차지하는 공룡이 되었습니다(아래 그림 - 전체 스마트폰 매출에서 애플의 수익 비중).


<김재철 기자>mykoreaone@bi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