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중심】한국IDC는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서 2011년 국내 IT 컨설팅 서비스 시장이 완만한 성장세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성장률은 약 5.4%, 시장규모는 5,112억원 정도로 보고 있네요.
클라우드, 모바일 같은 차세대 서비스를 기반으로 하는 다양한 신규 서비스 도입이 꾸준히 검토되고 있어 이 같은 성장률이 예상된다고 합니다.
IDC는 IT컨설팅 서비스를 개별(Discrete) 컨설팅과 대형 SI 및 아웃소싱 서비스 등에 포함되어 제공되는 임베디드(Embedded)로 구분해서 분석하고 있습니다.
지난 2010년에는 국내 IT컨설팅 서비스 시장이 개별 컨설팅 부문과 임베디드 부문 모두에서 뚜렷한 성장세 회복을 나타냈습니다. 특히, 차세대 사업을 중심으로 하는 다양한 프로젝트가 산업 전반에서 다수 진행된 데 힘입어 임베디드 컨설팅 부문이 완연한 회복세로 돌아섰다는 설명입니다. 2009년 대비 2010년의 성장률은 7.1%였습니다. 시장 규모는 약 4,851억원.
이러한 성장세 속에서 IT 시장에서 활동하는 전통적인 SI 업체는 물론, 회계법인 및 비즈니스 컨설팅 업체들도 조직 확대 등 전략적인 투자 행보를 보였습니다. 융합서비스 등을 기반으로 비즈니스 영역이 확대되고 있는 컨설팅 시장의 구조적인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것입니다.
하지만 2009년의 침체, 2010년의 뚜렷한 회복세를 넘어 올해부터는 성장 조정 추세가 강할 것이라고 합니다. 이러한 추세는 계속 이어져 2015년까지 연평균 4.5% 정도의 성장률을 보일 것이라고 하는군요.
한편, 앞으로 국내 IT 컨설팅 시장은 융합서비스의 확산으로 인해 IT와 비즈니스의 연계의 정도가 한층 강화되면서 이에 대한 신속한 대응이 요구될 것이라는 게 한국IDC의 전망입니다. 이러한 추세를 바탕으로 전통적인 IT 업체와 새롭게 시장에 진입하려는 비IT 업체의 경쟁 구도가 한층 확대될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한국IDC가 예측한 올해 IT 컨설팅 성장 수치는 조금 실망스러운 것이기도 합니다. 최근 가장 뜨거운 관심사인 클라우드 컴퓨팅과 모바일은 ‘기술’이 초점이기 보다는, IT를 도입·활용하는 방식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을 어떻게 혁신할 것인지가 초점이 되는 주제들입니다. 따라서, 개별 기술을 놓고 그것을 도입할 것인지를 고민할 때보다 훨씬 고민이 깊어야 할 것입니다. 일하는 방식 자체를 바꿀 것인가를 심사숙고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올해 IT 컨설팅 시장이 완만한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는 예측대로라면 이미 우리 기업들은 지난해에 충분한 검토를 끝낸 것일까요? 하지만, 그건 아닌 것 같습니다. 지난해에 충분히 검토들을 했다면 올해는 클라우드 프로젝트가 활기를 띠어야 할 테니까 말입니다.
전문가들은 우리 IT 시장의 경우 컨설팅을 제공하는 주체가 대기업 계열 SI 회사들이기 때문에 컨설팅이라는 것이 크게 의미가 없다고 합니다. 어차피 특정 그룹 계열의 IT 사업은 같은 계열의 SI 회사가 맡게 되니까 말입니다. 이런 구조에서는 컨설팅을 제공하는 쪽도, 서비스 받는 쪽도 컨설팅 본래의 의미와 역할을 제대로 찾아내기가 쉽지 않을 것입니다.
얼마 전 KT와 액센추어가 합작사를 설립한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두 회사가 공식적인 언급은 없었지만 시장에서는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입니다.
지난해 KT가 클라우드 준비에 박차를 가할 당시 만났던 KT 모 임원이 ‘컨설팅’과 관련한 얘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클라우드 서비스를 잘 하려면 컨설팅 역량을 빼놓을 수 없다는 요지의 얘기였습니다. 클라우드와 밀접한 연관이 있는 스마트 워크, 모바일 오피스 역시 컨설팅이 중요한 과제라고 하더군요.
클라우드 컴퓨팅이나 스마트 워크는 모두 기업의 일하는 방식을 바꾸는 것이 핵심입니다. 그렇다면 그런 변화에 맞게 일의 계획·추진·점검은 어떤 방식으로 바꿀지 하는 업무 프로세스의 정비 문제를 함께 고민해야 된다는 것입니다. 산업별로 이런 컨설팅 역량을 가지고 있다면 금상첨화겠죠.
KT와 액센추어의 연대는 이런 고민의 결과물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액센추어는 그동안 국내에서 세계시장에서의 명성만큼 인정받지 못했습니다. 대기업 계열 SI들이 시장을 선점하고 있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래서인지 올해 초, 액센추어와 KT가 강하게 협력하고 있다는 얘기가 들리는 동시에, 액센추어가 매우 적극적으로 KT와 보조를 맞춘다는 평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사실상 그룹 계열사가 몇 되지 않는 KT로서는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에서 대기업 계열 SI들보다 훨씬 불리할 수밖에 있습니다. 대기업 고객을 확보하기도 상대적으로 훨씬 어렵겠지요. 그런 만큼 컨설팅 역량이 더 중요하다고 보는 것 같습니다.
IT 업체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다들 ‘컨설팅을 함께 제공한다’, ‘컨설팅이 강점이다’고 얘기합니다. 그러나 그 얘기가 그렇게 마음에 와 닿지는 않습니다. 어차피 하드웨어·소프트웨어 공급업체가 IT 프로젝트에 참여할 때 대부분은 대기업 계열 SI를 통하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기업의 모든 비즈니스가 IT 기반 위에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IT 없이는 비즈니스를 생각조차 할 수 없습니다. IT가 중요한 만큼 검토도 계획 수립도, 중간 점검도 더욱 철저히 해야 되는 것은 당연합니다. 우리 기업들도 점점 IT 컨설팅의 중요성에 주목하게 되겠죠?
IDC에서 발표한 IT 컨설팅 전망 자료를 보다가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말았습니다.
<김재철 기자>mykoreaone@bi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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