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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트워크&통신/전략과 정책

데이터 폭발의 시대, 첫발자국 뗀 400G 네트워크

【사람중심】스마트폰 보급과 무선 인터넷 사용의 확산, 인터넷·TV 등 가정 내 광대역 서비스 이용의 증대, 비디오 콘텐츠의 확산 등으로 데이터 트래픽이 가히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네트워크 속도를 지금보다 4배 빠르게 향상시킬 수 있는 기술이 첫발을 내딛었습니다.

알카텔-루슨트(지사장 신원열)는 최근 400Gbps 속도를 지원하는 새로운 네트워크 프로세서 ‘FP(Flexible Pass) 3’를 발표했습니다.

네트워크 프로세서는 네트워크 장비의 성능을 좌우하는 엔진이라고 할 수 있는데, FP3는 현재 쓰이고 있는 칩셋들보다 4배나 빠른 속도를 제공합니다. 동시에 7만 개의 HD급 동영상을 스트리밍할 수 있는 성능이라는군요. 성능이 이처럼 향상됐음에도 전력 소비량은 50%나 줄이는 혁신을 이루어냈습니다.


2012년 초 서비스 라우터에 적용


이 새로운 칩셋은 알카텔-루슨트의 서비스 라우터를 위한 것으로 내년 초 출시될 제품에 적용될 예정인데, 이미 FB3를 채택한 프로토 타입 장비(7750 SR/7450 ESS)가 나와 있고, 올해 말부터 시험 운영에 들어갈 것이라고 합니다.

알카텔 -루슨트는 2003년 FP1(10G), 2007년 FP2(100G) 칩셋에 이어 이번에 400G 칩셋을 내놓게 됐는데, 이 회사 김상용 이사는 이를 PC용 CPU 기술의 발전에 빗대어 설명했습니다. “인텔이 CPU 클럭 수를 계속 높이다가 어느 순간 멀티코어 단계로 넘어갔는데, 발열·집적도 등 여러 부분에서 CPU 성능을 더 이상 높이기 힘들어지면 프로세서를 병렬처리해 성능을 극대화한다.” 네트워크 프로세서가 이런 단계로 진화한 것이 FP3라는 얘기입니다.

FP3는 성능뿐 아니라, 서비스 측면에서도 다양한 가입자 환경과 애플리케이션에 최적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디자인되었다고 합니다. 개인 가입자를 위한 레지덴셜 서비스, 기업 가입자를 위한 비즈니스 서비스, 모바일 사용자를 위한 모바일 백홀과 패킷 코어 같은 서비스를 똑똑하게 제공할 수 있는 ‘Service built in’ 네트워크 프로세서라고 회사 측은 표현했습니다.


성능은 4배 향상, 전력 사용은 절반으로

전력 효율성 또한 알카텔-루슨트가 매우 공을 들인 부분입니다. FP1에서 기가바이트(Gb) 당 10와트였던 전력 사용이 FP2에서는 Gb 당 5와트로 줄었고, 이번에 나온 FP3에서는 Gb 당 2.5와트로 다시 절반이 줄었습니다. 100Gbps 칩셋보다 성능이 4배로 늘었음에도 전력 사용은 절반으로 줄어든 것입니다.

회사 측은 “FP3를 채택한 네트워크 장비는 기존에는 같은 전력으로 10포트를 활용하던 것을 40포트로 늘리 수 있기 때문에 전력 사용과 데이터센터 공간이 그만큼 더 줄어든다. 이 칩에는 ‘액티브 파워’라는 기술도 적용됐는데, 데이터 전송만 할 때는 프로세서에서 WiFi나 멀티미디어 쪽은 전력을 차단시킴으로써 전력 사용을 최소화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알카텔-루슨트가 400G 네트워크 칩셋을 내놓은 이유는 현재 데이터 트래픽의 증가 추세를 봤을 때 앞으로 데이터 트래픽이 쉽게 가늠할 수 없을 만큼 큰 폭으로 늘어날 것이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델오로그룹은 최근 ‘100GE 포트 수요가 2010년부터 2015년까지 매년 200% 이상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습니다. 100G 네트워크로도 벅찬 상황이 머지않았다는 것이죠.


“고대역 단말·app의 급증, 400G 필요하다”

시장조사기관들도 이런 측면에서 좋은 평가를 내놓고 있습니다. 인포네틱스(Infonetics)는 “100GE 포트 도입 비용을 줄여주는 FP3 칩셋이 통신사업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킬 것”이라고 말했으며, 얼스우드 마케팅(Earlswood Marketing)은 “10G, 100G를 개발했던 바로 그 엔지니어들이 400G 개발까지 성공시킴으로써, 기존 서비스에는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으면서 획기적 속도 향상을 지원하는 칩셋을 탄생시켰다”고 평가했습니다.


알카텔-루슨트 신원렬 한국지사장은 “벌써 400G 얘기를 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통신서비스 사용자의 단말과 애플리케이션이 점점 고대역폭으로 가고 있다. 결국 과거의 액세스망으로는 점점 더 적은 수의 가입자만 수용할 수 있을 뿐이다”면서, “사용자 애플리케이션의 대역폭이 크게 늘어나는데 상황에서도 품질을 보장하려면 대용량 네트워크가 필요하다. 사용자에게 기본 제공하는 네트워크 대역폭이 몇 배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FP3의 등장으로 네트워크 업계는 이제 400Gbps 시대를 향한 첫발을 내딛었습니다. 업계 최초로 등장한 400G 네트워크 프로세서가 통신사와 고객 모두에게 속도 그 이상의 가치를 안겨다 줄 것인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김재철 기자>mykoreaone@bi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