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중심】 인터넷이 하던 일을 과연 휴대전화가 대신하게 될까?
약 15년 남짓한 기간 동안 인터넷은 우리 생활에 무척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정보를 얻는 방식, 소통하는 방식을 바꾸어 놓음으로써 살아가는 방식에서 근본적인 혁신을 불러일으켰다는 데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최근에는 모바일 열풍을 타고 인터넷의 활용이나 존재 가치가 더욱 확장된 느낌이다. 통신망과 휴대전화 기술의 발달로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으로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고, 다른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앞으로는 모바일이 인터넷의 이용을 보조하는 수단이 아니라, 인터넷의 역할을 대신하는 대체제가 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머지않아 인터넷과 휴대전화가 융합돼 통신 시장에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놓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시장조사기관들에 따르면, 현재 약 50억 명인 모바일 통신 가입자가 몇 년 안에 70억 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이동통신 기술의 발전과 궤를 같이 해 가입자가 이처럼 늘어나면, 데이터 통신에서도 유선 초고속 인터넷 보다는 무선 초고속 인터넷을 이용하는 사람이 훨씬 많아질 것을 예상하기란 그리 어렵지 않다.
단순히 이동통신 네트워크의 성능만 좋아지는 게 아니라, 휴대용 단말과 브라우저, 사용자 환경(UI), 애플리케이션이 같이 발전하고 있어 스마트폰 등 휴대용 기기에서 초고속 인터넷을 이용하기는 점점 더 쉬워질 전망이다.
또한 2020년이 되면 전세계 약 500억 개의 전자기기가 인터넷에 연결될 것으로 예상된다. 냉장고 같은 가전기기를 비롯해 각종 산업용 장비나 의료 장비 등 가정과 산업 현장에서 쓰는 대부분의 기기가 통신 접속을 할 수 있는 인터페이스를 갖추게 된다는 것이다.
특히, 이처럼 인터넷에 연결되는 전자기기들은 거의 대부분 무선으로 통신을 하게 될 것이라는 점에서, 이들 전자기기와 소통(제어)하는 게이트웨이로써 휴대전화의 역할은 더욱 커질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세계 최대 통신장비 공급업체 에릭슨의 더글라스 길스트랩 전략부문장은 “모바일 가입자 수가 70억 명까지 늘어나고, 500억 개의 기기가 인터넷에 연결되면 데이터 사용과 관련해 새로운 변화가 생길 것”이라며, “이동통신 네트워크 위에 흘러다니는 데이터 양이 급증하게 될 것이고, 그 가운데서 휴대전화의 쓰임새가 더욱 커질 것이다”고 말했다.
3G 휴대전화의 가격 하락도 모바일 인터넷을 확산시키는 중요한 동인이 되고 있다. 중국이나 인도와 같은 신흥 이동통신 시장에서는 2008년 280 유로가 최저가이던 3G 휴대전화 가격이 2009년에는 80유로로 급격이 낮아진 뒤, 2010년 상반기에는 60~70 유로 정도를 형성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은 유선 초고속 인터넷 인프라가 폭넓게 보급되지 않은 상황에서 모바일로 인터넷을 이용하도록 하는 변화를 분위기를 이끌어내고 있다. 한 예로 중국은 2009년 현재 전세계 이동통신 가입자의 16%를 보유했으며, 모바일 인터넷 사용자 233만 명으로 세계 최대 모바일 인터넷 시장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인포마의 찰스 문 아시아태평양 지역 수석 애널리스트는 “3G가 더 이상 선진국만의 시장이 아니다. 신흥 시장에서 모바일을 통해 새로이 인터넷을 경험하는 사람들이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고 모바일 데이터 통신의 성장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처럼 휴대폰이 인터넷의 역할을 대신해 데이터 통신의 주된 플랫폼이 되면 보다 성능이 향상된 이동통신 네트워크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될 것으로 예상된다.
에릭슨 더글라스 길스트랩 전략부문장은 ‘1Gbps LTE 시연 소식이 있었는데, 휴대전화에서 100Mbps면 충분하지 않나?’는 질문에 “100Mbps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견해”라고 못박았다. 그는 “돌이켜보면 불과 몇 년 전에는 휴대전화에서 문서 파일을 다운로드하는 정도로 충분했지만, 지금 그 정도로는 어떤 사용자도 만족시킬 수 없다”면서, “휴대전화에서 인터넷 사용이 늘어날수록 더 높은 네트워크 성능을 필요로 하는 애플리케이션들이 계속 생겨날 것이다”고 내다봤다.
이처럼 휴대전화의 역할이 확대되는 것에 맞춰 차세대 스마트폰의 모습도 많이 달라질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차세대 스마트폰이 기존의 휴대전화와는 다른, 완전히 새로운 디바이스 카테고리를 만들 것이라고 말한다. 스마트폰, 노트북 PC, 태블릿 PC, 게임 단말, 듀얼 디스플레이, e-북 리더 같은 모든 사용자를 위한 단말이 될 것이라는 얘기다.
이미 이와 관련해 1GHz 이상의 듀얼코어 프로세서에 파워풀 3D 그래픽 카드(OpenGL ES 2.0)를 탑재하고, 1080 HD와 HDMI input/output, 2000만 화소 카메라를 지원하는 새로운 스마트폰들이 테스트되고 있는 상황이다.
하이스피드 모뎀과 하이퍼포먼스 애플리케이션 엔진까지 탑재해 데이터 처리 속도와 애플리케이션 구동 측면에서 현재의 유선 초고속 인터넷 환경에 뒤지지 않는 휴대전화는, 정말로 인터넷을 책상 밖으로 끌어내 우리 손 안에 들려주지 않을까?
<사람중심 김재철>mykoreaone@bi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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