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중심] 텔레프레즌스(TelePresence). 원격지에 있는 사람을 실물 크기의 화면으로 보면서 회의를 할 수 있는 고화질 영상회의 시스템입니다. 회의를 하면서 회의 참가자 간에 파워포인트 자료를 공유하기도 하고, 동영상 파일을 다른 참가자들에게 실시간 스트리밍할 수도 있습니다.
지난주 한 네트워크 전문 기업이 개최한 대규모 전시회에서 참가자들의 인기를 독차지한 부스가 있었습니다. 영상회의·UC 전문업체 ECS텔레콤은 부스 방문자들을 상대로 즉석에서 캐리커처를 그려주는 이벤트를 열었는데요, 재미있는 것은 캐리커처를 그려주는 작가들은 ECS텔레콤 본사 사무실에 앉아서 작업을 했다는 점입니다.
작가는 서초동 사무실에, 고객은 코엑스 전시장에 앉아서 영상회의 장비를 이용해 캐리커처 작업을 하는 장면은 영상회의 기술 면에서 본다면 딱히 새로울 것이 없다고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고화질 영상회의란 이런 것이다!’하는 점을 너무나도 잘 보여주는 아이디어가 돋보였다고 하겠습니다.
본사에 앉아 있는 작가들은 태블릿PC를 이용해 캐리커처를 그렸는데, 작업하는 모습까지 TV를 통해 행사장에 생생히 전달되고, 작업이 끝나면 파일을 전송해 행사장에서 곧바로 출력해 주었습니다. 대학로나 인사동 거리에 앉아 캐리커처를 그리는 것과 진 배 없는 풍경입니다.
ECS텔레콤은 영상회의를 이용해 또 하나의 이벤트를 열었는데요, 이것 또한 인기가 높았습니다. 서초동 본사와 행사장을 연결해 각종 게임을 진행한 것인데, 일반적으로 전시회에서 방문객을 모으기 위해 부스 앞에서 진행하던 즉석게임에 영상회의를 도입했습니다.
서초동 본사에 아나운서와 전문 MC를 배치하고 전문MC 진행 아래 ‘가위바위보’, ‘몸으로 말해요’, ‘손병호 게임’, ‘눈치 게임’ 등에 부스 방문객들이 즉석에서 참가할 수 있게 했습니다. 이 게임 이벤트는 고화질 영상회의가 지연시간 없이 안정적으로 이루어진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원격지 MC와의 게임 대결에서 이긴 방문 고객은 상품까지 받아가게 되니, 신기함과 즐거움을 모두 맛볼 수 있는 이벤트였다고 생각됩니다.
고화질 영상회의는 최근 들어 아이리스 같은 첩보 드라마나, 액션 영화에서 종종 등장했습니다. 하지만, 왠지 어색하다는 느낌이 적지 않았는데, 딱히 영상회의가 필요할 것 같지 않은 상황에 등장했기 때문입니다. 첨단 IT 기술이 드라마 속에 녹아들지 않고, 제품을 보여주는 그 자체에 초점을 맞췄던 것 같습니다.
ECS텔레콤의 이번 이벤트는 참가자들에게 영상회의 기술·장비를 강조하지 않았습니다. 참가자들은 게임이나 캐리커처 그리기에 충분히 몰입되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하지만 돌아가서 자신의 캐리커처를 보거나, 게임에서 받은 상품을 보면 영상회의 기술을 떠올리게 될 겁니다. 이런 게 마케팅이 아닐까요?
<김재철 기자>mykoreaone@bi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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