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중심] IT 기자로 일을 하면서 새로운 기술과 관련된 소식을 접하거나, 비밀리에 계획하고 있는 서비스 얘기를 들으면 흥분을 감출 수 없습니다. ‘정말 이런 것도 가능할까?’하고 생각했던 기술들 가운데 어떤 것은 현실이 되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기술들은 세상의 요구가 높지 않아서 빛을 보지 못하거나, 그것이 실제 적용할 수 있는 단계로 나아가는 동안 더 나은 기술이 등장해 사장되어 버리고 맙니다.
해저 2만리에 등장하는 잠수함 노틸러스호
IT 기술의 발전을 보면서 ‘더 이상 뭔가 새로울 것이 있을까?’하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되지만, 언제나 우리의 상상을 뛰어넘는 기술들이 등장합니다. 아니, 어떻게 보면 ‘상상하는 모든 것이 기술로 이루어지는’ 중이라고나 할까요? 최근에도 이처럼 눈길을 사로잡는 소식들이 있어 한번 모아서 정리해 보았습니다.
인터넷 연결 안 된 컴퓨터도 해킹
몇 년 전 CPU 공급업체 인텔이 기업의 PC 관리를 더욱 쉽게 하기 위해 PC가 꺼져 있더라도, PC의 각종 문제점을 진단·수리할 수 있는 기술을 내놓은 바 있는데, 이와 유사하게 인터넷과 연결되지 않은 전자장비도 마비시킬 수 있는 ‘사이버 공격장비’를 미군이 개발입니다.
이 장비는 라디오 주파수를 이용해 컴퓨터 코드를 상대방의 네트워크에 심은 뒤 이 코드를 원격조정하는 방식으로 오프라인 장비를 해킹하는 것인데, 미 국방부가 이 기술만을 위해 5억 달러의 예산을 배정했고, 1년 안에 개발될 것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미국은 이미 2007년에 이라크 반군을 소탕하면서 이와 유사한 기술을 썼다고 하네요. 원격지에서 반군의 휴대전화·노트북을 무력화시키거나, 가짜 정보를 퍼뜨려서 반군을 매복지로 유인했다고 하니......
키보드 이용 습관이 패스워드가 된다
미국 국방부 산하의 국방고등연구소는 ‘인지 핑거프린팅’이라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이 기술은 컴퓨터 자판을 이용하는 습관을 파악해 그것으로 어떤 서비스나 시스템에 로그인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출처 : ZDNet코리아)
미 국방고등연구소의 프로그램 관리 담당자는 “현재 개발 중인 소프트웨어는 이용자가 일을 시작하면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인증절차가 진행되도록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기술이 상용화되면 기억하기 힘든 복잡한 비밀번호를 만드느라 골머리를 앓을 필요도 없겠네요. 홍체·지문 인식을 조작하는 방법은 영화에서는 종종 나오는데, ‘타이핑 특징 모방하기’는 정말 어려울 것 같습니다.
인생을 기록하는 ‘라이프 브라우저’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나간 일상생활 속에서 되짚어보고 싶은 기록이나 사건을 쉽게 찾을 수 있게 해주는 인공지능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페이스북의 타임라인과 비슷하게 느껴지기도 하는데, 사용자가 직접 구성한 내용에 의존하지 않는다는 점이 페이스북의 타임라인 기능과 다른 점입니다.
일명 ‘라이프 브라우저’라고 불리는 이 소프트웨어는 사진, e메일, 디지털 문서, 일정 등 여러 자료들 가운데 의미있다고 평가되는 지점(사건)들을 판정하고, 이와 연관된 디지털 자료들만을 끌어와서 보여줍니다. 특정 주제를 검색해도 그와 관련된 디지털 자료들을 한꺼번에 보여줍니다. ‘의미있는 지점’이라는 평가는 -사진의 콘텐츠를 예로 들면-‘몇 사람이 찍혔는지’, ‘얼마나 자주 촬영됐는지’ 하는 점들을 가지고 판정하게 됩니다.
이 기술을 개발한 에릭 호비츠는 어떤 사람의 이름을 검색어로 넣었더니 1997년에 그 사람이 호비츠에게 처음으로 보냈던 메일을 찾아냈다고 합니다. 그는 “우리는 개인적인 디지털 활동 안에서 너무 많은 것들을 끌어안고 산다. 사용자의 단말을 개인용 데이터마이닝 센터로 삼아 사용자 개인의 기억을 영리하게 처리함으로써 엄청난 콘텐츠를 더 잘 살펴볼 수 있게 하려는 목적”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개인이 자신의 단말기에 이런 소프트웨어를 설치해서 쓰게 된다면 매우 의미 있는 과거 기록들을 통합할 수 있을 겁니다. 페이스북 같은 SNS는 그 애플리케이션에 접근했을 때의 정보만 가지고 있지만, ‘라이프 브라우저’를 이용하면 개인의 모든 단말에서 이용된 모든 정보를 통합해서 분류할 수 있으니까 말입니다. 하지만, 그 정보가 유출됐을 경우를 가정해보면, 끔찍합니다.
소형 무인 헬리콥터로 스낵 배달 서비스를!
미국에서는 ‘타코콥터’라는 이름의 한 업체 쿼트롭터(Quadrotor, 프로펠러 4개를 장착한 소형 헬리콥터)로 타코를 배달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스마트폰에서 주문을 하면 무인 미니 헬리콥터가 직접 제품을 배달해준다는 거죠. 개념은 획기적인데, “타코가 배달되는 시간이 어느 정도인지, 타코는 맛이 있는지 등 모든 것이 베일에 쌓여 있다”는 것이 IDG 블로그의 논평입니다.
마음먹은대로 다 되는 자동차
운전자가 손으로 쓸어넘기는 동작을 취할 때마다 자동차 안의 모니터 화면이 바뀐다. 자동차 주인은 스마트폰으로 자신의 차량 위치를 알아내고, 시동도 걸 수 있다. 사고가 나면 자동으로 구조 요청도 한다...
최근 미국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첨단 기술들이 대거 탑재된 'MS 머스탱'이라는 실물 자동차가 공개돼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미국 포드사의 1967년형 머스탱 1967년형에 윈도8 OS와 윈도폰을 비롯해 X박스·키넥트 같은 장치, 빙 검색 기술, 클라우드 플랫폼 서비스인 윈도 애저 등이 총망라됐다고 합니다. 이 영상은 자동으로 윈도 스마트폰에 전달됩니다.
자동차 뒷유리 바람막이를 젖히면 주차 상태일 때 이 뒷유리를 이용해 영화를 보거나 게임을 할 수 있습니다. 앞유리의 정보를 뒷유리에 보낼 수도 있다고 합니다. 스마트폰에 대고 말을 하면 자동차 외부 확성기로 이 소리가 나가는 기능도 재미있는 아이템입니다.
여전히 SF 영화나 첩보 영화를 보면 신기한 미래의 전자·IT 기술들이 많이 등장합니다만, 제가 생각하는 최고봉은 역시 SF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입니다. 이 영화의 핵심은 범죄를 저지를 사람과 장소를 미리 예측해서 사전에 검거를 할 수 있게 해주는 치안 시스템 ‘프리 크라임’입니다. 불가능할 것지만, 이런 기술이 개발되면 범죄 없는 세상이 가능해지지 않겠습니까?
역시나 사회를 건강하게 만드는 것은 제도 보다는, 그것을 떠받치고 있는 건강한 사람들이겠죠?
<김재철 기자>mykoreaone@bi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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