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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말&플랫폼/모바일

클라우드 토크콘서트 “내 생각이 곧 스마트폰 어플이 된다”

[사람중심] “구글의 CEO 에릭 슈미트는 쉐릴 샌드버그(현 페이스북 COO)를 영입할 때 ‘로켓에 탈 자리가 생겼으면, 그 자리가 어딘지 묻지 말고 그냥 타라’고 말했습니다. 성장하는 작은 회사에 들어가서 자신의 커리어를 로켓에 실어 보낼 기회가 있다면, 그 회사의 규모 때문에 망설이지 말고 몸을 실어야 한다는 것이죠.”


작은 커뮤니티 카페 안을 가득 채운 100명 남짓한 사람들이 숨을 죽인 채 화면을 응시하고 있다. 27살에 세계 최초로 ‘커플용 폐쇄형 SNS’ 서비스 회사를 창업해 일본 소프트뱅크로부터 10억원을 유치했고, 서비스 개시 1년 만에 세계 진출을 목전에 두고 있는 VCNC 박재욱 대표의 특강 시간. 발표자와 청중 모두 앳된 얼굴들이지만, 묻고 답하는 표정에서 장난기는 찾을 수 없다.



지난 11월 29일 저녁 강남역 메이아일랜드에서 개최된 ‘2012 클라우드 콘서트’는 ‘꿈’과 ‘도전정신’이 무엇인지 생각해보는 자리였다. ‘모바일산업 선도 창조인력 양성사업’을 함께하고 있는 한양대 창조형모바일소프트웨어사업단과 서울산업통상진흥원이 공동 주최하고, 창의인재융합포럼이 후원한 이번 행사는 ‘모바일 소프트웨어의 세계에 도전하라’는 주제 아래, 모바일 분야에 관심 있는 취업준비자와 창업을 꿈꾸는 대학생 및 일반인, 모바일 분야의 개발자와 기획 전문가가 한 자리에 모여 스마트 디바이스 시대에 모바일 소프트웨어 분야가 갖는 가치와 가능성을 공유하는 시간으로 꾸며졌다. 


한양대 창조형모바일소프트웨어사업단 유민수 단장(컴퓨터공학부 교수)은 인사말에서 “대학생들을 융합 시대에 필요한 창조적 인재로 키우자는 사업을 하고 있는데, 창의인재융합포럼에서 좋은 소통의 공간을 운영하고 있다고 해서 함께 하게 됐다. 모바일 소프트웨어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자유로운 강연과 토론 분위기 속에서 도전정신과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자리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토크 콘서트는 특강과 대학생이 바라본 모바일 세상, 모바일 사업 분야 아이디어 경연 등으로 꾸며졌다. 박재욱 VCNC 대표는 특강에서 “좋아하는 일 속에서 꿈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며 뮤지컬 제작사의 말단 직원, 글로벌 기업 IBM 근무 등 하고 싶은 일이 생겼을 때 망설이지 않고 도전해 좌충우돌하며 경험을 쌓아온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창업한 뒤 멤버들과 가장 많은 시간을 들여 토론한 것이 ‘회사의 꿈을 어떻게 설정할 것인가’였다는 얘기나, ‘의사결정이 실패의 두려움 때문에 미뤄지거나, 아예 시도조차 하지 않는 우를 범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얘기는 학점 걱정, 취업 걱정에 자신의 꿈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생각해 보기가 쉽지 않은 오늘의 대학생들에게 더없이 좋은 조언이었다.


아이디어 경연은 대학생활, 예술, 연예, 음식, 취미라는 이름의 다섯 개 팀별로 진행됐다. 간단한 퀴즈풀기를 해서 남성·여성·노인·건강·성격·기념일·할인·추억 같은 키워드를 하나씩 부여한 뒤, 이 키워드를 주제로 모바일 앱 아이디어를 만들어 아이템(앱의 목적)과 시장분석(대상 고객 및 효과) 내용을 소개하는 경연이었다. 


최우수상을 받은 아이디어는 스마트폰을 돋보기로 이용하는 것이었는데, “스마트폰의 역굴절 현상을 이용해서, 난시·원시로 돋보기를 착용해야 되는 40~60대가 책이나 신문에 돋보기를 갖다 대면 글씨가 확대되어 보이는 어플을 만들겠다”는 설명으로 박수를 받았다. 



글씨체가 예쁘지 못한 사람이 자신의 글씨를 등록하면 개인글씨의 특성을 고려한 서체와 이모니콘을 생성해 주어서 스마트폰에 아날로그 감성을 더하는 어플도 젊은이다운 톡톡 튀는 컨셉이었다. 간병인들을 위한 페이스북 어플을 만들어 질병 상식, 환자 케어 방법, 병원 정보 등을 공유하자는 아이디어도 눈길을 끌었다. “이 앱이 대중화되면, 병원들도 이 앱에서 나오는 여론을 무시할 수 없을 테니 의료품질 개선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바람도 곁들여졌다.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전문가들의 강연을 듣고, 세상에 하나뿐인 모바일 앱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토크 콘서트의 열기는 참가자들의 반응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앱 개발 동아리에서 사업개발과 기획을 맡고 있다는 한 참가자는 “이론 위주의 강의나, 특정 앱을 놓고 고민하는 동아리에서는 생각할 수 없었던 다양한 주제와 아이디어들이 펼쳐져 사고의 틀을 깰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고 평가했다. 대다수 참가자들은 “앱 개발은 프로그래머들이나 하는 것인 줄 알았는데, 나의 생각이 스마트폰 어플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 신기하고 놀라웠다”는 반응을 보였다.



스마트폰, 태블릿PC가 보편화되면서 소프트웨어 개발 분야의 창의성, 혁신적인 애플리케이션의 중요성이 날로 강조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모바일 소프트웨어나 앱은 개발자들만의 영역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보편적인 시각이다. ‘2012 클라우드 콘서트 : 모바일 소프트웨어의 세계에 도전하라’는 스마트 시대에 소프트웨어의 역할과 소프트웨어 개발에서 창의성이 가지는 의미를 짚어볼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다. 스마트 시대의 모바일 소프트웨어는 IT 기술이 아니라, ‘사람의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기술’이 아닐까. 


<김재철 기자>mykoreaone@bi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