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중심】 봉이 김선달. 대동강 물을 팔았다는 인물입니다. 사기꾼으로 부르는 게 틀린 건 아니지만, 해학과 풍자의 멋이 있는 인물이지요.
봉이 김선달이 현시대에 태어났으면 어땠을까요? 저는 봉이 김선달이 지금 세상에 태어났다면 대단한 사업가가 되지 않았을까 생각해봅니다.
지금은 그 옛날 대동강 물을 팔았던 시절과 비교하면 권력과 가깝지도 않고, 자본도 없고, 학벌도 변변치 않은 김선달이 성공하기 더 힘든 상황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IT 기술이 발전에 발전을 거듭하면서 이제는 자신이 직접 갖지 않아도 얼마든지 사업을 할 수가 있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바로 클라우드 컴퓨팅 때문입니다.
바야흐로 김선달 같은 이가 사기꾼이 되지 않고, 당당한 사업가가 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다고나 할까요?
클라우드 컴퓨팅이 어딜 가나 화제입니다. 통신사나 포털들은 이 새로운 IT 방법론에서 성장이 정체된 상황을 해소할 필살기를 찾으려 하고, 기업들은 클라우드를 도입해 비용을 줄이고 효율성을 개선하고자 적극적으로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습니다.
IT 자원을 한곳에 구축해 서로 나눠 쓰거나, 필요할 때 필요한 만큼만 빌려 쓸 수 있다는 것은 정말 대단한 일입니다. 또, 여기에 멈추지 않고, 데이터센터 간에 정보를 공유해 새로운 서비스 모델도 만들어낼 수 있다고 합니다.
최근 미국에서는 재미있는 서비스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습니다. 기존의 소셜 미디어, 즉 트위터나 블로그 같은 것에서 한발 더 진화한 소셜 미디어인데, Scout Labs(http://www.scoutlabs.com/)과 같은 업체들이 대표적입니다.
이 업체는 블로그나 SNS에 흘러다니는 평판들을 분석하는 툴을 개발해 기업들에게 최적화된 정보를 제공한다고 하는데, 이미 이런 유사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준비 중인 업체들이 적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들 업체의 사업 모델을 가만히 보면, 자기 나름의 분석 알고리듬만 갖고 있을 뿐 실제로 사업에서 아주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정보’는 SNS에서 가지고 옵니다. 사업의 소스가 되는 정보가 모두 공짜인 겁니다. 또, 이처럼 SNS 정보를 분석해서 파는 벤처들 중 상당수는 아마존 같은 회사들이 제공하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쓰고 있다고 합니다.
결국, 공짜 정보를 가져다 분석해서 제공하는데, 인프라는 직접 구축하지 않고 빌려 쓴 만큼만 지불합니다. 최악의 경우, 서비스가 인기가 없으면 오늘까지 사용한 인프라 비용만 내고 문을 닫으면 별로 손해 날 것이 없습니다.
그야말로, 봉이 김선달 같은 회사들입니다. 클라우드 시대에서나 가능한...
클라우드 컴퓨팅 환경에서는 이런 서비스 기회들이 점점 많아질 겁니다. 시장분석 일을 전문으로 하는 친구가 얼마 전 재미있는 얘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이탈리아의 유명 커피머신 전문업체 쎄코(www.saeco.com)가 지문인식 기능을 가진 제품을 내놓았는데, 선호하는 취향의 커피를 등록하면 그 다음부터는 지문을 인식하면 별도의 주문 없이 자신이 선호하는 커피를 만들어 준다는군요.
이 친구는 "특정 커피전문점이 이 기기를 도입해 고객의 커피 취향 정보를 공유한다면, 전 세계 어디로 여행/출장을 가더라도 늘 자신의 취향에 꼭 맞는 커피를 마실 수 있는 서비스로 차별화를 할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포털 서비스 업체에 다니는 선배도 비슷한 얘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한 때 '개인화 웹'이라고 해서 웹 브라우저에 자신이 선호하는 각종 서비스를 조합해 자신만의 웹을 만들 수 있는 서비스가 있었습니다. 검색은 네이버, 뉴스는 다음, 게임은 네이트, 주식정보는 현대증권, 날씨 정보는 기상청 하는 식으로 웹 화면에서 필요한 요소를 자신이 선호하는 것으로 꾸밀 수 있는 서비스였습니다.
당시 꽤 화제가 됐던 이 서비스는 제대로 꽃피우지 못한 채 유행처럼 지나가고 말았지만, 클라우드 시대에는 새로운 가능성을 가질 수도 있다는 것이 이 선배의 얘기였습니다. 데이터센터 간에 정보가 공유되면 언제, 어디서, 어떤 PC를 이용하더라도 항상 자신에게 최적화된 웹에 접속할 수 있다는 거죠.
과거에는 좋은 아이디어가 있더라고 그 아이디어를 사업화하기 위해 인프라를 갖추는 데 많은 비용이 들었습니다. 이 비용이 없어 아이디어를 현실화시키지 못하거나, 헐값에 넘겨야 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아이디어만으로도 승부를 걸어볼 수 있는 시대가 됐습니다. 10년 전처럼 벤처에 무작정 투자하는 눈먼 돈들은 없어졌지만 말입니다.
여러분들은 어떤 아이디어를 가지고 계십니까? 클라우드 시대의 봉이 김선달에 도전해 보시지는 않겠습니까?
<김재철 기자>mykoreaone@bi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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