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중심】 2010년 상반기 동안 전세계 스마트폰 판매가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해 50%나 늘어났다고 합니다. 꽤 고가인 전자기기의 판매가 이처럼 급증한 전례는 아마 없을 거라고 생각됩니다. 몇 년 뒷면 스마트폰 판매량이 PC를 넘어설 것이라고 하니, 스마트폰이 PC를 대신하는 장면을 보는 날도 멀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런데 최근에 많이 애용되는, PC의 역할을 일부 대체할만한 스마트폰이 나오면서부터 중요한 과제로 얘기돼 왔으면서도 잘 지켜지지 않는 것이 바로 스마트폰 보안입니다. 해킹이나 바이러스 감염 얘기가 간혹 뉴스에 오르내리지만, 보안 어플을 구매해야 되겠다는 생각은 잘 하지 않게 됩니다.
스마트폰이 바이러스에 감염돼 중요한 정보를 몽땅 잃어버리게 되면 개인으로서도 큰 피해가 되겠지만, 기업의 입장에서는 더욱 걱정스러운 사안이 아닐 수 없습니다. 스마트폰을 개개인이 구입하기는 하지만, 회사 e-메일을 스마트폰으로 받아보는 것을 비롯해 업무와 관련된 문서들도 스마트폰에 저장하는 예가 적지 않기 때문입니다. 또, 회사 안에 있을 때는 사내 WiFi에 접속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일 것입니다.
따라서, 기업의 입장에서는 PC에서와 다르지 않은 수준으로 보안책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해 있습니다. 사용자가 유무선을 넘나들며, 시간·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회사 네트워크와 정보에 접속한다는 점에서는 보안이나 인증 관련 정책이 더 정교하면서도 하나로 통합되어 움직여야 할 것입니다.
■ 31% 기업 “스마트폰 관련 침해사고 겪었다”
실제로 미국에서 기업들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2009년에 스마트폰 관련 침해사고를 겪었다는 기업이 31%나 됐고, 86%의 기업은 스마트폰 보안에 신경을 쓰고 있다고 대답했다 합니다. 직원들이 스마트폰을 업무와 개인 용도에 모두 사용하는 경우도 40%가 넘고, 56%의 기업들은 직원들이 스마트폰으로 기업 리소스에 접근하는 것을 허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스마트폰 보안과 관련된 표준 대책이 마련되지 않은 기업이 아직 25%나 된다는군요.
미국의 한 기업은 직원들이 스마트폰을 이용하면서 사내망으로 들어오는 트래픽이 급증한 것에 대응하고자, 대용량 네트워크 방화벽의 용량을 더욱 늘렸다고 합니다. 이런저런 소식을 접하고 보니, 스마트폰 활성화가 외국에 비해 늦은 편인데다, 아직 기업들이 스마트폰을 업무에 적극 활용하지 않고 있는 우리 기업들의 경우는 스마트폰 보안에 상대적으로 둔감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스마트폰 보안책을 마련하려는 마음을 먹는다고 마음에 쏙 드는 대책을 바로 찾을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KT 이동통신 사업의 기업 영업 파트너를 하고 있는 한 협력업체 관계자는 “간혹 고객(기업)이 먼저 보안과 관련된 문의를 해오는 경우가 있지만, 유선 분야와 달리 통합된 보안 대책이 없는 것이 어려운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아직까지 스마트폰 보안 솔루션들이 보안의 각 컴포넌트별로 다 갖춰져 있지 않아서 통신사들이 직접 개발해서 공급하지 않으면 대안이 없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보안 전 분야를 아우르는 통합 솔루션들이 다양하게 나와 있어 기업이 자신들의 환경에 맞게 최적의 보안책을 마련할 수 있는 유선 분야의 보안과는 너무나 차이가 많다는 것입니다.
■ 주니퍼, 단말용 통합보안 플랫폼 출시
이런 가운데, 네트워크 전문 업체 주니퍼네트웍스(www.juniper.net)가 26일 모바일 통합 보안 솔루션을 발표했습니다. 주니퍼는 지난해부터 ‘네트워크 플랫폼’ 전략을 전면에 내걸고 있는데, 이 전략 가운데 ‘주노스 펄스(JUNOS PULSE)’라는 단말 분야의 플랫폼 전략도 포함돼 있습니다.
26일 발표된 ‘주노스 펄스 모바일 시큐리티 스위트’는 이 주노스 펄스 플랫폼을 모바일 단말 분야의 보안 솔루션으로 구현한 것입니다. 이 솔루션은 안드로이드, 애플 iOS, 심비안, 윈도 모바일, 블랙베리 같은 주요 스마트폰 OS를 다 지원하는 것으로, iOS만 내년 1분기에 지원되고, 나머지 OS는 이미 지원이 되고 있습니다.
모바일 시큐리티 스위트에는 안티 바이러스, 개인 방화벽, 안티 스팸, 단말 모니터링 및 제어, 분실·도난시의 방어와 같은 기능들이 포함돼 있습니다. 바이러스 공격이나 해킹 외에도 사용자가 단말을 부적절하게 사용하고 있지는 않은지 감시하거나, 분실·도난 단말의 위치를 확인하고, 그 안에 있는 주요 정보를 원격에서 삭제할 수도 있는 등 여러 경우에 종합적으로 대비할 수 있게 했다는 설명입니다.
모바일 시큐리티 스위트는 통합 모바일 단말 보안 솔루션이기도 하지만, 주노스 펄스의 모바일 단말 보안 프로파일이라고도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안티 바이러스, 개인 방화벽, 안티 스팸, 서비스 모니터링&제어, 원격 백업&복원, 단말 위치 확인, 보안 네트워크 접속, 다양한 OS·단말과의 호환, Parental 제어(부모의 자녀 단말 관리)와 같은 기능이 반드시 지원돼야 개인·기업의 모바일 단말 보안을 제대로 할 수 있다는 것이 주니퍼의 기준이라고 합니다.
주니퍼는 이를 위해 S모바일이라는 모바일 보안 전문업체를 인수했고, S모바일이 10년 간 운영하던 보안연구센터를 확대·계승한 ‘글로벌 모바일 위협 센터’를 오픈했는데, 이 센터의 모니터링 결과물이 이번 솔루션의 바탕이 됐다고 합니다.
한국주니퍼네트웍스 김병장 이사는 “모바일 시큐리티 스위트가 모바일 단말 보안의 기본 플랫폼이 되어 여기에 협력업체들의 다양한 보안 솔루션들이 접목되면, 앞으로 보다 발전된 모바일 단말 보안 솔루션으로 발전해 나갈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습니다.
주니퍼는 이 모바일 시큐리티 스위트 외에 ‘모바일 SSL VPN 클라이언트’도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 솔루션을 아이폰용 버전이 이미 출시됐고 안드로이드용은 준비 중인데, 스마트폰·노트북 사용자가 외부 공중망에서 회사 네트워크에 접속할 때 안전성을 제공한기 때문에 모바일 시큐리티 스위트와 함께 적용하면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합니다.
주니퍼 한국지사는 우선 통신사업자 대상으로 모바일 시큐리티 스위트 영업을 집중할 계획입니다. 통신사가 각각의 모바일 보안 기능을 개발하거나, 여러 솔루션을 통합 제공하기 위해 연동하는 작업에 힘을 빼지 않아도 되고, 각 OS별로 솔루션을 최적화하는 작업을 거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기업 영업에서 효용가치가 높을 것으로 주니퍼는 자신하고 있습니다.
강익춘 주니퍼 한국지사장은 “개인용 모바일 기기로 사내망에 접속하는 일이 늘어나면서 개인용 모바일 기기는 민감한 개인 정보와 기업 정보와 만나는 가장 중요하면서도 취약한 입구가 되었다”며, “주노스 펄스 모바일 보안 스위트를 통해 소비자와 기업들은 처음으로 업무와 개인 생활 모두를 완벽하게 보호받을 수 있게 되었다”고 말했습니다.
■ 스마트폰 보험, 껍데기는 걱정하면서...
스마트폰을 열심히 쓰는 사람으로서 별 망설임 없이 “스마트폰이 PC나 다름없다”고 말해왔습니다. 아마 많은 사용자들이 그러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는 PC보다 훨씬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이 깔려 있고, 활용도도 더 높습니다. 하지만 제 PC에 깔려 있는 각종 보안 솔루션 가운데 제 스마트폰에 깔려 있는 제품은... 하나도 없습니다.
주니퍼의 이번 발표는 스마트폰 보안·관리에 업계가 어떻게 대응해 가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계기가 되기도 되었지만, 개인적으로는 보안에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스마트폰을 쓰고 있었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된 계기도 되었습니다.
보안을 흔히 ‘보험’에 비유하곤 합니다. 그러고 보면, 스마트폰을 살 때 분실이나 파손에 대비한 ‘보험’은 들었으면서 그 안의 정보와 관련된 보험은 생각도 않고 있었습니다. 스마트폰을 구입한 이유가 ‘정보를 더욱 잘 활용할 수 있는 똑똑한 모바일폰이라서’였는데도 말입니다.
아이폰을 기점으로 모바일폰이 ‘제조의 시대’에서 ‘창조의 시대’로 넘어왔다고 입버릇처럼 얘기해왔습니다. 하드웨어 그 자체보다는 지능과 그것이 만들어내는 정보가 더 중요해졌기 때문이죠. 스마트폰, 하드웨어가 아니라 그 안의 정보에도 보험을 들어야 되겠습니다.
<김재철 기자>mykoreaone@bi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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