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중심】 IT는 기업의 비즈니스에서 없어서는 안 될 필수 도구입니다. 정보를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비즈니스 경쟁력에 점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상황에서 정보 기술의 역할은 갈수록 높아질 것입니다.
우리는 어떤 기업이 IT에 얼마나 투자하고 있는지를 따져볼 때 흔히 어떤 벤더의 장비, 어떤 벤더의 소프트웨어를 쓰는지가 평가의 기준이 될 때가 많습니다. 똑 같이 1Gbps 대역폭의 네트워크를 구축했다고 하더라도 스위치가 어느 회사 것이냐에 따라, 왠지 그 회사의 네트워크가 불안하다는 선입견을 갖게 됩니다. 유명 벤더의 DB를 쓰면 안정적일 것 같고, 벤처기업의 DB를 쓰면 데이터 관리가 불안할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하지만, 누구나 알고 있는 것처럼 중요한 건 ‘무얼 쓰고 있냐’가 아니라, ‘어떻게 쓰고 있냐’일 것입니다. ‘돼지 목에 진주’, ‘쇠귀에 경 읽기’라는 말이 있지 않습니까? 물론 유면 벤더에서 개발한 고가의 솔루션을 도입하면 ‘어떻게’의 측면에서 할 것이 많아지는 것이 사실이지만, 그것이 IT 활용의 전부일 수는 없습니다.
지난 1년 간 우리 기업들의 가장 뜨거운 관심사 가운데 하나였던 SBC(Server Based Computing)를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이 기술은 시간·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회사 서버에 있는 개인PC에 접속할 수 있기 때문에 업무 능률을 높일 수 있고, 무엇보다 정보 보안에 큰 효과가 있습니다. 하지만, 솔루션이 워낙 고가인 탓에 SBC를 도입한 기업들이라고 할지라도 일부 부서 등에만 적용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런데 SBC 전문업체 시트릭스의 얘기를 들어보면, 해외에서는 이 SBC를 유통·물류 분야의 현장 업무에서도 요긴하게 쓰고 있다고 합니다. 보통의 경우 유통이나 물류 현장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IT 솔루션은 산업용 PDA나 바코드 스캐너 같은 것이라고 알고 있는데, SBC 솔루션이 쓰인다니 조금 의외였습니다.
유통·물류 현장에서는 PDA나 스마트폰, 노트북 등으로 현장의 재고현황이나 바코드 정보 같은 것을 입력하는 업무가 잦기 마련입니다. 잘 알고 있는 것처럼 PDA 같은 모바일 단말이 도입된 것은 이처럼 많은 정보를 수첩에 기록했다가 사무실에 들어와서 PC에 일일이 입력하는 번거로움을 줄이기 위한 것이죠.
그런데 모바일 단말이 도입되고 나서도 여전히 불안한 점은 모바일 단말에 입력한 정보가 이런저런 이유로 지워지거나, 회사 시스템으로 정보를 전송하다가 무선 네트워크가 불안정해 데이터 전송이 안 되는 일이 일어나기도 한다는 것입니다.
유통·물류 현장에 도입된 SBC는 이런 문제를 보완하기 위한 것입니다. SBC 환경에서는 단말이 원격에서 물리적인 입력 장치 및 모니터의 역할만 할 뿐, 모든 작업은 서버에서 이루어집니다. 따라서, 입력 작업을 하던 중에 단말이 리부팅되거나 네트워크 장애가 일어나더라도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그 때까지 입력한 모든 정보가 서버에 있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당연히, 단말을 재시동하거나 네트워크를 다시 연결해서 서버에 접속하면 정보가 고스란히 살아 있습니다.
또 모바일 환경에서 SBC를 이용할 때 주고받는 데이터를 매우 작은 크기로 압축해주는 기술도 적용되고 있기 때문에 WiFi를 많이 쓰면서도 콘테이너 등의 장애물로 인해 신호가 아주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비교적 안정적으로 통신을 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런 예는 IT를 어떻게 쓰고 있는지를 살펴보는 예도 되겠지만, 기존에는 잘 고려하지 않았던 영역에 도입되어 업무상의 애로를 해결했다는 점에서 ‘어디에 쓸 것인가’를 고민하게 만드는 좋은 예도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처럼 IT를 얼마나 잘 쓸 것인지 즉 ‘어디에, 어떻게 쓸 것이냐?’ 하는 물음에 유용한 해답이 될 만한 몇몇 사례들을 살펴볼까 합니다. 우선 소개하려는 사례는 현대제철과 테스코입니다.
현대제철은 드넓은 작업장 안에서 안정적으로 통신을 하기 위해 주파수 공용 시스템(TRS)을 도입했는데, 단순히 통신을 하는데 그치지 않고, 바이오센서나 휴대용 가스분석기 등을 결합해 불시에 찾아올 수 있는 사고에 대비하고 있었습니다. 또, 테스코는 열감지 카메라나 산업용 PDA를 대고객 서비스 향상에 적극 활용하고 있습니다.
다음 회부터 이들 사례를 하나씩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그 밖에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되는 사례들을 정리가 되는대로 계속해서 소개하겠습니다. 혹시나 알고 계시는 좋은 사례가 있다면 알려주시면 좋겠습니다.
<김재철 기자>mykoreaone@bi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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