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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트워크&통신/이동통신네트워크

구두수선대 찾기 어플 vs. 세계 최초 클라우드LTE

【사람중심】 지난 주말, 서울시가 시내 곳곳의 구두수선대 위치를 찾을 수 있게 해주는 스마트폰 어플을 출시했다는 소식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계단을 헛디디거나, 작은 홈에 끼어 구두굽이 망가지는 일을 겪어본 사람들로서는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구두수선점의 위치를 손쉽게 찾아주는 어플이 썩 유용할 것이라고 기대됩니다.

이 스마트폰 앱은 시내 큰 길부터 동네 골목 구석구석까지 서울시내 1,270여 구두수선대 위치를 담고 있는데, 위치 제공(내 주변 검색, 지역별 검색)은 물론, 구두수선 표준가격표·구두관리 요령 등도 상세히 알려주고 있습니다.

또 일부 수선대의 경우 개별 연락처까지 제공할 예정이어서 앞으로 구두수선대를 찾는 시민들에게 유용하게 활용될 전망입니다.

아직까지 안드로이드폰 전용인데다, T-스토어에서만 내려받을 수 있다는 점이 아쉽기는 하지만, 어쨌든 이런 어플의 등장은 환영할만한 일입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는 이제 곧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11’이 시작됩니다. 모바일 통신 관련 세계 최대의 기술 행사입니다.

그런데 벌써부터 우리 통신사들이 세계 최초의 LTE 어드밴스드 도입이니, 세계 최초의 클라우드 컴퓨팅 방식 이동통신 시스템 도입이니 하면서 ‘최초 경쟁’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미 이전부터 존재했던 기술이고, 이미 남들이 구축하고 있기도 한 기술이죠.

어떤 혁신 기술을 개발한 것도 아니고, 새로운 기술을 남보다 한발 앞서 도입하는 도전에 나선 것도 아닌데, 왜 매번 해외 행사에만 가면 우리 통신사들끼리 세계 최초 경쟁을 하는 걸까요? 작년 MWC에서는 남들은 이미 열심히 하고 있는 앱스토어를 가지고 ‘우리가 낫다’고 목소리를 높였던 기업이 납니다.

도대체 이런 ‘세계 최초’, ‘세계 최대’ 경쟁은 누구를 위한 것일까요? 전세계적으로도 희귀한, 오로지 대형 통신사에게만 특별한 혜택이 부여되는 조건 속에서, 사용자를 위한 고민을 하고 성과를 내놓는 것에서는 ‘세계 최초’가 안중에도 없어 보이는데 말입니다.

지난해 MWC가 LTE 기술에 열광하고, 세계 유수의 통신사들이 속속 ‘LTE 구축’을 선언할 때 우리 통신사들은 이와 관련해서 침묵을 지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 때문에 MWC가 어떤 행사인지 잘 모르는 사람들은 아마 이것이 휴대폰에 특화된 행사로 착각했을 수도 있습니다(우리나라 언론이 MWC에서 가서 쏟아내는 행사는 90% 이상이 휴대폰과 관련된 것이고, 올해도 크게 다르지 않을 거라고 봅니다).

이렇게 보면 올해 우리 통신사들이 MWC에서 소리를 높여 얘기하는 ‘세계 최초’ 어쩌고는, 결국 ‘이제 우리도 LTE 구축할 거다’를 다르게 표현한 것에 지나지 않는 것 같습니다.

꿈의 4세대 이동통신 분야에서 우리 통신사들이 ‘세계 최초’를 외치는 것보다, ‘구두수선대 위치찾기’ 어플 소식이 더 눈에 띄는 이유는 분명합니다. 이 어플이 얼마나 많이 이용될지는 모르겠지만, 분명한 것은 사람들의 고충을 해결해주려는 고민이 엿보이는 결과물이고, 그것을 누군가는 유용하게 사용할 것이라는 점 때문입니다.

‘위대한 성과는 연속되는 작은 일들의 성과로 이룩된다’ 빈센트 반 고흐가 한 말입니다.

주말을 떠들썩하게 한 KTX 탈선은 나사못 하나가 잘못됐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나사 하나가 기계의 생명을 좌우하듯이 사소한 것 하나가 전체를 바꾸기도 합니다. 거창한 발표 보다는 사소한 것에 더 신경을 썼으면 좋겠습니다. ‘세계 최초’라는 타이틀은 공급자 측 몇몇 사람의 기분에는 영향을 미칠지 몰라도, 소비자의 마음을 울리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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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철 기자>mykoreaone@bi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