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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트워크&통신/통신 서비스

서울시민이 스마트폰 가장 못 쓴다?

【사람중심】국내에서 스마트폰 사용자 1인당 데이터 사용량이 가장 많은 곳은 어디일까요?

조선비즈의 오늘자 기사에 재미있는 내용이 실렸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스마트폰 사용자의 1인당 데이터 사용량이 가장 많은 곳이 제주도라는 기사였습니다. SK텔레콤의 스마트폰 사용자를 거주지 기준으로 분석한 자료를 바탕으로 한 것입니다.

지난해부터 스마트폰 사용자가 급증하면서 서울에서 스마트폰을 쓰다가 데이터 통신 속도가 급격히 느려지기까지 하는 경험을 여러 번 했던 사용자들은 ‘이게 뭔 소리인가?’가 하겠지만, 스마트폰을 가진 제주 사람들이 전국 평균보다 25%나 많이 스마트폰으로 데이터를 주고받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합니다.(관련기사 - 스마트폰 데이터 사용량 제주도민 1위, 서울시민 꼴찌)

제주도의 SK텔레콤 스마트폰 사용자는 전체의 0.7%에 불과했지만 1인당 사용하는 데이터는 전국에서 가장 많았고, 그 뒤를 이은 것도 서울·경기·부산 등이 아니라, 전라남도·경상북도·강원도·전라북도 순이었습니다. 이 지역의 스마트폰 사용자들도 전국 평균 보다 15% 이상 데이터를 많이 썼다고 하는군요.

스마트폰 사용자가 가장 많은 서울은 전국 평균보다 12%나 적게 사용해 1인당 데이터 사용량이 가장 적은 곳으로 이름을 올렸습니다.

제주도민의 1인당 스마트폰 데이터 사용량이 가장 많은 것은 아마도 스마트폰 보급률이 낮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제주도의 SK텔레콤 스마트폰 사용자는 약 5만 명인데, 전체 도민의 10%에도 못 미치는 수치라고 하네요. 꼭 필요한 사람들 위주로 스마트폰을 쓰고 있다고 볼 수 있을 겁니다. 이와 반대로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서울시민은 약 193만 명인데, 5명 가운데 1명 꼴이라고 하니 엄청난 비율입니다.

이러한 통계를 보니, 스마트폰이 대유행이긴 한가 봅니다. 굳이 스마트폰이 필요하지 않는 사람들도 스마트폰을 많이 쓴다는 사실이 확인됐으니까요. 실제로 주변에서 나이가 지긋하신 어른들이나 선배들이 스마트폰을 쓰는 경우를 많이 보는데, 이들이 스마트폰을 고르는 기준은 ‘DMB 되냐?’가 절대적입니다.

그것이 선택 기준이라면 DMB를 지원하는 일반 휴대전화기를 사도 될 텐데 대부분 스마트폰을 구입합니다. 하기야, 요즘은 ‘세계 최고 속도·성능’을 내세우는 국산 스마트폰들이 보통 3~4달이면 홈쇼핑에 풀리는 판이니, 스마트폰이 굳이 더 고가의 단말기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되면 우리나라 스마트폰들은 DMB 지원하는 일반 단말기와 경쟁하는 건가요?

기사에 달린 댓글도 재미있었습니다. ‘서울은 느려서 많이 안 쓴다’는 댓글들이 눈에 띄었는데, “서울은 일부러 안 쓰는 거다. 느려터지고 과부하 심해서 스트레스만 받는다. 아마 거의 집에도 와이파이 설치하고 와이파이존 다니면서 쓰고 그럴 걸(넥서스S)”. “쓰고 싶어도 서울은 느려터져서 못 쓰지(-_-)”라는 의견에 통신사들이 귀를 기울여야 되지 않을까요?

“그만큼 서울 노예들은 바쁘다. 나도 한가할 땐 스마트폰으로 논다(똘끼충만성령만땅님)”는 댓글도 있었습니다.

한편, 기사의 마지막 부분은 좀 이해가 가지 않는 측면이 있습니다. ‘무선인터넷(WiFi) 시설이 부족한 점도 제주도의 데이터 사용량이 많은 이유로 꼽힌다. 제주도의 면적은 서울의 3배에 달하지만 무선인터넷 장치는 990개에 불과하다.’고 했는데, 스마트폰의 데이터 사용량을 이동통신 네트워크와 WiFi 네트워크로 분리해서 집계했다는 얘기는 기사 어디에도 없었습니다. WiFi는 지원되지 않는 스마트폰 사용자만 조사 대상이었던 것도 아닐 겁니다.

‘무선인터넷 시설 = WiFi’라는 것도 명백한 오류겠죠. 기사 내내 다루었던 제주도민들은 스마트폰에서 무선인터넷 외에 다른 그 어떤 방법으로 데이터를 사용했을까요 ^^

스마트폰 보급에서 KT는 아이폰이 많고, SK텔레콤은 국산 제품이 많습니다. 과연 KT의 지역별 스마트폰 사용자 1인당 데이터 사용량은 얼마인지도 통계가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좋은 비교가 될 것 같네요.

<김재철 기자>mykoreaone@bi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