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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과 전망

IT를 만난 포뮬러원 레이싱, 스피드 업!

【사람중심】 우리나라에서도 포뮬러원(Formula One, F1) 자동차 경주가 개최된 것을 계기로, 세계 제일의 자동차 경주대회에 쏟아지는 관심도 더욱 커졌습니다. 올해도 우리나라에서는 10월 14~16일에 전남 영암에서 대회가 있을 예정입니다.

해외에서는 이 F1 경주의 인기가 상상을 초월할 정도인데, 그와 관련해 재미있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습니다. F1 레이싱카의 핸들을 조작하는 데는 쌀 한 가마 정도를 들고 있을 때와 맞먹는 힘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이 때문에 전세계적으로 톱클래스 F1 선수는 20명 안팎인데, 전투기 조종사들보다 훨씬 강도가 센 중력가속도 훈련을 받는다는군요.

역사상 최고의 테니스 선수인 스위스의 로저 페더러는 “나와 타이거 우즈와 미하엘 슈마허 중 가장 위대한 스포츠 선수는 미하엘 슈마허다”고 말한 적이 있다고 합니다. F1의 살아 있는 전설 미하엘 슈마허는 전성기에 연봉이 300억원을 넘었는데, 이미 초등학교 시절부터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나무자동차 경주에서 탁월한 실력을 발휘했다네요. 어린이들이 참가하는 자동차 경주대회가 있다는 것이 놀랍습니다.


레이싱카 경주내용 분석과 리얼타임 OS

그런데 오늘 F1 경주와 관련해 흥미로운 보도자료가 있었습니다. 임베디드 및 모바일 소프트웨어 전문기업 윈드리버(www.windriver.com 지사장 이창표)가 모터스포츠용 텔레메트리(원격측정) 분야 전문기업인 이탈리아의 마그네티 마렐리 모터스포츠에 자사의 VxWorks 운영체제를 제공했다는 소식이었습니다. VxWorks는 임베디드 시스템용 RTOS(Real-Time Operating System)입니다.

윈드리버의 VxWorks는 포뮬러원(F1) 레이싱카용 텔레메트리 기기에 탑재됩니다. 텔레메트리는 레이싱 경기에서 승리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경주를 하는 동안 수집된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엔지니어들이 쉽게 분석할 수 있도록 해줌으로써 자동차가 최고 성능을 발휘하는데 큰 역할을 한다고 합니다.

마그네티 마렐리 모터스포츠 개발 부문 총책임자 리카르도 데 필리피(Riccardo De Filippi)는 “우리는 고성능의 신뢰성 높은 제품을 촉박한 시일 안에 출시해야 하는 상황이었다”며, “프로젝트 기간 동안 윈드리버는 VxWorks는 물론 효율적인 지원 서비스도 함께 제공해 촉박한 개발 시한을 지킬 수 있게 해 주었다”고 말했습니다.

마그네티 마렐리의 텔레메트리 제품은 차량 전체에 장착된 센서에서 수집된 수천 개의 데이터 채널을 처리할 수 있는데, 이는 기존 제품이 지원하던 수백 개의 데이터 채널 보다 훨씬 많은 것입니다.

이 텔레메트리 장비에 사용된 KERS(Kinetic Energy Recovery System)와 같은 최신 기술은 차량에 전력을 공급하도록 도와주는 고속 모토 제너레이터(Moto-generator), 세밀한 모니터링을 필요로 하는 고도의 동적(dynamic) 센서 등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들 센서의 데이터는 플렉스레이(Flexray), 이더넷, CAN(Controller Area Network), ARCNET(Attached Resource Computer Network) 같은 차량 내부의 다양한 네트워크를 거쳐 전달됩니다.

텔레메트리 제품에 VxWorks를 설치하면 데이터 수집, 암호화 그리고 커뮤니케이션 작업을 보다 쉽게 관리할 수 있게 될 뿐만 아니라, 엔지니어들이 방대한 차량 성능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처리할 수 있게 됩니다. 경기 중에 차량이 최고치의 성능을 낼 수 있도록 작업을 하는 것이 가능해지는 것이죠.

윈드리버 VxWorks의 빠른 부팅 시간(power-up time) 또한 중요한 요소입니다. 중요한 성능 지수를 놓치지 않기 위해 텔레메트리 장비가 가동되는 즉시 데이터 수집 및 커뮤니케이션이 시작돼야 하기 때문입니다. “VxWorks와 다양한 수상 경력을 보유한 지원 서비스는 기존에 수 초가 소요되던 제품 부팅시간을 수만분의 1초까지 줄였다”는 것이 윈드리버 측의 설명입니다.

윈드리버 자동차 솔루션 부문 총책임자인 알렉산더 코허(Alexander Kocher) 부사장은 “VxWorks는 전세계에서 가장 강력하고 핵심적인 장비들에 사용되는 제품”이라며, “초 단위까지도 쪼개어 진행되는 세밀한 작업에 있어 윈드리버는 최고 수준의 성능을 발휘할 수 있게 해 주는 제품으로 평가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F1 코치와 선수를 이어주는 WiFi 기술

데이터 처리 속도가 시속 300km가 훨씬 넘는 속도로 달리는 F1 경주에서 승패를 좌우하는 요인이 된다는 것은 신기한 일입니다. 그런데, 문득 몇 년 전 썼던 F1 경주와 관련된 기사가 생각납니다.

모토로라솔루션스는 F1 경주에 자사의 무선 네트워크 제품을 공급한 적이 있습니다. F1 경주에서는 감독이 전망대 같은 곳에 올라서서 경기장을 보며 레이싱 중인 선수에게 지시를 하게 되는데, 이는 자동차가 시속 250~300km로 주행하는 특성상 운전자가 양옆 사이드 미러를 전혀 볼 수 없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모토로라는 경기장 안에 몇 개의 무선네트워크 안테나를 설치하고 경주 차량 앞뒤에 무선카메라를 장착한 뒤 팀장이 전망대에 올라가지 않고 자리에 앉아서 노트북으로 경기장 영상을 보며 레이싱을 지시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든 바 있습니다. 시속 250~300km의 속도로 달리는 자동차의 영상을 WiFi를 이용해 노트북에서 볼 수 있다는 것은 놀라운 일입니다.

자동차가 첨단 과학기술의 집합체이고, 그 가운데서도 F1 경주용 자동차는 최고의 걸작이라고 하지만 사실 IT와는 무관해 보입니다. 그런데, F1 경주의 곳곳에 이처럼 IT 기술이 숨어 있다니... 색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게 되는 IT의 역할은 훨씬 흥미진진하군요.

혹시 이 밖에도 우리가 전혀 생각지 못했던 부분에 IT 기술이 녹아 있는 사례를 알고 계시면, 언제든 연락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김재철 기자>mykoreaone@bi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