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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워크

융합산업의 SW DNA, CPS가 갖는 의미는?

[사람중심] 어느 산업 분야를 막론하고 날이 갈수록 시스템들은 점점 복잡(고도화)해지고, 개별 시스템의 연동도 매우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각 산업 분야에서 효율성과 경제성을 높이는 긍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복잡한 시스템들이 복잡하게 얽히게 됨으로써 시스템의 오작동 가능성이 상존하는 한계 또한 지니고 있습니다.

다양한 컴퓨팅 모듈들을 안정적으로 연동하고, 효율적으로 제어해 IT와 전통 산업이 장애 없이 융합되도록 해주는 CPS(Cyber Physical System) 기술은 네트워크 기반의 고신뢰 분산제어시스템, 소프트웨어 기반의 장애 없는 융합산업시스템을 구현하는 핵심 열쇠가 됩니다.

그렇다면 전통 산업과 IT 산업의 융합에서 CPS가 갖는 의미는 어떤 것일까요? ‘CPS 워크샵 2011’에서 강연을 들은 것을 토대로 구체적인 사항들을 한 번 정리해볼까 합니다.


IT+전통 융합의 신뢰성을 좌우할 CPS

기존 융합 산업에서 이용되는 시스템은 하드웨어 플랫폼을 중심, 단위 임베디드 시스템 중심으로 개발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방식은 이들 시스템들이 복잡하게 연동될 때 예기치 않은 문제들을 일으키곤 합니다. 자동차 급발진이 좋은 예인데, 자동차 안에 각종 전기 제어 장치가 많아진 것이 자동차 급발진의 원인이 됐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입니다.

따라서, 새로운 융합 산업이 그 신뢰성을 인정받아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내려면 소프트웨어 플랫폼 중심, 네트워크 기반으로 다양한 요소들이 타이트하게 묶여 있는 고신뢰 복합시스템을 기반으로 해야 한다는 것이 CPS의 출발입니다.

융합 산업 분야에서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을 잘 보여주는 한 가지 예가 있습니다. 최근 출시되는 고성능 자동차들은 첨단 하드웨어 장치에 컴퓨팅 기능이 일부 결합된 것이 아닙니다. 차세대 자동차 개발에 쓰이는 소프트웨어 코드가 이미 1억 라인을 넘어 선 상황입니다. 자동차 분야 전문가들 얘기로는 몇 년 안에 자동차에 들어가는 소프트웨어 코드는 3억 라인이 될 것이라고 하는군요. 자동차가 더 많은 기능을 갖게 될 텐데, 도요타 자동차의 대규로 리콜과 같은 사태가 더욱 잦아질 가능성이 큽니다.

자동차든, 전투기든 그 안에 들어가는 각각의 단위 시스템들은 소프트웨어 신뢰성 표준 프로세스에 맞춰 개발되지만, 해당 기기의 최종 품질을 보장하는 것은 아닙니다. 개별적으로는 잘 돌아가다가도, 시스템들이 연결되는 부분에서 특정한 컨디션이 나타나면 문제가 생기기 때문이죠. CPS는 이처럼 여러 시스템이 연결된 융·복합시스템의 연동·제어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상호작용에서 무결점을 추구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의미 때문에 미국은 2007년 대통령 과학기술자문위원회가 선정한 국가연구개발 4대 최우선과제 가운데 CPS가 포함됐으며, 유럽은 2008년부터 2013년까지 CPS 기술 개발에 투입되는 자금이 무려 3조원이나 됩니다.

ETRI CPS연구팀 김원태 팀장은 “CPS는 엄청난 기술 스펙트럼을 갖게 된다”고 말합니다. “고정밀 센서, 실시간 물리 시스템 제어, 고신뢰 SW 플랫폼, HW/SW 통합 시스템 개발 방법론, 자율 통신 등 수많은 영역의 첨단 기술들이 연결되어야 하기 때문에 산·학·연이 지식과 경험을 적극 공유할 때 의미 있는 성과가 만들어진다”는 설명입니다.


CPS가 적용되면…어떻게 바뀔까?

CPS 기술이 적용되면 전통 산업들이 어떻게 달라질 수 있을까요? 중앙대학교 김성조 교수는 이번 CPS 워크샵에서 몇 가지 예를 들어, CPS의 필요성을 설명했습니다. 그 내용을 간략히 소개해 보겠습니다.

* 교통 분야
교통 흐름을 자동으로 관리하는 ‘Intelli Drive’가 가능해집니다. 긴급차량 지나갈 때 교통관제센터 직원이 신호를 조작하는 것이 아니라 자동차와 트래픽 콘트롤 시스템이 직접 통신해서 신호를 열어줄 수 있고, 도로 유지보수 상황을 운전자에게 자동으로 알려줍니다. 톨게이트를 지나갈 때 통행료도 자동 징수됩니다. 날씨와 운행 차량의 수량 등을 감안해 고속도로의 가로등 on/off를 조절함으로써 전력 사용을 줄일 수 있는 스마트 하이웨이가 구현되고, 시속 100km 속도로 달리는 자동차 간에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게 됩니다.

자율 운전이 가능한 자동차도 CPS 기반으로 개발되고 있는데, 시내 도로에서 자동차가 GPS·레이저·카메라 등을 이용해 스스로 운전하고, 운전자는 비행기나 기차를 타고 여행할 때처럼 개인적인 용무를 처리할 수 있게 된다는군요. 하게 된다는군요. 현재는 시속 30km 정도의 자율 운전이 구현됐으며, 그 속도가 점점 빨라질 것이라고 합니다.

* 항공 분야
무인 항공기가 더욱 똑똑하게 날도록 하는 기술이 개발되고 있습니다. 현재의 무인항공기는 정해진 코스로만 다니는데, CPS 기술이 적용된 차세대 무인 항공기는 공항 관제센터 등과 실시간으로 통신을 하면서 상황에 맞게 운행 코스를 조정할 수 있습니다. 안전, 보안 등이 중요한 이슈.

* 건강 및 의료 분야
몸에 인공 관절 등을 이식하거나, 환자가 소형 치료 기기를 삼키면 몸속에서 스스로 작동하게 만드는 것이 가능해집니다. IT를 이용한 의료에서는 사람의 신체가 수시로 변하는 것에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가장 큰 해결과제입니다. CPS를 기반으로 시스템을 만들면 이러한 신체 변화를 자동으로 감지해 긴급상황을 의료진에게 알리고, 처방까지 자동으로 내려오도록 하는 혁신이 일어날 것이라고 합니다.

* 농업 분야
농업을 시스템화하는 데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정확한 시점에 농약이나 비료를 뿌릴 수 있어야 되고, 또 작물을 심거나 비료를 뿌리는 데서 음영지역이 생기면 안 된다는 점입니다. CPS를 이용하면 이런 작업을 매우 정확하게 할 수 있습니다. 인공위성에서 경작지, 도랑, 수로 등을 정확히 파악해 농업용 융합 시스템에 전달함으로써 농민이 신경을 쓰지 않아도 자동으로 물을 공급한다든가, 트랙터를 가동하는 일이 가능해집니다.

* 건물 관리 분야
날씨 같은 외부 환경과 사람의 출입, 근무 현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전력 사용을 최적화할 수 있습니다. 이 같은 빌딩 자동화는 현재도 이루어지고 있지만, CPS가 결합되면 한 차원 높은 건물 전력 관리가 가능해집니다.

현재의 인텔리전트 빌딩은 거의 대부분 난방, 방재, 온도조절 등이 독립된 하드웨어 시스템에서 돌아갑니다. 그러나, CPS 기술이 접목되면 바깥 날씨와 빌딩 내 사람 수에 맞춰서 전력 관리를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햇살이 좋은 날이라면 창가 자리와 안쪽 자리의 조명 및 온도를 다르게 할 수 있습니다. 외부 환경이 내부 시스템에 반영되는 것이죠. 또, 사람이 많이 있는 방과 적은 방의 냉난방을 다르게 하고, 사람이 건물 안에서 이동하는 것에 맞춰서 조명·온도를 세밀하게 조절할 수 있습니다. 근퇴 관리, 조명 제어, 냉난방 관리 같은 시스템들이 단일 아키텍처로 개발되기 때문에 가능한 일입니다.

중앙대학교 김성조 교수는 “IT와 전통 산업의 융합은 새로운 경쟁력, 새로운 먹거리를 만들어내기 위한 필수 과제인데, 여기서 CPS가 엔진 역할을 할 것”이라면서, “인터넷이 우리의 삶을 엄청나게 바꾸어 놓았지만, 어디까지나 가상공간이었다. 그런데 사람이 컴퓨팅 기술을 통해 물리적 세상과 경게 없이 소통하게 되면 인터넷의 등장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세상이 변할 것이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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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철 기자>mykoreaone@bi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