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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워크

전통산업과 IT의 결합, DNA를 바꾸자!

[사람중심] 우리나라가 경쟁력을 가진 IT 산업을 전통 산업에 접목시켜 새로운 국제경쟁력을 갖추는 문제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이와 관련해 IT 분야에서 의미 있는 행사가 열렸습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과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한국클라우드컴퓨팅연구조합은 28일 오후 1시부터 6시까지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CPS 워크샵 2011’ 행사를 개최했습니다.

ETRI CPS연구팀(팀장 김원태)이 주도해 만들어진 이번 워크샵은 전통 산업과 IT 산업의 융합에 필요한 새로운 시스템을 만들어 내는 방안을 고민하는 자리로, CPS(Cyber Physical System)를 전문으로 다루는 행사로는 국내에서 처음 열린 것입니다.

CPS는 소프트웨어 중심의 융·복합 시스템으로, 다양한 전기·전자·IT 기술이 융합되는 시스템의 결점을 제거하자는 데서 기술이 태동했습니다.


차세대 전투기나 고속철, 최신 자동차 등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장애가 수시로 발생하는 것은 이들 기기를 구성하는 여러 시스템들이 연동되는 체계에서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시스템들이 개별적으로는 잘 동작하다가도 다른 시스템과 연계돼서 작동할 때 문제가 생기는 것인데, 이는 각 시스템들이 제각각 다른 프로토콜, 다른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으로 개발됐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CPS는 이런 문제점을 해결해 보겠다는 기술입니다. 무결점의 미들웨어를 만들어 이를 기반으로 각 시스템들이 완벽하게 연동·제어되는 고신뢰 시스템을 만들면 융합 산업의 안정과 성장을 도모할 수 있다는 것이죠.

예를 들어, CPS는 자동차, 항공기 등 단위 시스템을 넘어 스마트 그리드 같은 대규모 시스템에도 적용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스마트 그리드가 에너지 관리·운용의 새로운 세상을 열어줄 것으로 기대되는 차세대 산업이라 하더라도, 이것이 온전한 하나의 산업으로 자리를 잡으려면 스마트 그리드를 떠받치는 시스템의 안정성을 확보해야 합니다.

공학 분야에서 2000년대 중반부터 이슈로 떠올랐던 CPS는 이미 미국과 유럽에서는 차세대 기술 개발의 주요 주제로 선정되어 있고, 기술 개발에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상황입니다. 국내에서는 2010년부터 정부 차원의 관심이 일어나 외국에 비해 늦은 편이지만, 지식경제부와 ETRI가 공동 과제들을 진행하기 시작하면서 성과물들이 하나둘씩 모습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이번 워크샵은 이 같은 연구개발의 성과물과 국내 CPS 개발의 현주소를 확인하고, 민간에서 진행되는 개별적인 CPS 적용 사례들도 공유할 수 있도록 꾸며졌습니다.

ETRI 소프트웨어연구부문 황승구 소장은 축사에서 “전 산업에서 IT 기술과의 융합이 급속도로 이루어지고 있는데, 이런 패러다임 변화의 중심에 CPS가 있다”고 말했으며, 격려사를 한 지식경제부 최우석 정보통신산업과장은 “전통 산업과 소프트웨어 산업의 융합에 관심을 갖고, 적극 챙기도록 하겠다”고 힘을 실었습니다.

워크샵 서두에 ‘IT 융합산업에서의 CPS 기술 동향’이라는 제목으로 초청강연을 한 중앙대학교 김성조 교수는 “IT와 전통 제조업의 융합은 새로운 경쟁력, 새로운 먹거리를 만들어내는 데 있어 필수 과제다. CPS는 이 융합의 기본 엔진”이라면서, “인터넷이 우리의 삶을 엄청나게 바꾸어 놓았지만, 어디까지나 가상공간이었다. 그런데 사람이 컴퓨팅 기술을 통해 물리적 세상과 경계 없이 소통하게 되면 인터넷의 등장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세상이 변할 것이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번 행사는 국내 CPS 분야 최초의 규모 있는 행사인 만큼 산·학·연의 다양한 주제 발표가 눈길을 끌었습니다. 국방과학연구소의 ‘해군 전투체계 내장형 S/W 소요기술 현황 및 발전방향’, 현대자동차의 ‘환경차 전용 제어기 소프트웨어 개발’, 현대U&I의 ‘스마트항만 통합제어시스템 기술’, 삼성탈레스의 ‘자주포 지휘 및 사격 통제 시스템’, 한국전력기술의 ‘상요도구를 이용한 원자력발전소 핵심안전계통 소프트웨어 개발’ 등 각 산업 분양의 다양한 사례와 연구개발 상황들이 소개된 것입니다.

이번 워크샵을 진두지휘한 ETRI CPS연구팀 김원태 팀장은 “기존에 하드웨어 중심, 단위 임베디드 시스템 중심이었던 융합산업시스템을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중심으로 다양한 요소들이 끈끈하게 연동되는 복합 시스템으로 전환해야 융합 산업의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CPS의 중요성을 역설했습니다.

김원태 팀장은 “그간 독자적으로 고민하고 기술개발을 해오던 여러 영역의 전문가들이 즐겁게 토론하고, 고민을 공유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고자 이번 워크샵을 열었다”면서, “이번 행사가 국내 CPS 기술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키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바람을 전했습니다.

이번 행사는 CPS 관련 분야의 산·학·연 관계자들과 대학에서 관련 분야를 전공하는 학생 등 100여 명이 참석한 조촐한 행사였습니다. 바로 옆에서 ‘소프트웨어 R&D 전시회 및 컨퍼런스’, ‘차세대컴퓨팅 R&D 전시회 및 컨퍼런스’ 등 대규모 행사가 열리고 있어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한 채 ‘그들만의 리그’로 끝을 맺었습니다. 하지만, 행사에 참석한 사람들의 열정과 몰입도는 다른 어떤 행사 못지않게 높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산·학·연 관계자들이 서로의 고민을 공유하고 소통하고자 만들어진 이번 워크샵이 차세대 IT핵심기술 분야에서 우리나라의 새로운 경쟁력을 만들어내는 첫걸음이 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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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철 기자>mykoreaone@bi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