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중심] 스마트폰 등 모바일 단말의 급증으로 근거리 무선통신 기술 가운데서도 가장 빠른 성장을 보이고 있는 블루투스 기술이 또 한 번 도약의 기회를 맞이했습니다. 전력 소모를 크게 줄인 새 기술과 이 새 기술이 적용된 단말에 부착될 새로운 마크를 만들어낸 것입니다.
블루투스 무선 기술 표준단체인 블루투스 SIG(Special Interest Group)는 5일, 서울 광화문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해 블루투스 4.0 표준으로 성능과 활용도가 새로운 단계로 진보한 것에 맞춰 새롭게 만든 ‘Bluetooth Smart 마크’를 발표했습니다. 블루투스 SIG가 이번에 발표한 블루투스 스마트 마크는 ‘Bluetooth Smart’ 및 ‘Bluetooth Smart Ready’ 두 가지입니다.
“블루투스 4.0의 혁명성을 부각시키고자 만든 새로운 마크”라는 표현에서 알 수 있듯이 블루투스 4.0은 매우 많은 새로운 기능들을 담고 있습니다. 이러한 기능들은 4.0 기술에 처음 탑재된 ‘저에너지 기술’ 때문입니다. 블루투스 SIG는 2008년에 처음으로 이 규격을 제안해 2010년에 완료했는데, 올해 들어서 이 규격을 따르는 각종 프로파일과 애플리케이션, 단말이 속속 등장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센서형 단말에서는 기존 블루투스 전력의 1/100 사용
블루투스 4.0 표준의 저에너지 규격을 사용하면 매우 큰 전력 절감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기존 블루투스 3.0의 전력 소모량을 1이라고 했을 때 블루투스 4.0은 0.01~0.5 정도라고 합니다. 전력 소모가 많은 대용량 데이터를 송수신할 때도 기존의 절반밖에 되지 않은 전력이면 되고, 아주 적은 전력을 필요로 하는 센서 등의 애플리케이션을 쓸 때는 전력 효율이 더욱 높아서 기존의 1/100이 정도만 소모한다는 겁니다.
배터리 소모량이 이렇게 줄어들게 되면 기존에는 근거리 무선통신 기술을 적용할 수 없던 다양한 기기에 블루투스 센서를 탑재해 일상생활이나 업무에 요긴하게 쓸 수 있습니다. 팔찌에 센서를 넣어서 맥박을 체크하거나, 무선 이어폰에 GPS 수신기 역할을 할 수도 있겠죠.
블루투스 SIG 측은 “저에너지 기술이 상용화됨으로써 블루투스 기술이 급격히 확산돼 수억 수십억 개의 단말이 그물처럼 연결될 수 있게 되었다”고 강조했는데, 이는 ‘블루투스 스마트 레디’와 ‘블루투스 스마트’ 마크의 역할을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블루투스 스마트 레디’ 마크가 부착된 단말은 허브 디바이스 역할을 합니다. 휴대전화, TV, PC, 태블릿 등이 여기에 속하는데, 다양한 센서 단말에서 보내온 정보를 수신해서 처리하거나, 다른 단말과 연결해주게 됩니다. ‘블루투스 스마트’ 마크가 부착된 단말은 센서 역할을 하는데 심박 모니터, 만보기, 헤드셋, 시계, 자동차 열쇠 등 무궁무진합니다. 블루투스 기술이 에너지를 극소량만 소비하도록 발전했기에 가능해진 일입니다.
블루투스 스마트 레디 디바이스는 블루투스 스마트 및 기존 블루투스(블루투스 클래식) 기기와 호환되고, 블루투스 스마트 기기는 블루투스 스마트 레디 기기와만 호환됩니다. 블루투스 스마트 기기는 정보를 보내기만 하는 센서형 단말이고, 극소량의 에너지만 소비하는 것을 특징으로 하기 때문에 블루투스 스마트 레디 기기와만 호환된다는 게 블루투스 SIG의 설명입니다.
저전력 단말·센서 시연, “블루투스로 이런 것까지!”
저에너지 기술의 블루투스 4.0이 완성되면서 스펙에도 여러 변화가 있었습니다.
우선 코어 스펙에서는 음악 전달 시에 훨씬 좋은 음질은 내도록 해주는 Wideband speech support를 비롯해 50Mbps 이상의 데이터 전송 속도를 지원하는 MIMO(Multiple Input Multiple Output) 기술, 연결(페어링)해야 될 기기를 매우 빨리 찾는 기술 등의 사양이 포함됐습니다.
일반 스펙에서는 블루투스 4.0의 저에너지 특성에 특화된 앱들을 지원하기 위한 새로운 기준들이 눈에 띕니다. AAA 건전지 2개를 넣고 블루투스 마우스/키보드를 1~2년 정도 쓸 수 있게 하는 기술, 휴대전화나 자동차 열쇠 등 중요한 기기가 몸에서 멀리 떨어지면 경보를 해주는 기술 등이 대표적입니다. 특히 의료/건강 분야의 여러 사양들이 많이 추가됐다고 합니다.
추가된 사양들을 지원하는 단말들도 실물이 공개됐습니다. 전화나 SMS가 오면 알람을 해주는 카시오의 전자시계, 덱신의 저전력 무선 마우스, 휴대전화 가운데서 세계 최초로 저에너지 기술(블루투스 4.0)에 HS(고속 데이터 처리) 기술이 결합된 알카텔의 스마트폰 등이 그것입니다.
재미있는 시연들도 이어졌습니다. 블루트스 스마트 레디 기술이 탑재된 아이폰 4S와 텍사스인스트루먼트의 키펍(keyfob)가 연동되어 스마트폰이 어디 있는지 찾지 못할 때 키펍의 버튼을 누르면 아이폰 4S에서 진동이 울리는 장면을 연출했습니다. 반대의 경우도 가능합니다. 또, 헤드셋에 장착된 센서가 심박동수, 소모 칼로리 등을 스마트폰·시계로 보내 건강 관련 정보를 즉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이들 단말들을 연결하는데 있어 페어링이 매우 빠르고 간단하게 이루어진 점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사용자가 단말에서 직접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
이번 발표에서 주목할만한 점은 블루투스 스마트 레디 단말에서 소비자가 블루투스 SW를 직접 업데이트할 수 있게 됐다는 점입니다. 기존에는 단말 제조사가 OS나 펌웨어를 업데이트해 줄 때나 가능했던 것인데, 앞으로 스마트 레디 단말에서는 사용자가 직접 블루투스 소프트웨어어를 업데이트 할 수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수케 자완다 블루투스 SIG 최고 마케팅 책임자(CMO)는 “아이폰4 사용자가 새로운 심박동 진단기(블루트스 스마트)를 구입했을 때 같이 쓸 수 없었지만, 아이폰 4S 같은 스마트 레디 단말의 경우는 스마트폰에 앱만 다운로드받으면 자동으로 블루투스 SW가 업데이트된다. 블루투스 디바이스상에서 쉽게 소프트웨어 업데이트가 될 수 있도록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같은 플랫폼 제공업체들과의 협력에 많은 노력을 쏟았다”고 말했습니다.
데이터 전송 속도가 빨라지고, 에너지를 훨씬 적게 소비하는 블루투스 기술의 등장은 우리의 삶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됩니다. 전력이 통하는 아주 단순한 기기를 블루투스 센서로 이용할 수 있게 되고, 이들 기기의 데이터가 허브 기기(블루투스 스마트 레디)로 전달되어 유용한 ‘정보’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편, 시장조사기관 인스탯(InStat)은 블루투스 기기 선적량이 2013년이 되면 연간 20억 대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블루투스 기기 선적량은 2010년부터 급증세를 보이고 있는데, 2016년에는 전체 380억 대의 기기에 블루투스가 탑재될 것이라고 합니다. 블루투스 스마트 레디 기술은 2012년에 나오는 모든 스마트폰에 탑재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김재철 기자>mykoreaone@bi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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