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중심] “연결됨으로 해서 이익을 얻을 수 있는 모든 것은 연결될 것이다.” 세계 통신장비 시장 1위 기업 에릭슨의 CEO가 한 말입니다. 2020년이 되면 500억개의 전자기기가 네트워크에 연결될 것이라고 합니다. 무선인터넷은 머지않아 공기나 물과 같은 존재가 될 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디바이스의 네트워크 연결 가운데서도 특별하게 주목을 받는 주제가 있습니다. 바로 M2M(Machine to Machine)입니다. 과거 USN(User Sensor Network)으로도 불리웠던 M2M은 다양한 단말 사이의 근거리 통신을 말합니다. 이 근거리 통신 기술에 이동통신 네트워크가 연결되면 사용자와 단말의 특성, 서비스 특성을 연결하는 다양한 서비스를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2015년, SIM 카드의 3/2는 M2M용
2015년이 되면 무선통신 네트워크에 사용되는 SIM 카드 가운데 2/3는 M2M을 위한 것이 될 것이라는 시장전망 보고서가 있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M2M을 ‘사물지능통신’이라고 부르는데, 훨씬 더 정확한 표현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그도 그럴 것이 스마트 서비스, 스마트 커넥티비티라고 하는 환경은 M2M이 없이는 아예 구현하기가 불가능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스마트 서비스(연결성)라는 것이 기존의 서비스(연결성)와 다른 점은 사용자나 단말을 인식해 그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입니다. 스마트폰으로 같은 스포츠 중계를 보고 있다고 하더라도, 사용자의 연령대나 평소의 취미·기호에 맞는 광고를 내보낼 수 있습니다. 또, 전기면도기 광고에 관심을 보였던 사용자가 백화점에 들어서는 것이 인식됐다면, 백화점 전자제품 매장의 전기면도기 할인 쿠폰을 휴대전화로 전송할 수 있을 겁니다. 점심시간에 음식점들이 밀집한 지역에 있는 사람에게 ‘김치찌게 4인분 주문 시 1인분 공짜’ 같은 쿠폰을 보내준다면 식당은 매출을 높일 수 있고, 통신사는 이용자와 식당 측 모두로 부터 서비스에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겠죠.
이런 서비스를 할 수 있으려면 우선 통신사가 어느 지역에 있는지 정확히 파악해야 할 것이고, 사용자에게 문자메시지나 모바일 쿠폰을 보내기에 가장 좋은 단말이 어떤 것인지도 인식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것이 이동통신망을 통해 사용자의 다양한 정보를 담고 있는 서비스 사업자의 데이터베이스와 연결됐을 때 ‘지능’을 담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런 M2M 서비스는 어떤 기기들에서 제공되는 것일까요? 스마트폰, 태블릿PC, 엑스박스 같은 것들도 M2M 서비스 단말이 될 수는 있지만, 이런 단말들은 ‘휴먼 연결’ 단말로 부른다고 하네요. 사람이 그 기기를 작동하는 행위가 주도적으로 개입한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겠습니다.
M2M 단말은 이와 달리 단순히 기기간의 통신에 의해서 서비스가 제공된다고 보면 됩니다. 특정 용도를 위해 만들어진 임베디드SW 기반의 단말들이 여기에 해당하는데, 예를 들어 공장자동화 기기나 텔레메틱스 기기, 디지털 광고판 같은 것도 있고, 심장박동기, 혈당계, 시계 같은 작은 전자기기도 M2M 단말이 될 수 있을 겁니다.
클라우드·네트워크 연결로 가치가 높아지는 전자기기들
그렇다면 M2M은 어떤 가치를 제공하게 될까요? 기존에 네트워크와 연결되지 않았던 의료기기들은 네트워크에 연결됨으로써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게 됩니다. 또, 원래부터 네트워크에 연결되었던 텔레메틱스 기기나 CCTV 카메라 같은 기기는 새로운 IT 기술과 결합되어 더욱 큰 가치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임베디드SW 전문기업 윈드리버코리아의 김동일 부장은 “기존 임베디드 기기와 M2M 기기의 결정적 차이가 있다. M2M 환경에서는 네트워크가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에 연결됨으로써 새로운 가치가 부여된다”고 말했습니다.
CCTV 카메라를 예로 들어 보겠습니다. 혹시 기업에서 보안·도난 사고가 났을 때 예전 같으면 녹화된 비디오 파일을 일일이 다 확인해야 됐습니다. 반면, M2M 환경에서는 CCTV 카메라가 녹화한 파일을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자의 데이터센터에 저장해 둘 수 있습니다. 그리고 문제가 생겼을 때 서비스 사업자 포털 사이트에서 키워드를 입력하면 관련된 영상만 추출할 수 있습니다. <사람 얼굴이 나온 영상>, <A라는 문을 지나가는 사람>하는 식으로 말입니다. 어떤 범죄 현장 녹화 파일에서 범인으로 의심되는 사람을 포착했다면, 그 인상착의와 관련된 검색을 할 수도 있을 겁니다.
다양한 통신프로토콜의 연동…경계 없는 M2M
그런데, 네트워크와 클라우드의 연결로 새로운 서비스 모델을 만들어 낸다고 해서 그것이 모두 M2M 서비스로 구현되는 것은 아닙니다. M2M의 영역은 크게 <서비스 도메인>-<네트워크 도메인>-<M2M 디바이스 도메인>으로 이뤄지는데 각 영역의 이해관계나 법규 차이 때문에 사용 서비스가 나오기 힘든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M2M 서비스를 하려는 측은 새로운 수익모델을 만들려는 서비스 사업자들인데, 각 단말들이 지원하는 프로토콜이 서로 다른 것이 문제입니다. 예를 들어 교각에 부착되어 강물의 수위를 측정하는 단말은 블루투스로 통신을 하는데, 강물의 오염도를 측정하는 단말은 지그비(zigbee) 통신을 한다면, 강물의 수위와 오염도의 상관관계를 분석해주는 서비스를 하기가 쉽지 않을 겁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M2M용으로 다양한 통신프로토콜을 지원하는 미디어 게이트웨이 장비가 개발되어 있습니다. 기존에 구축되어 있는 인프라 및 단말들과 새로운 단말들이 아무 문제없이 호환될 수 있도록 연결고리 역할을 해주는 것이죠. 전세계 임베디드SW 분야 1위 기업인 윈드리버는 M2M용 단말에 탑재되는 OS 및 다양한 소프트웨어를 공급하고 있으며, 통신 프로토콜 호환성을 보장하는 M2M 소프트웨어도 공급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원격 전자기기 연결 및 관리 분야의 전문기업 디지인터내셔널과 협력해 이 분야의 역량을 더욱 강화해 나가는 중입니다.
임베디드SW 전문 업체들이 다양한 전자기기가 더욱 똑똑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주는 리얼타임OS, 임베디드 리눅스 등을 공급하고, 서로 다른 통신 프로토콜을 연결해주는 기술들까지 발전하면서 M2M 시장이 성장할 수 있는 조건이 더욱 성숙되어 가고 있습니다.
M2M 뒷받침하는 법규 개정은 여전한 숙제
하지만, 이것으로 모든 걸림돌이 사라진 것은 아닙니다. 각 산업 영역의 법규가 무시 못 할 장벽으로 남아 있습니다.
예를 들어, 미국의 경우 차가 도난당하면 텔레메트릭스 센터에서 추적해서 자동차 문을 원격으로 잠그거나, 달리는 차를 원격조종해서 천천히 멈추게 한 다음 문을 잠궈버릴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것이 어떤 주에서는 사생활 침해 법률과 상충되기도 해서 서비스 모델을 만들 수 없다고 하네요. 또, 운전 중 사고나 신체적인 이상이 생겼을 때 원활한 구조가 이뤄지려면 경찰, 의료기관과 공조가 돼야 하는데, 해당 산업에 M2M을 위한 준비가 되어 있지 않거나, 의사의 원격진료가 법으로 금지되어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M2M, 사물지능통신이라는 것이 서로 별개로 동작하던 기기들과 네트워크를 하나로 묶어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려는 시도인 만큼 기존의 법이나 규정과 부딪히는 부분이 적지 않을 겁니다. 같은 사안을 놓고 산업 영역 별로 이해가 상충하는 경우도 있겠지요. 이렇게 보면 M2M의 마지막 과제를 해결하는 것은 결국 정부의 몫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M2M은 분명 우리의 생활을 보다 편리하고 윤택하게 만들어 줄 것입니다. 혼자 사는 독거노인이 방안에서 쓰러진 것을 원격지 병원에서 감지해 인명 사고가 나는 것을 막을 수도 있고, 여름철 교량의 이음새에 일어나는 변화를 감지해 대형 사고가 일어나는 것을 예방할 수도 있습니다.
M2M은 통신 기술의 발전, IT 시장의 확대, 서비스의 고도화 같은 여러 측면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 국민의 안전과 복지를 떠받치는 새로운 통신환경을 마련한다는 의미도 있습니다. 어떤 가치에 방점을 찍느냐에 따라, 정부가 자신의 몫을 해나가는 열정이나 속도에 차이가 생길 수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윈드리버코리아에서 소개한 M2M의 사례들을 간략히 정리해 보았습니다. M2M의 가치와 목적을 조금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 스마트 에너지
M2M에 가장 관심이 많은 산업 영역이 바로 에너지 분야입니다. 과거에는 중앙의 발전소에서 전기를 생산하면 이것이 일방향으로 각 가정까지 연결되었는데, 이런 모델에서는 예년의 사용량을 근거로 예측을 해서 전기를 생산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전기를 생산하는 방식이 다양해졌습니다. 풍력·태양력 등은 날씨와 연관이 있고, 발전시설도 여러 곳에 분산되어 있죠.
M2M이 에너지 분야에 적용되면 발전 주체와 소비 주체 쪽에 스마트 미터기 등을 달아서 전체 발전량이 어느 정도이고, 각 지역의 전력 사용에 어떤 특성과 변화가 있는지 하는 정보들을 분석해서 훨씬 똑똑하게 생산·공급 계획을 세울 수 있습니다.
* 텔레메틱스
화물 트럭이 어디까지 왔는지, 경로를 이탈했는지 파악하는 것은 물론, 트럭이 몇 분 정도 뒤에 도착한다는 메시지를 모바일 단말과 전자 안내판 등에 보내면, 창고 직원들이 미리 화물주차장에 출동해서 트럭이 도착하는 즉시 물건을 내릴 수 있습니다.
트럭의 종류별로 ID를 부여해, 냉동 차량이라면 혹시 냉동고 문이 열리지 않았는지, 실내 온도는 잘 유지되고 있는지 하는 내용들을 GPS와 연결해서 체크·통보할 수 있습니다. 원격으로 온도를 낮추는 것도 가능합니다.
* 스마트 농업
M2M을 통해 농산물 창고의 재고 정보 메시지가 오면, 현장의 관리자 단말에 이를 통보할 수 있습니다. 또 농장의 각종 센서를 통해 원격지에서 스마트폰 등으로 각 농작물의 발육 상태들을 체크할 수도 있습니다. 이 정보와 재고 정보가 결합되면 수확 시기를 조절하거나 수확량을 조절하는 조치를 취함으로써 공급이 부족하거나, 재고가 너무 많아지는 상황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을 것입니다.
* 호텔 객실 미니바
호텔 객실 미니바와 냉장고에 압력 센서 및 위치 센서를 설치하면, 물건의 변동 내역을 M2M으로 프론트에 연결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투숙객이 미니바·냉장고의 물건을 얼마나 이용했는지 파악하는 시도가 일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 디지털 광고판
옥외광고판을 디지털화해서 언제든 원할 때 콘텐츠를 보내거나, 광고판 앞에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 파악해서 그 사람의 기호에 맞는 광고를 내보낼 수도 있습니다. 맥도널드는 뉴욕 번화가 디지털 광고판에서 광고를 하다가 관광객들이 광고판 앞 거리에서 사진촬영을 하는 상황을 파악해 그때 그때 재미있는 그림을 내보냅니다. 관광객들이 대혀 디지털 광고판의 그림을 사진 찍을 수 있게 한 것입니다.
* Car 2 Car
차량에 다양한 센서를 부착해 다른 차량의 끼어들기나 앞지르기 같은 상황을 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파악, 운전자에게 알려줌으로써 사고 예방을 할 수 있습니다. 자동차 트렁크에 음식을 넣은 상자가 있다고 할 때 자동차회사 관제센터에 연락하면 원격으로 자동차 창문이나 트렁크 덮개를 열었다 닫았다 해주는 서비스도 있다고 합니다.
<김재철 기자>mykoreaone@bitnews.co.kr
'네트워크&통신 > 통신 서비스' 카테고리의 다른 글
LTE 음성통화, '빠름' 보다는 '바름' (0) | 2012.12.03 |
---|---|
통신사 vs. 카카오톡…‘공공의 적’ 배틀? (4) | 2012.10.08 |
2012~2013년, LTE음성통화 서비스 쏟아진다 (0) | 2012.06.21 |
통신강국의 허울을 벗기는 카톡 무료전화 (0) | 2012.06.07 |
한국 초고속인터넷 속도 1위, 일본 추격 무섭다 (0) | 2012.05.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