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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워크

르네상스서울 “아시아 호텔이 주목하는 고객요청 원스톱처리시스템"

[사람중심] “어? 왜 이 호텔은 룸서비스 요청이 0번이 아니지?...”


출장이나 여행으로 호텔을 자주 이용해 본 사람이라면, 호텔 내 각종 서비스를 주문·요청하는 전화번호를 찾느라 헤맨 경험을 한번쯤 가지고 있을 것입니다. 호텔의 안내데스크 내선번호는 0번인 줄로 알았는데 다른 번호가 지정된 경우도 있고, 룸서비스는 0번으로 전화하면 되는 것으로 생각했는데 5번으로 전화를 걸어야 할 때도 있죠. 룸서비스에 문제가 있어 안내데스크에 전화를 걸었을 때는 주문내역이나 불만사항을 처음부터 하나하나 설명하는 불편을 겪기도 합니다. ‘호텔’하면 ‘서비스’라는 등식이 여지없이 깨어지는 순간입니다.


호텔은 고객의 이런 불편을 없애기 위해 어떤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좋을까요? 르네상스 호텔은 새로운 개념의 서비스 통합 시스템을 도입해 이 같은 고민을 일거에 해결한 사례로 한국을 넘어, 아시아 다른 호텔들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고객의 모든 전화는 중앙통제센터로

르네상스 호텔은 최근 객실에서 룸서비스, 세탁, 시설물 등 고객이 서비스를 신청하거나 불편사항 시정 요구를 할 때 항목 별로 각각의 통화 버튼을 누르지 않습니다. 서비스 버튼이 중앙통제센터로 일원화되었기 때문입니다. 고객의 모든 요청은 중앙통제센터에 최초로 접수되고, 이곳에서 각 파트의 근무자에게 실시간으로 자동 전파됩니다.


고객의 서비스 요청이 빠짐없이 접수되므로 고객은 2~3번 전화를 걸 필요가 없습니다. 또, 중앙통제센터가 해당 인력에게 곧바로 처리 요청을 하고, 처리 요청을 한 사실이 기록으로 남기 때문에 고객의 요청이 누락되는 실수도 미연에 방지하게 됩니다. 중앙통제센터를 DTS(delight to serve)라고 부르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기존에는 전화 접수를 받는 사람이 고객의 요청을 기록했다가 해당 근무자에게 따로 연락을 취해 내용을 전달했는데, 작업자가 다른 작업 중이어서 전화를 받지 않거나 하면, 다시 전화를 걸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습니다. 바쁜 작업 와중에 전화를 받았다가 해당 내용을 깜빡 잊어버리는 실수가 일어날 수도 있습니다ㅑ. 하지만, 중앙통제센터로 요청 사항이 통합되고, 이곳에서 작업자에게 일괄 배포되는 현재의 시스템에서는 모두 옛말이 됐습니다. 


업무 연결에 한계가 많았던 아날로그 통신시스템

르네상스 호텔은 기존에 근무자의 무선호출기나 무전기로 작업 내용을 통보했는데, 아날로그 무전시스템에서는 고객의 요청이 제대로 트래킹되지 않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최명숙 전산실장은 “객실 담당의 경우 주로 무선호출기를 썼는데, 객실에서 일을 하는 와중에 다른 오더가 떨어지면 미처 체크하지 못하거나, 전화기가 있는 곳까지 가서 상황을 설명해야 했다. 인터벌이 생길 수밖에 없고, 결국 고객 응대가 늦어지니 서비스 만족도에도 영향을 미치게 됐다”면서, “지난해부터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기 시작했다”고 말했습니다.


아날로그 무전기는 통신 기능 자체에도 문제가 있었는데, 아날로그 통신 신호의 한계 때문에 지하 2층에서 옥상까지 원활한 통화가 보장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특히 비상상황이 발생했을 때 통신이 연결되지 않으면 큰 문제로 번질 수 있기에 24시간 통신이 안정적으로 연결될 수 있는 시스템을 찾고 있었다”는 것이 지문양 시설 담당 이사의 설명입니다.


이에 르네상스 호텔은 서비스 업무의 효율성과 투명성을 높여 호텔 고객의 만족도를 향상시키고, 내부 직원들 간에 안정적으로 통신을 할 수 있는 인프라와 업무 프로세스를 적극 검토하기 시작했습니다.


무전기도 세련될 수 있다? 그리고 강력하다?

디지털 통신 시대에 걸맞는 '안전하고 생산성 높은 무전기로의 업그레이드'와 '대고객 서비스 향상'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내건 르네상스 호텔로서는 이 두 가지 가치를 모두 실현시켜 줄 무전기를 찾는 일이 급선무였습니다. 백엔드에서 아무리 효율적인 협업 프로세스가 가동되더라도 결국 이를 근무자에게 안정적으로 전달해서 쉽고 똑똑하게 일할 수 있도록 하려면 그에 어울리는 단말기를 갖춰야 했기 때문이죠.


여러 무전기 브랜드를 놓고 심사숙고한 르네상스 호텔의 선택은 모토로라의 '모토터보 SL1K'이었습니다. 스마트폰 이전에 우리가 즐겨 쓰던 피처폰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로 날렵한 디자인에 무게가 140g에 불과한, 무전기 같지 않은 무전기입니다. 현재까지 출시된 무전기 가운데 '가장 작고 가볍다'는 타이틀을 보유한 이 제품은 조작이 간편하고, 2인치 컬러 디스플레이가 장착됐으며, 기존의 모토로라 휴대폰 배터리도 그대로 쓸 수 있는 등 여러 모로 기존의 무전기와 차별화된다. 호텔이라는 공간에 어울리는 세련됨을 갖추었다고나 할까요.


하지만 기능은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습니다. 채널을 1000개나 지원하고, 표준형 배터리로만 최소 8.5 시간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크기나 무게가 2배에 달하는 다른 디지털 무전기와 대등한 수준. 크기를 줄이는 대신 기본적인 기능만 제공해 보조 단말기로나 쓸 수 있는 제품들과는 차원이 다르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르네상스 호텔이 '모토터보 SL1K'에 주목한 것은 외모가 아니라, '디지털과의 융합'이었습니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블루투스 지원’인데, 과거에는 작업 현장에서 바코드 리더기를 사용할 경우, 읽어들인 정보를 송신하기 위해 WiFi 등 별도의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모토터보 SL1K'는 바코드 리더기와 블루투스로 연결한 뒤 무전기 주파수를 이용해 서버로 전송하면 됩니다. 


GPS 추적 기능도 업무 현장에서 유용하게 쓰입니다. 관리자는 GPS 신호를 통해 무전기를 지닌 근무자의 이동 노선을 파악할 수 있다. 또, 자이로 센서가 내장돼 무전기를 휴대한 근무자가 위험한 상황에 처했을 때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무전기가 눕혀진 채로 일정 시간이 지나면 위급상황으로 인식해 관리자에 알람을 보내주는 것이죠.


비용 그리고 최초사례...두가지 부담에도 블랙베리 보다 모토로라

르네상스 호텔은 '게스트웨어(guestware)' 라는 업무 통합 솔루션을 도입했습니다. 일반적으로 게스트웨어 솔루션을 운용할 때 함께 사용하는 단말은 두 가지. 바로 블랙베리와 디지털 무전기입니다. 블랙베리는 e메일 기반, 무전기는 메시지 기반인데, 무전기는 초기 도입비가 비싸다는 것이 선택을 앞둔 르네상스 호텔의 가장 큰 고민이었습니다. 블랙베리는 단말만 도입하면 되는 데 비해, 무전기를 도입하려면 중계기와, 서버까지 구축해야 돼 초기 도입비가 훨씬 커질 수밖에 없었던 것이죠. 이 때문에 국내 메리어트 계열 호텔 중 게스트웨어 솔루션을 도입한 강남 JW메리어트 호텔과 영등포 코티아드 호텔은 블랙베리를 사용합니다.


하지만, 르네상스 호텔은 초기 비용 부담 그리고 국내 첫 도입이라는 부담을  무릎 쓰고 모토로라 디지털 무전기를 채택했다. 어떤 이유에서였을까요?


이 물음에 르네상스 호텔 측은 "모토로라 디지털 무전기가 요구사항을 훨씬 잘 충족하는데다, OPEX 부담히 월등히 적었기 때문"이라고 답했습니다. "디지털 무전기를 운영하려면 통신망을 연결하기 위해 서버나 중계기를 구축하는 것이 부담이 아닐 수 없다. 개인용 휴대전화로 사용할 수 없는데도 불구하고 가격도 만만치 않다. 하지만, 직접 운용하는데 있어 업무의 프로세스나 요구사항을 훨씬 다양하게 충족하는 것이 장점이다“는 것이 지문양 시설담당 이사의 얘기입니다.


반면, 블랙베리는 개인용 휴대전화와 업무용 통신 단말을 한대의 기기에 통합한다는 이점은 있지만, 원래 목적하는 바대로 업무 프로세스를 혁신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고 합니다. 또한 통신료, 단말 교체비, 단말 내구성 등 사용하면 할수록 OPEX가 많이 든다는 단점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는군요. 블랙베리는 입력 버튼이 복잡하고 UI가 업무에 최적화되어 있지 않은데 반해, 무전기는 별도의 사용 교육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는 대목이었습니다.


고객 요청 15분 안에 해결! 관리자에게는 자동 리포팅도

모토로라 디지털 무전기와 게스트웨어 솔루션을 도입한 뒤 르네상스 호텔은 모든 고객 요청이 중앙 통제센터에 통합되어 근무자에게 일괄적으로 전달되고, 근무자가 일을 처리한 뒤 무전기의 버튼 한번만 누르면 작업 종료 사실이 통제센터로 취합됩니다.


업무 프로세스의 혁신은 어떤 고객불만이 많은지, 어떤 문제가 많이 발생하는지, 고객의 개별 요청이 몇 분 안에 처리됐는지, 평균 처리 시간은 어느 정도인지 하는 점들을 알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서비스'가 절대 가치인 호텔의 입장에서는 '고객 만족'을 향상시키기 위해 어떤 점을 개선해야 하는지 명확히 파악할 수 있게 된 것이죠.


이 뿐만이 아니다. 관리자들에게는 각자 맡은 분야의 업무 처리 현황과 관련된 리포트가 매일 아침 7시 자동으로 전송됩니다. 어제는 전기 관련 요청이 몇 건이었고 그 중에서도 객실 중앙 조명 관련된 것이 몇 건이었다... 하는 식의 구체적인 보고서입니다. 각 작업의 처리 시간과 평균 처리 시간도 보고서에서 알 수 있습니다. 최영숙 전산실장은 "고객의 요청이 접수되어 작업자에게 전달하면 15분 안에 해결하는 것이 목표다. 이 목표를 달성하는데 있어 디지털 무전기와 게스트웨어 솔루션이 절대적인 역할을 한다"고 만족감을 나타냈습니다.


현재 르네상스 호텔은 모토로라 디지털 무전기 기반의 게스트웨어를 시설관리와 객실관리 파트에서 쓰고 있는데, 내부적으로 안정화를 시키고 나면, 호텔 내  익숙해지면 연회, 보안 등 호텔 전 업무로 확대할 계획입니다.


비용에 앞서 고민해야 될 가치는 무엇인가?

최근 르네상스 호텔에는 디지털 무전 시스템 및 업무 통합 환경과 관련해 국내 메리어트 계열 호텔들의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고 합니. 이미 블랙베리+게스트웨어 환경을 도입했던 호텔들은 업무 효율성을 높이고 OPEX를 줄이려는 목적에서, 새로 도입할 호텔들은 이런 이중 투자의 오류를 범하지 않기 위해 르네상스 호텔을 벤치마킹하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나라를 넘어 아시아에서도 최초의 사례이기에, 아시아 전역의 메리어트 계열 호텔들이 르네상스 호텔을 주목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겉으로 드러나는 호텔의 이미지는 편리함, 고급스러움 같은 단어로 대변된다. 하지만 그 편리함의 이면에는 수많은 호텔리어들의 헌신적인 노력이 숨어 있고, 고급스러움의 이면에는 어느 기업이나 그러하듯 비용을 가장 합리적으로 투입해 최고의 효과를 이끌어내려는 고민이 존재합니다.


르네상스 호텔은 기업이라면 누구나 망설일만한 선택을 했습니다. 국내는 물론 아시아의 모든 계열사 가운에서도 최초의 선택. 그리고 높은 초기 비용. 하지만, '업무프로세스 혁신, 고객만족 향상'이라는 목표를 위해 리스크를 두려워하지 않고 최선의 대안을 선택한 과감한 결정은 르네상스 호텔의 고객 서비스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려 주었습니다.


기존의 업무 체계가 가진 문제점을 개선할 새로운 솔루션과 개선된 업무체계를 가장 잘 반영할 수 있는 단말의 도입. 르네상스 호텔의 사례는 국내 호텔 업계를 넘어 '현장 업무의 통합과 혁신'이라는 과제를 고민하고 있는 모든 기업들이 '비용에 앞서 고민해야 될 가치는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만드는 의미 있는 실험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김재철 기자>mykoreaone@bi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