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중심] 플래시 저장 솔루션 선두기업인 샌디스크(SanDisk)가 PC용 SSD의 가치를 새로운 차원으로 끌어올리는 혁신에 성공했습니다. 샌디스크는 27일, ‘X400 SSD’를 발표했는데, 현재까지 시장에 출시된 제품 가운데 가장 얇은 두께에 소비자용을 넘어 엔트리 레벨의 서버 요구사항까지 만족시킬 수 있는 성능과 안정성을 구현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샌디스크 X400은 세계 최초로 단면 1TB SATA M.2 폼팩터로 만들어져 두께가 1.5mm에 불과합니다. 부팅 및 애플리케이션 실행 속도를 크게 개선하고, 긴 배터리 수명을 보장하도록 제작돼 PC 사용자들의 SSD 요구사항을 충실히 반영한 것으로 보입니다(2015년 말 소비자 설문조사에서 PC 사용자 70% 이상이 ‘부팅 속도’와 ‘배터리 수명’을 가장 중요하다고 응답). 용량은 128GB부터 1TB까지 다양한 모델이 제공됩니다.
TLC는 보급형?...쓰기속도·내구성 획기적 개선
2세대 TLC 공정을 적용해 기존 X300 보다 낮은 전력을 소비하도록 설계된 X400에서 눈길을 끄는 점은 쓰기 속도의 개선과 안정성입니다. TLC(Triple Level Cell) 타입의 SSD는 MLC(Multi Level Cell) 타입에 비해 많은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지만, 성능(특히 쓰기 성능)과 안정성, 수명 등이 떨어지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 때문에 MLC는 고급형, TLC는 보급형으로 인식되는 것이 일반적이죠.
샌디스크 X400은 이 같은 TLC의 단점을 극복함으로써 TLC 낸드플래시의 성능을 고급형으로 격상시켰습니다. 먼저 쓰기 속도 개선을 위해 자체 기술인 nCache 2.0 기술을 도입했는데, 순차쓰기 성능이 기존 제품 대비 60%나 개선돼 MLC 제품과의 성능 차이를 거의 느끼지 못할 정도로 쓰기 속도가 빨라졌습니다. 랜덤 읽기에서 QD32 기준으로 95,000 IOPS를 기록했는데, 경쟁사 MLC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라는군요.
또, DataGuard 기술을 적용해 SSD에 오류가 발생해도 데이터가 보호되도록 했으며, 수명 역시 하루 20GB 쓰기 작업을 한다고 가정했을 때 128GB 모델은 10년, 1TB 모델은 45년을 보장할 정도로 내구성이 높습니다. 기존 X300과 비교해 전력을 30% 이상 적게 소모하는 점도 빼놓을 수 없는 부분입니다. 샌디스크 클라이언트 스토리지솔루션 총괄 타룬 룸바 부사장은 “소비자들은 보다 더 빠른 작동과 최소의 끊김 현상을 늘 원한다. 샌디스크의 X400 SSD는 소비자들에게 지금껏 경험하지 못했던 고도의 신뢰성과 유연성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샌디스크는 X400의 이같은 혁신이 PC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한단계 높여줄 것으로 자신하고 있습니다. 현존하는 최고 성능과 안정성으로 무장한 X400을 경쟁사들의 기존 제품과 유사한 가격에 공급하겠다는 것이 샌디스크코리아의 계획인데, 차세대 울트라노트북을 준비하고 있는 PC 제조사들에게 매력적인 선택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고급 사양의 노트북을 원하는 일반 사용자뿐만 아니라, 이동성과 내구성을 중요하게 고려하는 기업 사용자들에게 새로운 대안을 제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엔트리 레벨 서버시장도 공략
샌디스크코리아는 X400을 소비자용 PC 시장에만 국한시키지 않고, 기업용 서버 등 다양한 시장을 공략할 계획입니다. 상위모델인 1TB 제품은 엔트리 레벨 x86 서버 시장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것이 샌디스크의 자신감입니다. “저렴한 가격에 뛰어난 성능과 내구성을 갖춰 엔트리 레벨 서버 제조사들에게 충분히 어필할 수 있다”는 것이 한국지사의 설명인데요, 매일 40GB 사용 시 22년, 80GB 사용 시 11년이 보장되는 1TB 모델의 수명은 보급형 서버에서도 만족할만한 조건이라고 생각됩니다.
엔트리 서버 시장 외에도 샌디스크코리아는 POS, CCTV, 디지털 사이니지, 네트워크 장치, 사물인터넷(IoT) 등 다양한 분야에서 X400을 공급한다는 방침을 세웠습니다. 128GB부터 1TB까지 다양한 용량의 제품이 공급되기에 “각 분야에서 신뢰도 높은 고사양 모델을 출시하고자 하는 제조사들에게는 최적의 대안을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 샌디스크의 설명입니다. 샌디스크는 국내 POS용 SSD 시장에서 90%가 넘는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기도 합니다.
샌디스크코리아 채널비즈니스 담당 조승보 상무는 “SSD 분야의 경쟁사 대부분이 웨이퍼를 사서 조립해 판매하고 있는 반면, 샌디스크는 27년간 축적된 낸드 제조기술을 바탕으로 낸드를 생산하고 패키징까지의 전 공정을 직접 하고 있다”면서, “이런 조건을 갖췄기에 양질의 SSD 제품을 경쟁력 있는 가격에 공급할 수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X400의 경우, 500개가 넘는 OEM 레벨 테스트 등 강도 높은 신뢰성 테스트를 거쳤다는 것이 조승보 상무의 설명입니다. 5000개가 넘는 특허 포트폴리오를 보유한 샌디스크는 연간 9억달러 이상을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소비자용 SSD 국내 2위 안착, 연간 공급량 2배로 증가
한편, 샌디스크는 2015년 국내 OEM SSD 시장에서 확실한 2위 자리를 확보했습니다(1위는 삼성전자). 2014년 3분기 매출에서 처음 2위에 등극한 이래, 꾸준히 분기 매출 2위를 유지한 결과 2015년에는 2위 자리에 완전히 안착한 것이죠. 2014년 대비 2015년 매출이 30% 가까이 늘어났는데, 2014년 4분기 5만개에 조금 못 미쳤던 공급량이 2015년 4분기에 9만8000개에 육박할 정도로 급격한 성장을 이루어냈습니다.
전세계적으로 샌디스크가 OEM SSD 시장에서 2위 자리에 오른 것은 우리나라가 유일하다는 것이 한국지사의 설명인데, 조승보 상무는 이 같은 성장의 동력으로 ‘파트너십’과 ‘기술력’을 꼽았습니다.
조승보 상무는 “샌디스크코리아의 빠른 성장은 훌륭한 파트너들을 만난 덕분이다”면서, “한국지사는 파트너들에게 충분한 수익을 보장하고, 파트너들이 영업기회 발굴에 쏟은 노력을 철저히 지켜주기만 했을 뿐이다”고 파트너들에게 공을 돌렸습니다. 또 “SSD 생산의 전 공정을 보유한 본사의 기술력과 투자가 제품의 성능과 안정성, 시장 요구에 맞는 최적화, 가격, 타임투마켓 등 여러 측면에서 조립 업체들과 분명한 격차가 있다”고 기술력의 차이를 강조했습니다.
샌디스크는 미국, 이스라엘, 한국 등 전세계 3개 지역에 R&D센터를 운영 중인데, 기술적으로 큰 혁신을 이루어낸 X400은 한국 R&D센터에서 개발됐다는 점에서 더욱 의의가 큽니다. 보급형으로 여겨졌던 TLC 기반 SSD의 성능을 MLC급으로 끌어올리고, 데이터 안정성과 내구성을 기업용 엔트리 서버 수준까지 향상시킨 X400이 SSD 시장에서 게임의 룰을 바꿔놓는 바로미터가 될 수 있을까요? 이 새로운 SSD에 시장이 어떤 반응을 보일 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김재철 기자>mykoreaone@bi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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