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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우드컴퓨팅/가상화

태블릿의 유혹…가상 컴퓨팅(virtual computing)

【사람중심】 가상화(假像化, virtualization) 기술은 이미 3~4년 전부터 IT 업계, 아니 우리 사회 전반에서 중요한 주제가 되고 있습니다.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물리적인 하나의 IT 자원을 논리적인 여러 개의 자원으로 나눠 쓸 수 있다는 것은 분명 매력이 넘치는 장점입니다. IT 도입 비용을 줄일 수 있고, 물리적인 장비의 수가 줄어드니 설치 공간이나 전기 사용도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전 지구적 과제인 ‘녹색경영’과도 딱 맞아떨어지죠.

그런데 서버나 스토리지 가상화는 기업들이 고민도 많이 하고, 이미 실행되고 있는 사례도 적지 않지만, 데스크톱 가상화는 아직까지는 미지의 분야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LG CNS가 거의 유일한 사례라고 해도 과장이 아닐 것입니다.

데스크톱 가상화는 말 그대로, 직원의 PC를 기업의 서버에 놓고 쓰는 방식입니다. 서버에 개개인의 PC 영역(가상 데스크톱)이 설정돼 있고, 애플리케이션도 모두 서버 내 가상 데스크톱에 설치됩니다.

이 방식은 서버나, 스토리지가 많이 필요하기 때문에 비용 부담이 있습니다. 또, 개별 PC를 일일이 관리하지 않기 위해서는 그룹이나 팀별로 가상 데스크톱 환경을 표준화한다거나, 애플리케이션 설치 및 업데이트를 일괄 처리할 수 있는 등의 어려운 기술들도 요구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데스크톱 가상화가 주목받는 이유는 ‘정보’가 기업의 경쟁력과 영속을 좌우하는 시대에 ‘정보 관리’에 탁월한 장점을 제공하기 때문입니다. 모든 정보가 서버에 있고, 작업도 모두 서버에서 이뤄지므로 정보 유출 및 유실, 바이러스 감염과 같은 위험을 철저하게 예방할 수 있는 것이죠(정보 관리의 중요성이야 굳이 더 설명하지 않겠습니다).

이 같은 데스크톱 가상화에서는 어느 단말이나 사용할 수 있지만, 최근 들어서는 씬 클라이언트(Thin Client)가 가장 많이 검토됩니다. 배터리 이용 시간이 길고, 하드디스크가 없다 보니 가격도 저렴한 것이 그 이유입니다. 하지만, 사용자 단말에 애플리케이션이 설치되지 않다 보니, 어떤 경우에라도 반드시 회사 서버에 접속해야 된다는 것이 불편한 점입니다.

그런데 아이패드 계열의 태블릿 제품이 데스크톱 가상화 환경의 사용자 단말로 유용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됩니다. 가격도 씬 클라이언트와 거의 차이가 없는데다가, 수십GB 정도의 저장공간도 있고, 어지간한 애플리케이션들은 다 설치해서 쓸 수 있습니다. 여기에 씬 클라이언트 못지않은 사용시간에, 무게는 훨씬 가볍습니다.

굳이 부족한 점을 꼽으라면 물리적인 키보드가 없다는 점인데, 사실 외근을 하면서 다량의 텍스트 입력 작업을 하는 경우란 매우 드문 상황입니다. 대부분 e-메일 확인이나, 메신저 사용, 회사 서버의 정보 확인 등에 주로 이용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사무실에 이미 데스크톱이나 노트북이 있는 상황에서 굳이 개인 단말을 태블릿으로 바꿀 필요는 없을 것이고, 외근이 잦은 직원이나 사내에서라도 다른 팀과 회의가 많은 인력들에게 우선 지급하면 효과를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장기적으로는 PC를 교체할 시점이 되었을 때 태블릿을 지급하면서, 무선으로 연결할 수 있는 키보드를 같이 공급해도 나쁘진 않겠다는 생각입니다.

그런데, 저에게는 키보드가 없는 아이패드류의 태블릿이 그림의 떡입니다. PC를 켜놓았을 때 하는 작업의 대부분이 문서 작성이니까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트북을 <태블릿+무선 키보드>로 과감히 바꿔볼까...’ 하는 유혹을 떨쳐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어쨌든, 벌써 3년 째 가상 PC를 이용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태블릿PC는 여러모로 가상화 시대 개인 단말로 좋은 대안이 될 것이라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되는군요.

얼마 전 시스코시스템즈(www.cisco.com)는 최초의 안드로이드 기반 태블릿 ‘시어스(Cius)’를 내놓으면서, 기업용인 이 제품의 가장 큰 장점으로 ‘협업을 지원하는 점’과 ‘가상화 환경의 단말로 유용한 점’을 강조한 바 있습니다. 기업용 태블릿 시장에서 경쟁이 일어난다면, 태블릿PC는 점점 더 가상화에 안성맞춤인 단말로 발전해 나갈 것으로 기대됩니다.
(관련기사 - 흥미진진興味津津 태블릿 시장)

<사람중심 김재철>mykoreaone@bi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