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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워크/모바일 워크(FMC)

모바일 엔터프라이즈 = '혁신기업'?

【사람중심】 애플 아이폰의 국내 출시와 국내외 스마트폰 공급업체들의 추격으로 ‘모바일’이 우리 사회를 관통하는 가장 중요한 얘기 꺼리가 되고 있는 가운데, 기업 시장에서도 ‘모바일 엔터프라이즈’가 화두로 부상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최근 국내 대기업들의 대규모 스마트폰 도입 계획이 속속 들려오고 있는데, 이 가운데 일부 기업들은 전 계열사에 스마트폰을 대량 보급해 업무의 상당 부분을 모바일로 처리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단순히 유행으로서의 스마트폰 지급이 아니라, 업무 혁신의 관점에서 모바일화, 즉  엔터프라이즈 모빌리티 서비스(Enterprise Mobility Service)에 도전하고 있는 것이다.

‘모바일 엔터프라이즈’는 2007년 국내에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블랙잭(SCH-M620(SKT), SPH-M6200(KT))’이 출시된 것을 계기로 WiFi 업계가 FMC(Fixed Mobile Convergence)의 필요성을 주장하면서 국내 시장에 소개됐다.

당시의 FMC는 사무실의 유선전화를 무선VoIP로 바꾸어 휴대전화에 결합함으로써 통신비를 절감하고, 직원들이 책상 앞에 앉아 있지 않더라도 동료직원 및 파트너, 고객과 원활히 통신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그러던 것이 2008년 하반기에 들어서면서 부터는 단순한 유무선 전화 통합을 넘어, 그룹웨어와 UC(통합 커뮤니케이션) 같은 업무용 애플리케이션이 결합된 모바일 엔터프라이즈가 고민되기 시작했다. 단순히 FMC를 시도하는 것이 아니라, FMC를 어떻게 업무에 적용할 것인지에 눈을 돌리기 시작한 것이다.

지난해 삼성증권이 국내 최초로 FMC 기반의 모바일 업무 환경을 도입했고, 올해 초에는 기상청이 두 번째 레퍼런스 사이트로 이름을 올렸다. 삼성증권 사례는 시스템의 안정성 및 보안에 민감한 금융 기업이 WiFi를 전면 수용했다는 점에서, 기상청 사례는 공공기관이 틀에 박힌 업무 방식을 혁신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기상청은 연말까지 책상 위의 전화기를 모두 걷어낸다는 계획이다.

이처럼 국내 대표 기업 및 중앙 부처가 FMC를 도입했음에도 이는 아주 특별한 경우로 인식됐고, 모바일 엔터프라이즈는 여전히 기업 및 공공 시장에서 접근하기 어려운 과제로 받아들여졌다. 실제로 통신사나 WiFi 업계에 쏟아지는 문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남에도 불구하고, 정작 FMC를 제대로 도입하는 기업이 없었다는 점이 이를 반증한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대기업들이 단순히 ‘스마트폰에도 인터넷전화가 접목됐느냐?’에 경도되지 않고, 책상 위에 놓인 PC에 하던 업무를 스마트폰으로 넘기는 것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우선 지난 3월 23일 기상의 날에 1차 오픈을 한 기상청 FMC 시스템은 구성원 조회와 메신저 같은 UC 애플리케이션을 접목한 것을 비롯해 모바일용 데이터 관리 솔루션도 적용됐다. 앞으로 그룹웨어도 FMC 시스템에 연동하게 된다.

포스코의 움직임도 꾸준히 주목을 받고 있다. 포스코는 이미 팀장급 이상에게 블랙베리 단말기를 지급해 그룹웨어를 비롯해 기타 업무 관련 시스템을 연동한 상태다. 포스코는 6월 안에 책상 위 전화기를 없앤다는 계획인데, 모바일 업무 도입과 관련해 변화관리를 매우 잘 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코오롱 그룹은 지난 4월, 국내 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전 계열사에 FMC를 도입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코오롱은 전 그룹사를 연결하는 FMC를 비롯해, UC 인프라인 IP텔레포니 시스템을 구축하고, 여기에 UC를 적용하는 것까지 일체의 사업을 올해 안에 마무리해 전 계열사에서 동시에 FMC 서비스를 오픈할 예정이다.

SK 그룹도 그룹 차원에서 모바일 오피스 도입을 추진 중이다. SK 그룹은 8월 중순 그룹 모바일 오피스를 공식 개통한다는 계획이다.


이처럼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속속 모바일 엔터프라이즈에 도전하고 있는 가운데, 공공기관들의 FMC 도입도 본격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기상청이 지난해 말 FMC 도입 계획을 발표한 이후, 수많은 공공기관들이 FMC 도입을 검토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하반기에 움직임이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공공기관들은 내부적으로 업무 효율성도 높이면서, FMC를 위해 도입한 무선네트워크가 주민 서비스에도 이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이 높다고 한다.

이번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에 나온 후보자들 가운데 상당수가 무선인터넷 환경을 마련하겠다는 공략을 내걸었고, 중앙 부거처들은 경쟁적으로 스마트폰 어플을 개발하는 등 모바일 워크에 대한 공공기관의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상황이다.

‘언제 어디서나 회사의 업무 시스템과 정보에 접속해 원하는 일을 처리할 수 있는’ 모바일 엔터프라이즈. 기업이 일하는 방식에서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받고 있는 지금, ‘모바일 엔터프라이즈’가 혁신기업을 평가하는 새로운 기준이 될 날이 속속 다가오고 있다.

<사람중심 김재철>mykoreaone@bi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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