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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트워크&통신/통신 서비스

통신3사 ‘조인’ 성공의 의문부호는?

【사람중심】 통신 3사가 오늘부터 무료 메시징 서비스 ‘조인(joyn)’을 시작합니다. 카카오톡으로 대변되는 모바일 메신저 앱의 공세에 2년 가까이 무방비 상태로 지내다 출시한 서비스여서 기대감이 높습니다.


문자 메시지와 채팅을 통합했다거나, 실시간 영상 공유, 위치 공유 등의 기능이 눈에 뜨입니다. 앱을 실행시키지 않고 주소록의 이름만 클릭하면 곧바로 채팅을 할 수 있고, 앞으로 출시되는 휴대전화에는 기본 내장된다는 점도 ‘조인’이 카카오톡 같은 모바일 메신저 앱 보다 유리한 부분입니다. 


통신사들은 ‘조인’이 기존 모바일 메신저 앱의 한계를 극복한 새로운 메시징 서비스라는 점을 내세워 성공을 자신하고 있습니다. 이동통신 시장에서 통신 3사가 갖고 있는 절대권력을 생각해 보면 그럴 것도 같습니다. 하지만,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습니다. 




사실상 유료서비스…데이터요금 폭탄 우려?  무엇보다도 이 서비스가 사실상 유료라는 점이 발목을 잡을 것으로 보입니다. ‘공짜’ 서비스를 표방하고 있지만, 파일 공유 기능을 이용하면 정액제 데이터 제공량이 차감됩니다. 기존 데이터 통화료와 동일한 과금이 적용되는 것이죠. 실시간 영상 공유 기능을 이용하면 영상통화와 같은 과금이 적용됩니다. 무료 서비스라고 무턱대고 쓰면 요금폭탄을 맞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모바일 메신저 앱에서 제공되지 않는 기능들이기는 하지만, 돈을 내야 한다면 즐겨 쓰게 될지 의문입니다.


42억 vs. 2억…대역전 가능성은?  기존 모바일 메신저 앱에 길들여진 이용자들을 끌어오기도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카톡의 경우, 하루에 한번이라도 메시지를 보내는 사람이 2700만명입니다. 국내 이용자만 2500만명을 넘어섰습니다. 하루 메시지 전송량은 42억건인데, 통신 3사의 SMS/MMS는 불과 2억건대입니다. 이 구도를 단기간에 뒤집을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조인’의 성공을 좌지우지할 만한 대목입니다.


‘기능’이 아닌, ‘서비스’로의 접근?  ‘조인’의 성공에 의문이 생기는 가장 큰 이유는 기존의 모바일 메신저 앱이 단순한 앱을 넘어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는 트렌드에 대비책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최근 카카오톡은 게임과 소셜네트워킹, B2C 서비스를 위한 플랫폼으로 ‘플랫폼 다각화’를 꾀하고 있습니다. 다른 메신저 앱들도 이 같은 추세를 뒤따르는 분위기입니다. 이미 새로운 단계로 한걸음 나아간 것이죠. 이 같은 움직임은 통신사들이 ‘조인’을 준비하면서 미리 예상 못한 것일 가능성이 큽니다.
모바일 메신저는 기능이 아니라, 서비스라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는 지적도 주의를 기울여야 될 부분이 아닌가 합니다. 단적인 예로, UI가 너무 조악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데, 서비스 측면에서 접근하려는 마인드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과 무관하지 않을 듯 보입니다.


출처 - 김군의 생각하는 노리터 http://blue2310.tistory.com/2005?srchid=IIMMDERY400


국내 문자 메시지 시장의 규모는 연간 1조 5000억원 정도라고 합니다. ‘조인’은 이 매출을 포기하겠다는 선언입니다. 문자 메시지 시장을 무료 모바일 메신저 앱에 빼앗긴 것이 통신사 입장에서 얼마나 심각한 일인지를 잘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한 통신사 관계자는 “카카오톡이 게임, SNS 등에서 대성공을 거두고 있다. 무료 모바일 메신저 앱에 빼앗긴 가입자들을 돌려세워야 이동통신에서 새로운 서비스를 모색할 수 있고, 수익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얼마 전 서울의 모 대학에서 진행된 특강에서 카카오 이석우 공동대표를 만나 ‘조인’이 위협이 되지 않겠느냐고 물은 적이 있습니다. 이에 이석우 대표는 “통신사는 접근 전략이 다른 것 같다. 그들은 모바일 메신저를 서비스로 보지 않고, 기능으로 보는 경향이 강하다. RCS 서비스가 성공하려면 이 부분을 극복해야 될 것이다”는 의견을 피력했습니다.


출처 - 중앙일보


SMS나 MMS는 휴대전화의 전통적인 기능이었지만, 카카오톡이나 라인을 기능으로 받아들이는 이용자는 거의 없을 것입니다. ‘소통’의 새로운 세계를 경험하게 해준 서비스이지요. 따라서, ‘조인’을 제공하는데 있어서도 “우리가 여러 가지 메시징 기능 제공하잖아!”가 아니라, ‘소비자들이 어떤 서비스를 원하는 거지?’하고 접근하려는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서비스’나 ‘콘텐츠’ 마인드가 부족한 우리나라 통신사들이 과연 이 같은 움직임을 발빠르게 쫓아갈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조인’은 새로운 메시징 서비스가 아니라, 통신사들의 환골탈태 여부를 가늠할 분수령인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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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철 기자>mykoreaone@bi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