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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트워크&통신/전략과 정책

"오픈플로 SDN, 이미 성공진행형"

[사람중심] 소프트웨어로 정의하는 네트워크(SDN)가 네트워크 분야의 최대 관심사가 되고 있습니다. 특정 벤더에 종속되지 않으면서도 유연한 확장성을 제공하고, 기업이 직접 콘롤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갖게 된다는 장점 때문입니다.


SDN을 구현하는 방식 중 하나로 가장 많은 기업들이 지지하고 방식이 공개 표준인 오픈 플로(Opne Flow) 프로토콜을 이용하는 것인데, 전세게 90여 기업, 대학, 연구소와 IT 업체들이 참여한 ONF(The Opne Networking Foundation)는 사실상 오픈 플로 진영의 헤드쿼터라고 할 수 있습니다.


2월 20일 태국 푸켓에서 개최된 '넷이벤츠 아시아태평양 2013' 행사에서 ONF 창립자인 릭 바우어 기술 부문 상무이사는 "이미 많은 기업들이 SDN으로 그들의 네트워크를 혁신하고 있으며, 아태 지역 기업들도 SDN 마이그레이션에 적극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릭 바우어 상무이사는 이번 행사 기조연설에서 클라우드 서비스와 캐리어 네트워크의 확장, 강력한 성능과 자동화 등을 지원하지 않는 전통적인 네트워크의 한계를, 데이터 전송부와 서비스 제어부를 분리하는 SDN 방식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더 비용 효율적이고, 확장성이 뛰어나며, 유연한 네트워크는 사용자들이 오랫동안 갈망하던 것이었다. 그런데 정작 이런 고민을 충족시켜줄 SDN이 등장하자 모든 IT 운영자들이 고민에 빠져 있다"면서, "기업들이 망설이지 말고 SDN 마이그레이션 전략을 수립해 SDN 네트워크의 혜택을 받아들일 준비를 해야 한다"고 역설하더군요.


기업이 네트워크를 업그레이드하거나 변경할 때 중앙의 백본 스위치에 맞게 모든 네트워크 구성요소를 변경해야 되는 일이 벌어집니다. 그런데 이런 작업은 기업들에게 엄청나게 많은 노력과 시간, 비용의 투입을 요구하기 때문에, 기업들로서는 기존에 사용하던 네트워크를 갈아치우는 모험에 나서기가 힘듭니다. 대규모 네트워크를 한번 구축하면 특정 공급업에에 종속될 수밖에 없는 것이죠.


SDN은 이런 문제를 해결해 줄 좋은 대안이지만, 오픈 플로 기반 SDN과 관련해서는 '지원하는 애플리케이션이 한정되어 있고, 대학이나 연구기관 등 몇몇 영역에서만 유용할 뿐이다'는 비판적인 시각이 적지 않습니다. 그는 이런 의문점에 두 가지 사례를 들어 반박했습니다.


첫번째는 MIT의 사례였습니다. MIT는 학생 수가 2만 5000명이나 되는데 여러 건물의 산재된 이 학생들이 네트워크에 접속해서 하는 일도 제각각입니다. 단순 인터넷 접속이 있는가 하면, 유튜브 시청을 하는 학생이 있고, VOD를 스트리밍하기도 합니다. SNS도 학생들이 많이 쓰는 대표적인 애플리케이션입니다. 그런데 이런 목적의 트래픽이 전체 네트워크 트래픽의 약 90%나 되다 보니, 정작 수업/연구 목적으로 오라클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하고자 할 때는 접속의 안정성이 보장되지 않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바우어 상무이사는 "MIT 공대는 오픈 플로 기반의 SDN을 구축하고, QoS SW를 적용해 수업/연구 목적의 접속은 최우선으로 트래픽을 보장하도록 함으로써 이런 문제를 해결했다. 사실상 모든 대학이 이런 문제를 안고 있는데, SDN이 가장 좋은 대안이다"고 말했습니다.기존의 네트워크 구조에서 QoS가 지원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복잡한 네트워크의 단계마다 각각 QoS 정책을 설정하고, 관리하는 것은 매우 어렵기 때문에 실제로 현장에서 다양한 그룹이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할 때 접속 성능에 문제가 생긴다는 것이 그의 설명입니다.


바우어 상무이사가 소개한 또 하나의 사례는 골드만삭스입니다. 그는 "SDN은 금융권 같은 미션크리티컬한 업무 영역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시각이 있는데, 골드만삭스는 회사의 모든 금융 관련 업무를 오픈 플로 기반의 SDN 위에서 처리한다"면서, "이것은 오픈 플로 기반 SDN이 어떤 영역에서도 가치가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고 말했습니다.


바우어 상무이사는 기조연설에서 SDN의 가장 일반적인 네 가지 애플리케이션으로 ▲모바일 엣지 라우팅 ▲클라우드 서비스 마이그레션 ▲서비스 모니터링 개선 ▲콘텐츠 딜리버리 서비스를 위한 트래픽 제어를 꼽았습니다. 또, 기업들이 SDN으로 마이그레이션하는 방법도 제안했습니다. 


그가 제안하는 방법은 "벤더에게 프로그래밍 가능한 개방형 표준 제품을 요구해야 하며, 회사가 원하는 특별한 업무를 찾기 위해 끊임없이 실험을 해야 하며, 다른 사용자들과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그들의 경험을 습득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특정 벤더에 종속되지 않으려는 의지가 있어야 되고, 업무에 최적화된 네트워크를 만들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망설여서는 안 된다는 얘기죠.


ONF는 SDN이 '데이터 쓰나미'의 시대에 대응할 수 있는 유일한 네트워크 방식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모바일 컴퓨팅, 클라우드 컴퓨팅, 온디맨드 서비스는 네트워크 운영을 더욱 힘들게 하고, 데이터 트래픽은 폭발적으로 증가하게 만든다. 이러한 환경을 유연하게 지원하는 것은 비용효율적이지 못하고, 온디맨드 요구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없으며, 가상화를 위한 네트워크 디자인을 지원하지 않는 기존의 네트워크 구조에서는 어려운 일이다"면서, "SDN은 사용자들이 갈망하던 네트워크를 구현시켜 줄 해답이 될 것이다"고 강조했습니다.


릭 바우어 상무이사는 "ONF는 SDN에 대해 진정한 표준 접근 방식을 제공하고 있다. 우리는 늘 SDN의 발전과 관련해 많은 기업들과 토론하기를 희망한다"면서, "한국의 대기업들과 통신사들도 ONF에 참가해 SDN의 발전 방안을 함께 논의하게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ONF는 지난 2011년 도이치텔레콤, 페이스북,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버라이존, 야후가 자신들의 네트워크와 관련된 고민을 해결해 보고자 처음 만든 비영리단체입니다. 90여 회원사 가운데 아직 국내 기업은 없는 상황입니다.


<김재철 기자>mykoreaone@bi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