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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트워크&통신/전략과 정책

VM웨어의 네트워크 가상화...“파트너는 주니퍼”

[사람중심] 가상화를 넘어 '소프트웨어 정의 네트워크(SDN)’와 '소프트웨어 정의 데이터센터(SDDC)’로 IT 환경의 변화를 주도하고 있는 VM웨어가 주니퍼네트웍스와 손잡고 네트워크 가상화 시장을 본격 공략합니다. 두 기업의 전략적 연대가 데이터네트워킹 시장의 절대강자인 시스코시스템즈의 독주에 어떤 견제장치가 될 수 있을지가 관심거리가 아닐 수 없습니다.


VM웨어와 주니퍼는 4일 싱가포르 리츠칼튼 호텔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 애널리스트&미디어 이벤트’ 행사에서 아시아태평양 지역 기업들의 프라이빗 클라우드 가속화를 목표로 하는 공동 전략을 발표했습니다. 이번 발표는 지난해 부터 이어 온 기술 협력의 후속 조치로, 주니퍼 메타패브릭(MetaFabric) 아키텍처와 VM웨어의 NSX 네트워크 가상화 플랫폼을 통합한 솔루션의 공동 마케팅 및 영업에서 긴밀히 협력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개발·영업·마케팅 전 분야에서 긴밀한 연대


주니퍼와 VM웨어는 VM웨어의 네트워크 가상화 플랫폼을 물리적 네트워크에 연결하는 게이트웨이 장비를 공동으로 영업하게 되며, 이를 위해 아태 지역에서 공동 마케팅 및 영업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기술영업 교육도 공동으로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또, 메타패브릭 아키텍처와 NSX 플랫폼이 완벽하게 연동되고 있음을 고객들이 확인할 수 있는 POC(proof-of-concept, 개념검증) 연구실도 공개할 예정입니다.


주니퍼의 아태지역 시스템엔지니어링 담당 부사장 러셀 스킹슬리는 “VM웨어와 스마트 포워딩, 가시성과 관리, 공동 마케팅 및 영업 이 세 분야에서 협력한다”고 말했습니다. 네트워크 기술 측면에서는 가상 네트워크 인프라와 물리 네트워크 인프라가 잘 연결되도록 하고, 네트워크 관리  측면에서는 최고의 엔드-투-엔드 가시성과 분석 환경을 지원하며, 영업 측면에서는 공동의 마케팅/영업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이 그것입니다.


VM웨어의 ASEAN 전략비즈니스 개발 책임자인 매튜 하드맨은 “주니퍼는 우리 고객들이 네트워크 가상화를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하고, 가상화 네트워크로 빠르게 전환할 수 있는 기술을 제공하며, 애플리케이션 제공의 민첩성을 제공한다”면서, “가상화 네트워크를 제공하는 데 있어 비용효율성에서도 뛰어난 능력을 지녔다”고 평가했습니다.


물리-가상 네트워크 완벽히 연결, 일관된 가시성도 제공

VM웨어는 네트워크 가상화 분야에서 여러 네트워크 벤더들과 손을 잡고 있지만, 주니퍼와의 제휴는 그 의미가 남다르다고 하겠습니다. 주니퍼가 데이터 네트워크 분야에서 시스코를 추격하는 가장 강력한 경쟁자라는 점을 차치하더라도, VM웨어와의 협력에서 매우 의미 있는 성과들을 만들어냄으로써 VM웨어의 네트워크 가상화 및 SDN 전략에 큰 경쟁력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주니퍼는 현재 VM웨어의 NSX 네트워크 가상화 플랫폼과 물리적 네트워크를 연결하는 게이트웨이를 갖고 있습니다. 브로드컴 기반의 레이어2 게이트웨이와 NSX에 맞춤형으로 개발된 실리콘을 탑재한 레이어3 게이트웨이입니다. 특히 레이어3 게이트웨이는 유일하게 주니퍼만 갖고 있는 솔루션입니다. 


주니퍼는 VM웨어의 가상 네트워크를 여러 데이터센터로 매끄럽게 확장시켜주는 VX LAN 라우팅 기술도 개발했습니다. 주니퍼의 EX9200 및 MX 시리즈 라우터에서 제공되는 VX LAN 라우팅 기술은 VM웨어 SDDC(소프트웨어 정의 데이터센터)의 가상 네트워크를 모든 종류의 L3 LAN 및 WAN과 와이어 속도로 연결합니다.


또한, VM웨어의 브이센터(vCenter, 데이터센터 관리 솔루션)와 연결되는 주니퍼의 데이터센터 네크워킹 솔루션 '주노스 스페이스 네트워크 디렉터’는 브이센터 서버, 호스트, VM, 가상 스위치를 포함하는 전체 가상 네트워크를 발견하고, 관리하고, 모니터링할 수 있게 해줍니다. 가상 및 물리 네트워크 전 구간에서 일관된 정책 운영과 가시성을 보장해주는 것입니다. 이 밖에, 다른 NSX 파트너인 다른 네트워크 장비 회사들과 달리 매우 많은 네트워킹 경험을 가졌다는 점도 무시 못할 요소입니다.


시스코 견제할 네트워크 동맹의 등장?

시스코는 VM웨어와 네트워크 가상화 분야에서 긴밀히 협력하는 동맹관계였지만, VM웨어가 SDN 플랫폼 제공업체 니시라를 인수한 뒤로 관계가 많이 소원해졌다는 것이 시장의 평가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주니퍼가 VM웨어의 네트워크 가상화 플랫폼을 적극 지원하고 나선 것은 VM웨어에게도 중요한 기회가 될 것입니다. 


‘데이터센터의 컴퓨트 가상화 영역은 VM웨어가, 네트워크 영역은 시스코가’ 하는 식으로 역할이 정확히 이분화될 수 없는 상황에서 시스코와 VM웨어 간에 어느 정도의 알력 다툼이 벌어지는 것은 불가피한 시나리오일 것입니다. 하지만 SW 기반인 VM웨어의 가상 네트워크 환경을 물리적 네트워크 환경과 완벽하게 연결시키는 것에 초점을 맞춘 주니퍼의 전략은 완벽한 윈-윈 모델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각자의 영역을 결합함으로써 두 회사 모두 네트워크 분야에서 더 큰 역할을 할 수 있게 되니까 말입니다.


데이터 네트워크 분야 절대강자인 시스코가 ‘시스코 중심’의 생태계를 만들어 온 것과 달리, 주니퍼는 약 5년 전부터 자사가 보유한 네트워크 기술을 시장에 공개하면서 다른 분야의 IT기업들과 공동으로 생태계를 만들어가는 ‘뉴 네트워크’ 아키텍처를 주장해온 바 있습니다. 이러한 철학이 VM웨어와의 파트너십에도 녹아 있다고 생각됩니다('뉴 네트워크'에서 주니퍼는 네트워크 본래 영역은 주니퍼가 담당하지만, 데이터센터 내부 네트워킹이나, 단말 등 엔드유저 컴퓨팅 영역의 네트워크/보안은 파트너사들이 -주니퍼의 네트워크 기술을 차용해서- 직접 맡도록 하는 것으로 생태계 확장을 시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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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니퍼 하드웨어에 VM웨어의 프로토콜을

테크나비오(TechNavio)에 따르면, 전 세계 프라이빗 클라우드 서비스 시장은 2013년부터 2018년까지 연평균 22% 성장할 것으로 에상됩니다. 그러나 프라이빗 클라우드 구축이 상대적으로 더딘 아태 지역의 기업 CIO들은 가상 인프라 구축/관리와 함께 '네트워크 지연(latency)’을 가장 큰 난제로 꼽고 있습니다. 결국 가상 네트워크를 다른 물리 네트워크 및 여러 데이터센터와 와이어 속도로 연결하는 것은 아태 지역 기업이 클라우드 컴퓨팅 환경을 더 빨리 도입할 수 있게 만드는 핵심 열쇠이고, 여기에 VM웨어-주니퍼 제휴의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하겠습니다.


네트워크 환경이 급변하는 시대에 주니퍼의 목표는 ‘가상 네트워크와 물리 네트워크를 유연하게 통합하고, 충분한 가시성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VM웨어와의 강력한 연대는 주니퍼에게 큰 기회일 뿐 아니라, 이 같은 목표를 실현하는데 있어 반드시 갖춰야 할 핵심 요건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으로부터 1년 6개우러 전에 시작된 VM웨어와의 제휴에서 주니퍼가 가장 먼저 한 일은 ‘VM웨어의 핵심 프로토콜을 주니퍼의 하드웨어에 심는 것’이었다고 합니다. 두 회사의 연대가 과연 데이터센터 네트워크 환경의 오랜 고민을 해결해 줄 수 있을까요? 시스코가 아닌 또 다른 대안을 제시할 수 있을까요? 여러모로 귀추가 주목되는 파트너십이 아닐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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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철 기자>mykoreaone@bi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