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릭슨-브로케이드 제휴, 스위치 강자의 출현

【사람중심】 국내 스위치 시장에 새로운 강자가 출현했습니다.

LG-에릭슨과 브로케이드는 20일, 네트워크 솔루션 부문에서 사업 제휴를 맺는다고 발표했습니다. 브로케이드는 자사의 네트워크 장비를 OEM(주문자 상표 부착) 방식으로 공급하며, LG-에릭슨 브랜드(iPECS:아이팩스)로 시장에 출시됩니다.

L2~L3 스위치는 IP네트워크에서 데이터 전송을 담당하는 필수 장비로, LG-에릭슨은 브로케이드의 데이터센터용 L3 스위치, 일반기업용 L3 스위치 등 고용량 백본 스위치부터 가입자 단의 L2~L3 스위치까지 모두 다섯 종의 데이터 네트워크 제품군을 국내 고객들에게 공급하게 됩니다.

브로케이드는 전세계 1,000개 주요 데이터센터 중 90% 이상에 자사의 제품을 공급하고 있는 기업으로, 특히 2009년 파운드리네트웍스를 인수하면서 스위치·라우터 제품군을 강화했습니다.

● ‘막강 영업력’과 ‘데이터센터 주도권’의 조합

LG-에릭슨은 이번 사업 제휴로 세계 시장에서 기술력이 입증된 브로케이드의 주요 L2~L3 스위치 제품군을 자사 브랜드로 출시하게 됨으로써 기존에 시트릭스로부터 공급받는 L4~L7 스위치까지 포함해 L2에서 L7에 이르는 빈틈없는 스위치 제품군을 갖추게 됐습니다.

양사의 제휴는 이미 연초부터 얘기되어 오던 것으로, 여타 스위치 벤더들이 촉각을 곤두세우는 뉴스였습니다. 가장 가격 경쟁이 치열한 스위치 시장에 또 하나의 브랜드가 추가된다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우선 LG-에릭슨은 국내 네트워크 시장에서 강력한 영업력을 가진 회사입니다. LG-노텔 시절 알카텔-루슨트의 WCDMA 및 노텔의 스위치·라우터 제품군을 공급해 높은 실적을 기록한 바 있습니다. 노텔의 L4~L7 스위치 사업을 라드웨어가 인수한 뒤로는 시트릭스와 손잡고 L4~L7 경쟁력을 이어 왔습니다.

브로케이드가 인수한 파운드리는 세계 시장에서 스위치·라우터 기술력이 시스코 못지않다고 인정받고 있는 브랜드입니다. 다만 가격이 높다는 점이 걸림돌이 되어 국내 시장에서는 크게 빛을 보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막강한 영업력을 가진 LG-에릭슨과 손을 잡은 만큼 확실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어바이어가 노텔의 데이터 사업부문을 인수한 뒤로 1년 간 계약은 유지하면서도 사실상 스위치 사업이 휴식기를 보냈던 LG-에릭슨은 “장비의 성능에서 인정을 받고 있기 때문에 자신있다”는 분위기입니다.

● 가격경쟁력 자신, 올해 국내 3위 목표

일부에서는 고가 정책에 변화가 있을지 의문을 나타내기도 합니다만, 과거와 다를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와 관련해 브로케이드 관계자는 “브로케이드는 OEM 비즈니스의 매력을 잘 알고 있고, 그것을 위해서 어떤 전략을 취해야 되는지 누구보다 많은 경험을 갖고 있다. 시장에서 상당한 경쟁력을 보일 수 있는 협의가 이루어질 것이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SAN 스위치 시장의 절대강자인 브로케이드는 SAN 매출의 거의 대부분을 OEM 비즈니스에서 만들어 온 기업입니다.

LG-에릭슨과 브로케이드는 단순히 장비만 OEM으로 주고받는 것이 아니라, 보다 긴밀한 협력을 해나간다는 방침을 세웠습니다. 가상화, 통합커뮤니케이션(UC), IPv6 기반 클라우드 서비스 등 네트워크 시장의 새로운 요구에 힘을 모아 대응해 나가겠다는 것입니다.

브로케이드의 뎁 듀타 아태 지역 부사장은 “이미 한국 시장 최강자의 입지를 차지하고 있는 LG-에릭슨은 변화하는 네트워크 시장에서 고객을 만족시킬 수 있는 최적의 파트너가 될 것”이라며, “이번 협력으로 양사는 빠르게 발전하는 네트워크 분야에서 보다 유연하고 강력한 제품을 한국에 공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LG-에릭슨 엔터프라이즈 사업부장 김성환 상무는 “브로케이드는 이미 세계 시장에서 LAN 솔루션 분야를 이끌고 있는 업체”라며, “브로케이드의 강점인 데이터 제품과 LG-에릭슨의 음성 기술 노하우 등 양사의 핵심 역량으로 시너지를 창출해 국내 시장을 계속 주도해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습니다.

LG-에릭슨은 약 5,000억 원대 이상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국내 L2~L3 스위치 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해 올해 안에 데이터 네트워크 시장 국내 3위 안에 들겠다는 공격적인 목표를 세웠습니다. 또 데이터와 음성 컨버젼스 솔루션 공급업체로서 국내외 시장을 선도해 나간다는 계획입니다.

막강한 영업력과 음성 솔루션 시장에서 국내 시장을 리드하고 있는 LG-에릭슨 그리고 데이터센터 네트워크 시장에서 부동의 경쟁력을 지닌 브로케이드. 이 두 강자의 공동전선이 국내 스위치 시장에 어떤 바람을 몰고 올 지 기대됩니다.

<김재철 기자>mykoreaone@bi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