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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우드컴퓨팅

“전략적 IT활용의 열쇠는 서버 가상화”

<인터뷰> 브라이언 왕 포레스터리서치 부사장

[사람중심] 포레스터리서치가 최근 우리나라의 가상화 및 클라우드 컴퓨팅 트렌드와 관련해 의미 있는 보고서를 내놓았습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 8개 나라의 기업·공공기관 IT 담당자 6,141 명이 참가한 이 조사는 지금껏 아태 지역에서 실시된 이 분야 최대 규모의 설문조사라고 합니다.

지난주 한국을 방문한 브라이언 왕 포레스터리서치 부사장 겸 중국지사장은 “한국은 클라우드 컴퓨팅 도입이 가장 느린 나라이지만, 클라우드 컴퓨팅을 가장 전략적인 과제로 받아들인다는 점에서 앞으로 시장이 크게 성장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밝혔습니다. 다음은 브라이언 왕 부사장과의 일문일답입니다.


- 한국의 클라우드 컴퓨팅 도입률이 가장 낮다고 하는데?

“한국 기업들은 24%만 클라우드 컴퓨팅을 도입했다고 대답해 8개 나라 가운데 중국 다음으로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8개 나라 평균이 32%인 것은 고려하면 매우 낮은 편이다. 한국은 공공기관의 클라우드 도입 비율이 매우 낮은 것으로 나왔다. 클라우드의 전제 조건이라고 할 수 있는 가상화 도입률도 62%로 하위권을 기록했는데, 1위인 호주의 91%와 비교하면 매우 큰 격차다.”


- 클라우드 컴퓨팅과 관련된 인식에서도 차이가 컸다고 들었다.

“한국의 중소기업은 57%만이 ‘클라우드 컴퓨팅이 비즈니스를 혁신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의 가용성에 제한이 있기 때문이기도 하고, 자국 솔루션을 고수하는 분위기가 강한 것도 이유라고 생각된다. 이 때문에 클라우드 기술을 평가하고, 도입 계획을 세우는데 더 많은 시간을 쓰고 있었다. 공공기관의 88%가 ‘클라우드 컴퓨팅을 도입하는 데 있어서 통신사가 더 큰 역할을 차지한다’고 답한 것도 이채롭다”


- 그 밖에 특이사항을 꼽는다면?

“한국 기업들이 가상화와 클라우드 컴퓨팅을 ‘비즈니스 전략’ 차원에서 고민한다는 점입니다. 이 부분에서는 한국의 응답자들이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응답자의 69%가 ‘클라우드 컴퓨팅에 높은 이해도를 갖고 있다’고 대답해 호주 다음으로 높은 수치를 기록한 것도 이 때문이라고 본다.

한국 기업은 데스크톱 가상화에 기대치가 매우 높은 것도 눈길을 끌었다. 응답자 중 88%가 ‘클라우드를 위한 방안으로 데스크톱 가상화를 고려하고 있다’고 답했는데, 이 수치는 8개 나라 가운데 가장 높은 것이다.”


- 한국에서는 서버 가상화는 더딘 반면에 데스크톱 가상화 열기가 매우 뜨겁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한국과 중국만이 데스크톱 가상화에 유독 관심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 이는 문화적 특성과 연관이 있다고 생각되는데, 한국과 중국 기업의 경우 IT 부서에서 직원들의 단말·데이터 사용을 콘트롤하려는 욕구가 강한 특징이 있다.”


- IT 부서의 콘트롤이 어떻게 다르다는 것인가?

“서버 가상화는 IT 리소스를 다이나믹하게 할당한다. 부서나 서비스별 IT 리소스 할당이나 재분배가 자동화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반면, 데스크톱 가상화는 IT 부서에서 VDI 할당이라든지, 애플리케이션 사용 정책 같은 것을 세밀하게 제어할 수가 있다.”


- 한국에서는 서버 가상화의 중요성이 데스크톱 가상화에 비해 낮게 인식되는 편이다.

“단순히 서버를 여러 개로 나누어 쓰게 함으로써 비용을 줄여주는 기술로 서버 가상화를 바라보는 것은 잘못이다. 서버 가상화를 제대로 구축·활용하면, 한정된 리소스로 더욱 많은 애플리케이션을 효율적으로 지원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 구체적인 설명이 필요한 부분이다.

“애플리케이션별로 최대 트래픽이 일어나는 피크타임이 모두 다르다. 예를 들어 재무 애플리케이션이라고 하면, 월말이나 연말, 분기말 등이 될 것이다. 이처럼 애플리케이션별로 피크타임을 고려한 IT 리소스 활용 정책을 세워야 한다. 그렇게 하면 한정된 자원만 가지고도, 이를 탄력적으로 재배치해 각 애플리케이션의 피크타임을 안정적으로 지원할 수 있게 된다.

이처럼 IT 리소스 투자를 억제하면서 새로운 비즈니스를 안정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것이 서버 가상화의 진정한 가치다. 이것은 클라우드 컴퓨팅의 중요한 가치이기도 하다.”


-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의 대표 주자를 꼽는다면?

“세계시장을 통틀어 보면 단연 아마존웹서비스를 들 수 있다. PaaS와 IaaS에서 두각을 나타냈고, 일본에 이어 아시아 지역에 또 하나의 데이터센터를 준비 중이다. 홍콩이 될 것으로 본다.

CRM 서비스를 넘어 Paas, DB as a Service, Collaboration as a Service 같은 서비스로 영역을 넓혀가고 있는 세일즈포스닷컴도 높이 평가한다. 세일즈포스닷컴은 워낙 여러 나라에서 사업을 한 경험을 지니고 있어 각 나라의 법률과 조세제도에 해박하다. 아시아 기업들이 세계시장에 진출할 때 가장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파트너다.“


- 아태 지역의 선두주자는 누구인가?

“싱텔은 중소기업 대상의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를 하고 있는데, 인터넷 서비스와 SaaS를 묶은 서비스가 자리를 잡았고, 최근 호스티드 SAP 서비스를 시작하는 등 클라우드 서비스를 다각화하고 있다. 인도의 타타커뮤니케이션도 주목할 만하다. IaaS의 강점을 바탕으로 아시아에서 유럽으로 진출하는 기업들을 지원하는 데서 두각을 보이고 있는데, 글로벌 클라우드 서비스를 글로벌화하려는 계획을 추진해 나가고 있다.”


- 한국의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을 어떻게 전망하나?

“설문에 참여한 한국 기업의 절반 가까운 48%가 클라우드 컴퓨팅 도입 계획이 있다고 밝혔고, 이 가운데 60%는 18개월 안에 도입할 의지가 있다고 대답했다. 기업들이 클라우드 컴퓨팅을 전략적인 과제로 인식해 깊이 연구하고 있고, 고도화된 IT 인프라를 갖추고 있어 빠른 시간 안에 클라우드 컴퓨팅이 확산될 것으로 예상한다.”

<김재철 기자>mykoreaone@bi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