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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워크

BYOD의 신천지…영상회의를 스마트폰으로 넘긴다?

[사람중심] 시장조사기관 IDG 커넥트는 최근 “전세계 기업과 IT 전문가들의 91%가 자신의 아이패드를 업무용으로도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개인의 단말로 회사 네트워크와 데이터베이스에 접속해서 일을 하는 BYOD(bring your own device)는 이제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를 잡아가는 추세입니다.

BYOD는 직원 입장에서는 자신이 손에 익은 단말로 업무를 할 수 있으니 만족도가 높아지고, 회사 입장에서는 단말 공급의 부담을 줄이면서도 스마트워크를 구현해 생산성 향상을 꾀할 수 있다는 점에서 ‘누이 좋고 매부 좋은’ 방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BYOD는 여러 편리한 점 때문에 빠르게 확산되고 있지만, 개인 단말의 빈번한 접속에서 오는 인증과 보안 문제, 사내 네트워크 트래픽의 급증에 대응할 수 있는 네트워크 정책 문제 등은 고민거리가 아닐 수 없습니다. 이 때문에 시스코시스템즈는 최근 ‘BYOD 종합대책’이라는 이름으로 몇 가지 솔루션을 묶은 종합적인 해법을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BYOD가 기업과 직장인들의 관심사가 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BYOD와 관련이 있는 흥미로운 소식 두 가지가 연이어 발표됐습니다. 다름이 아니라 영상통화, 더욱 자세히 얘기하자면 ‘영상 회의(협업)’ 중에 자유롭게 단말을 바꿀 수 있는 기술입니다.

대규모 영상회의실에 적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노트북과 태블릿, 스마트폰, IP폰 등 직장에서 개인이 사용하는 단말들 사이에서 비디오콜을 넘겨주고, 넘겨받을 수 있는 기술입니다.


* 시스코 ‘재버(Jabber)’ 애플리케이션

시스코시스템즈는 지난 주 3월 27일, 모바일 및 데스크톱용 협업 애플리케이션 ‘재버(Jabber)’를 발표했습니다. 지난해 하반기 첫선을 보인 재버는 애초에 직원주소록 기반의 메신저에 음성전화가 결합된 형태였으나, 이번에 비디오가 결합되면서 개인용 단말에서 깨끗한 품질로 영상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게 됐습니다. 안드로이드, iOS, 블랙베리 등 다양한 모바일 OS도 지원합니다.

시스코는 이번에 윈도우용 및 아이패드용 재버를 추가했는데, 특히 노트북에서 영상통화를 하다가 필요에 따라 현재의 콜을 영상 IP 전화기로 넘겨서 통화를 할 수 있는 기능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단말과 단말 사이에 통화를 넘겨 줄 수 있는 이 기능이 재버의 필살기는 아니지만, 사용자들은 만족도가 높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영상 협업 참가자가 필요에 맞게 단말을 선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노트북으로 여러 명의 동료와 얼굴을 보며 자료 공유도 하고, 채팅도 하다가 특정 상대와 통화에만 집중해야 될 때는 영상 IP폰으로 콜을 넘겨서 협업을 하면 됩니다. 영상회의 도중 외부로 출장을 나가야 될 때는 스마트폰으로 연결하면 될 것입니다.


* 알카텔-루슨트의 ‘오픈터치 컨버세이션(OpenTouch Conversation)’

이번 주 들어서는(5일) 알카텔-루슨트가 이와 유사한 컨셉의 ‘오픈터치 컨버세이션(OpenTouch Conversation)’을 출시했습니다. 역시 인스턴트 메시지, 데이터 공유, 음성 통화, 영상 협업 등의 기능을 지원하며, 이들 서비스를 여러 기기로 핸드오프(handoff:통화채널 전환)할 수 있습니다.

버튼 한번만 누르면 통화가 연결된 상태에서 유·무선 단말들 사이에 영상전화를 넘겨 줄 수 있는 이 기능은 “사무실을 드나들며 주요 일정을 수행할 수 있어 특히 외근이 많은 기업에 필요한 솔루션이다. 또, 대화나 협업에 추가할 사람을 간단하고 신속한 방법으로 초대할 수 있어 회사 전반에 걸친 보다 효율적 의사소통을 가능하게 한다”는 것이 알카텔-루슨트의 설명입니다.


단말 간 핸드오프, BYOD와 UC의 결합

두 회사의 솔루션을 아주 깊숙이 파악해 보지는 않았기에 큰 차이를 짚어내지는 못했습니다. 다만, 알카텔-루슨트는 ‘모든 기기에서 동일한 디스플레이를 통해 같은 방식으로 이용하는 사용자 친화적 인터페이스’를 강조하는 반면, 시스코의 경우는 통화 기능이 없는 아이패드용으로 아이폰 통화 앱 같은 것을 만들어 영상회의용 전화 걸기, 연락처 검색 등을 쉽게 할 수 있도록 한 것이 다른 점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BYOD는 아직까지 개인 단말에서 회사 네트워크와 그룹웨어, DB 등에 접속해 업무에 필요한 자료를 확인하고, 결제를 하고, e-메일을 보내는 정도로 쓰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영상회의가 점점 더 확산되어 가는 추세를 감안하며, 머지않아 영상회의와 UC가 BYOD의 더욱 중요한 영역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지금까지 UC 또는 영상회의라고 하면 디스플레이 기기에 많은 비용이 투입돼야 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또, 한번 접속을 하면, 세션을 끊고 다시 접속하기 전에는 다른 단말로 전환할 수가 없었습니다. 시스코와 알카텔-루슨트가 발표한 개인용 UC 솔루션의 핸드오프 기능은 기존 영상 협업 환경의 문제점을 해소하면서, UC와 BYOD를 결합시키는 열쇠가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그런데, 문득 쓸 데 없는 걱정이 생기네요. 지금까지는 영상회의를 하다가 화장실이 급하면 아무리 중요한 회의라고 해도 잠시 자리를 비울 수 있었지만, 단말 간 핸드오프 기능의 클라이언트SW들이 활성화되면 화장실에서도 영상회의에 참가해야 될까요? 정말 피도 눈물도 없는 노동환경이 될 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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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철 기자>mykoreaone@bi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