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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아시아엑스포…통신망은 더 단순하게, 서비스는 더 똑똑하게

【사람중심】지난주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중국 상하이 출장을 다녀왔습니다. 통신 분야 최대 축제인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의 아시아 버전인 <모바일 아시아 엑스포 2012>를 볼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모바일 아시아 엑스포(MAE)>를 보러 간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 생각 보다는 규모가 크지 않았습니다. 2월에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에 대부분의 기업들이 참가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아시아 행사는 전시 규모가 작은 모양입니다. 그래서인지 컨퍼런스와 비즈니스 미팅에 좀 더 무게를 싣는 것이 아닌가 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아시아 지역에서 전시회를 엄청나게 큰 규모로 하면서 비즈니스 미팅까지 매우 활발하게 진행하는 행사로 싱가포르의 ‘커뮤닉 아시아’가 있습니다. 규모 면에서 보면 <커뮤닉 아시아>와 <MAE>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입니다. 두 행사가 같은 기간에 열린 점도 <MAE>의 흥행에 큰 영향을 미쳤을 거로 생각됩니다. 스폰서에 이름을 올려놓고 부스를 만들지 않은 기업들이 많았거든요.



예상 외로 규모가 크지 않고, 일면 썰렁해 보이기도 했지만, 행사장을 둘러보니 그래도 <MAE>에서 분명하게 나타나는 주제는 있었습니다. 제 나름대로 파악해 본 <MAE 2012>의 큰 흐름은 ‘운영 효율’과 ‘수익 향상’이었습니다.


통신망 운용, 더 저렴하고 더 단순하게

트래픽 급증은 전 세계 통신사의 한결같은 고민입니다. 스마트폰의 확산과 무선인터넷 이용의 활성화, 비디오 콘텐츠의 급증으로 통신사들은 네트워크 인프라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수익을 높일 수 없습니다. 데이터 트래픽 양만큼 요금을 부과한다면, 무선인터넷 서비스를 이용할 고객이 없을 테니까 말입니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네트워크 투자비는 최대한 줄이고 운영은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기술들이 눈에 띠었습니다. 시스코시스템즈는 통신사업자의 모바일 네트워크 코어를 통합할 수 있는 장비를 선보였습니다. 3G, LTE 네트워크 코어를 통합한 것은 물론, WiFi도 통합한 플랫폼입니다. 여러 장비를 하나로 통합한 만큼 장비 도입 비용을 줄여 줄 뿐만 아니라, 네트워크 운영도 한층 쉬워졌습니다. 


WiFi 전문업체 루커스는 LTE+WiFi 스몰셀 장비를 출품했는데, WiFi를 무선 메시네트워크 기술로 연결해 모바일 백홀 기능을 향상시킨 것이 특징이었습니다. “통신사들의 무선 데이터 백홀 문제를 보다 저렴한 방법으로, 보다 안정성 있게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 루커스 관계자의 설명입니다.



차세대 핫스팟과 관련한 전시도 눈에 띠었습니다. ‘차세대 핫스팟’은 3G에서 WiFi로 핸드오버가 일어날 때 통신이 끊어지지 않고 안정되게 유지되도록 해주는 기술입니다. ‘차세대 핫스팟’이 무선인터넷 사용자의 만족도를 높여 수익 향상에 기여할 것이라는 게 통신사업자들과 통신장비 제조사들의 설명입니다.


수익을 높여줄 키워드…경험과 편의성

수익 향상과 관련된 가장 큰 트렌드는 N-스크린과 클라우드 컴퓨팅이었습니다. N-스크린은 스마트폰, TV 등 어떤 단말에서 멀티미디어 서비스를 이용하더라도 똑같은 사용자 환경과 똑 같은 만족도를 제공할 수 있게 해주는 기술입니다. 클라우드 컴퓨팅은 이를 위한 터전과도 같은 역할을 합니다. 개인이 어떤 단말에서 인터넷에 연결해 콘텐츠를 구매하더라도 모두 클라우드 컴퓨팅 공간에 저장되고, 이것을 어떤 단말로도 이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죠. 


차이나텔레콤은 ‘디지털 카페’라는 것을 시연했는데, 대형 스크린과 쇼파가 설치된 방에 앉아서 스마트폰으로 영화를 검색한 뒤 탁자의 센서에 스마트폰을 갖다 대자, 스크린에서 영화 상영이 시작됐습니다. 스마트폰으로 구매해 개인용 클라우드에 저장해 두었던 콘텐츠인 것이죠. 현재 차이나텔레콤은 자사 VIP 고객들이 공항 라운지에서 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 두고 있습니다. 



중국 최대 통신장비회사 화웨이 전시부스에서는 스마트폰 속의 게임을 커다란 스크린과 연결한 N-스크린 서비스를 시연하면서 스마트폰을 게임 조종기로 이용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같은 UI, 같은 UX로 고객의 만족도를 높이고, 네트워크 기술을 이용해 사용자의 편의성을 높인다면, 경쟁사 고객을 유치하거나, 로열티 있는 고객을 계속 붙잡아 두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겁니다.



수익과 비용의 부조화를 해결할 노력들

전시관을 둘러보고, 시연을 구경하면서 운용 효율과 수익 향상은 별개의 주제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운영 효율이 높아지면 그만큼 통신사의 비용이 줄어들 것이고, 비용 절감은 서비스 이용료 정책에 영향을 미칠 수 있겠지요. 운영비용이 낮아진 통신사가 비용을 내리게 된다면, 기존 고객의 충성도를 높이고, 경쟁사 고객을 유치하는데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을 테니까요.



통합 모바일 패킷 코어, 차세대 핫스팟과 같은 기술은 모바일 데이터 서비스 이용자의 만족도를 높여주는데 큰 역할을 할 기술들입니다. 서비스 이용자의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서비스가 물 흐르듯 부드럽게 연결되도록 해줄 기술이니까 말입니다. 이런 인프라 구성이 가능해야 이용자의 만족도를 높이고, 더 많은 수익을 창출할 서비스에 고객을 접속시킬 수 있을 겁니다.


3G, LTE, WiFi 네트워크 코어를 하나로 통합 운용하는 기술은 데이터 요금제를 다양하게 구성할 수 있게 해주는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한 예로, 미국 버라이즌은 지난 주 데이터와 음성을 통합한 새로운 가족 요금제를 출시했는데, 스마트폰 1대당 월 40달러, 태블릿은 대당 월 10달러에 데이터 통신을 할 수 있는 요금제입니다. 


이런 요금제를 운영하려면 가족 구성원이 맞는지를 구분할 수 있어야 하고, 가족의 전체 데이터 트래픽, 개인별 트래픽, 단말별 트래픽을 분석할 수 있어야 하고, 개인과 가족에 대한 정책을 통합할 수 있어야 하며, 정책에 맞게 요금을 부과할 수 있어야 합니다. 여러 사용자가, 여러 통신망에서, 여러 서비스를 이용하는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어야 이처럼 이용자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요금제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겁니다.


2015년이 되면 통신사업자의 비용과 수익이 역류 현상을 보일 것이라고 합니다. 수익 보다 비용이 더 높아진다는 것이죠. 통신사업자가 전례 없는 도전에 직면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번 <MAE 2012>에서는 기술도 서비스도 그 전례 없는 도전을 넘어 설 수 있는 방법을 현명하게 찾아 나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김재철 기자>mykoreaone@bi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