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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시장의 도전자들… 삼성의 경쟁자? 파트너?

[사람중심] AOL머니앤드파이낸스라는 미국회사가 운영하는 인터넷 금융정보 매체 데일리파이낸스(www.dailyfinance.com)는 지난해 1월, 1980~1990년대의 마이크로소프트와 최근의 구글에 이어, 삼성전자가 ‘애플의 진정한 경쟁 상대가 됐다’고 평가했습니다. 이 매체는 “애플의 진정한 경쟁자가 된다는 것은 아주 드문 일로, 이제껏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만이 이러한 평가를 받았을 뿐”이라며, 삼성전자를 높이 평가했습니다.


그런데, ‘애플의 진정한 경쟁 상대’라는 이런 역할(또는 지위?)이 계속될 수 있을까요? 최근 삼성전자와는 너무 다른 성격의 경쟁자들이 속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마존, 7인치 태블릿 이어 스마트폰에 도전

아마존 킨들파이어

블룸버그는 지난주 “아마존이 애플과 경쟁하기 위해 자체 스마트폰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생산을 위해 애플의 생산기지라고 할 수 있는 대만 폭스콘과 협의를 시작했다고 합니다. 무선특허 인수를 검토 중이고, 특허 전문가도 고용했다고 하니, 제대로 준비를 하는 것 같습니다.


아마존은 이미 7인치 태블릿PC 킨들파이어로 큰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전자책, 음악 같은 막강한 콘텐츠를 자신하는 아마존은 킨들파이어를 20만원대 초반 가격에 출시했는데, 대성공을 거두었습니다. 특히 애플이 아이튠즈에서 콘텐츠로 100원을 벌어들일 때 아마존은 안드로이드마켓에서 90원을 벌어들이는 것으로 나타나, 콘텐츠에 자신감을 내보이던 것이 허세가 아니었음을 증명했습니다. 이 조사에서 아이튠즈:안드로이드마켓의 매출이 1달러:0.24달러였던 것을 감안하면 엄청난 성적입니다.  


페이스북, 애플 UI 개발 매니저 영입

HTC가 만든 페이스북폰

지난 4월에는 페이스북이 스마트폰을 만든다는 소식이 있었습니다. 빠르면 3분기에 출시될 수 있다는 얘기까지 나왔죠. 아직 루머에 불과하긴 하지만, 페이스북이 지난 6월 말, 애플의 UI(사용자 환경) 디자인 매니저를 지냈던 크리스 월드레이어를 영입했다는 소식은 ‘페이스북폰 개발’을 순식간에 루머에서 유력한 전망으로 격상시켰습니다.


UI는 아이폰과 안드로이드폰을 비교할 때 가장 빈번하게 등장하는 주제입니다. UI 때문에 아이폰이 사용자 경험 면에서 더 낫다는 것이죠. 테크크런치는 “페이스북이 모바일 제품을 위해 월드레이어를 영입했다”고 분석했으며, 뉴욕타임즈는 “페이스북이 스마트폰 프로젝트를 꽤 오랫동안 비밀리에 수행했다”고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페이스북 스마트폰만의 UI가 9억명이 넘는 페이스북 이용자를 사롭잡는다? 애플과 삼성에게는 끔찍한 일이 될 수도 있을 겁니다.


모질라, HTML5 기반의 파이어폭스OS 스마트폰

오픈소스 웹브라우저 분야 2위인 ‘파이어폭스’를 공급하는 모질라의 스마트폰 출시 계획도 눈길을 끕니다. 모질라는 파이어폭스를 스마트폰용 OS로 변형해 파이어폭스폰을 개발 중인데, 내년에 상용 제품을 출시할 계획입니다. 특히 최근에는 모질라의 에반젤리스트인 롭 호크스가 자신의 트위터에 파이어폭스OS가 장착된 스마트폰 사진을 공개해 화제가 됐습니다.


모질라는 파이어폭스 브라우저에 적용됐던 HTML 처리 기술을 활용해 스마트폰에 필요한 모든 기능을 구현하는 프로젝트(부트투게코, BeG)를 진행해 왔습니다. 모바일 앱이나 게임은 물론이고, 통화와 문자메시지 기능까지 HTML5로 구현한다는 것이 이 프로젝트의 핵심 내용입니다. 이렇게 되면 단말과 웹 경험 사이에 ‘불필요한 미들웨어 계층’이 사라지기 때문에 보다 성능이 좋은 저사양 스마트폰이 탄생할 수 있다고 하니 기대가 됩니다.


하드웨어가 주특기인 삼성전자의 한계?

이처럼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스마트폰 제조와 아무런 연관이 없던 인터넷 기업들이 속속 스마트폰 시장에 진출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인터넷 서비스 경험이나 콘텐츠 측면에서 각자 일가를 이루어 온 회사들이라는 점에서 ‘뭔가 있을 거야’라는 기대감을 불러일으킵니다.


이들과 달리, 삼성전자는 하드웨어에 의존하는 기업입니다. 아이폰이 국내에 출시된 뒤에도 계속해서 화면 크기, 카메라 화소수 같은 하드웨어 사양을 내세우다, 최근 출시한 갤럭시S3에서 드디어 ‘감성’을 모토로 잡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노키아, LG전자, HTC 같은 기업들을 멀찌감치 따돌리며 올해 1분기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위에 올랐습니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경쟁력을 우려하는 쪽에서는 매출 대비 수익을 지적합니다. 6월 초에 ‘삼성전자와 애플 1분기 스마트폰 수익 90% 차지’라는 기사가 많이 나왔습니다. 1분기에 삼성전자는 4300만대를, 애플은 3500만대를 팔아치웠습니다. 이 기사들에는 이상하게도 삼성전자와 애플의 수익이 각각 어느 정도인지는 소개되지 않았는데, 한 블로그에 재미있는 글이 실린 적이 있습니다.


세계 최고의 IT 블로그 중 하나이며, 애플 실적 예측과 관련해서는 단연 1위로 인정받는 아심코(asymco)의 운영자 호레이스 데디우는 지난 5월 2일 자신의 블로그에 “애플이 1분기 휴대폰 시장 전체 수익의 73%를, 삼성전자가 26%를 차지했다”고 분석한 바 있습니다. 얼마나 정확한지는 알 수 없지만, 어쨌든 애플의 스마트폰 수익이 삼성전자의 두 배 이상인 것은 확실한 모양입니다(회사 전체로 보면 삼성전자는 2011년 매출 1486억 달러에 영업이익 146억 달러를, 애플은 매출 1082억 달러에 영업이익 338억 달러를 올렸습니다).



늘어나는 경쟁자들…파트너? 아니면 경쟁자?

인터넷 서비스, 콘텐츠 분야 선수들이 속속 스마트폰 시장에 뛰어드는 상황에서 삼성전자는 어떤 경쟁력을 보여줘야 할까요? 


이 글 첫 부분에 소개한 데일리파이낸스가 삼성전자를 애플의 진정한 경쟁자로 평가한 갤럭시탭의 성과에 주목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삼성전자는 안드로이드 단말 제조사 가운데 판매 100만대를 돌파한 최초의 기업”이라고 말입니다.


최근 모 IT 기업에 다니다, 모바일 UI 관련 사업을 시작한 후배를 만났습니다. 이 친구는 아이폰, 안드로이드폰, 아이패드, 갤럭시탭 등 국내에 출시되는 대부분의 스마트 기기를 가지고 있는데, 최고의 태블릿으로 단연 갤럽시탭 7인치 모델을 꼽더군요. “정말 훌륭한 제품이고, 단말 제조사만의 경쟁력을 보여 준 제품이다”고 말입니다. 그는 “삼성전자가 ‘7인치는 어중간하다’는 여론에 밀려 후속 제품이 개발되지 않은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는 말도 잊지 않았습니다. 



안드로이드 OS나 또다른 OS를 이용해 스마트폰을 만드는 인터넷·콘텐츠 기업이 하나둘 생겨나는 것이 삼성전자에게는 새로운 기회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지금까지 안드로이드 OS를 이용해 단말을 만드는 기업들은 모두 제조 분야의 경쟁자였지만, 이 새로운 도전자들은 어딘가 단말 제조사와 손을 잡아야 하니까 말입니다.


과연 삼성전자는 이들과 연합해 애플과의 경쟁에서 그리고 여타 안드로이드폰 제조사들과의 경쟁에서 도 하나의 패를 쥐려고 할까요? 아니면 자신만의 브랜드를 지키기 위해 이들과 경쟁자가 되는 길을 택하게 될까요?

관련 기사 - 애플의 새로운 경쟁자, 삼성


<김재철 기자>mykoreaone@bi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