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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말&플랫폼/모바일

스마트폰 이용자, “전화 보다 ‘인터넷·앱’ 선택하겠다”

[사람중심]


엄마 : 아들아, 나도 이제 스마트폰 좀 써 보자.

아들 : 왜 스마트폰 쓰시려구요?

엄마 : 나도 카카오톡도 좀 하고 그럴라고 그런다. 

아들 : 엄마, 카카오톡은 문자메시지랑 똑같은 거예요.

엄마 : 요즘 누구 촌스럽게 문자메시지 보내냐? 다들 카톡으로 대화하는데.

아들 : 근데 스마트폰 쓰면 요금이 지금보다 두 배는 나올 거예요.

엄마 : 괜찮다. 카카오톡도 쓰고, 예전에는 DMB만 봤는데 스마트폰에서는 지나간 드라마도 언제든지 볼 수 있으니까 요금 좀 더 내는 건 괜찮다...


한 통신장비 업체 마케팅 담당자가 들려 준 자신의 어머니와의 대화 내용입니다. 통신비에 가장 민감할 것 같은 보통 가정의 주부들도 요금 보다는 ‘콘텐츠와 서비스의 경험’에 더 가치를 부여하는 시대가 되었나 봅니다.


에릭슨LG가 18일 발표한 ‘INFOCOMM 2013’ 설문조사 자료에서는 이 같은 최근의 트렌드를 통계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15~25세 절반 이상이 전화 보다 ‘인터넷·앱’ 선호

휴대전화 사용자를 대상으로 ‘전화·SMS와 인터넷·앱 가운데 하나만 선택해야 한다면 어떤 서비스를 선택하겠는가?’를 묻는 질문에 국내 휴대전화 사용자의 25%가 ‘인터넷·앱’을 선택했다고 합니다. 아직은 전통적인 휴대전화 서비스의 비중이 훨씬 높지만, 모바일 인터넷과 앱의 중요성이 커지는 추세가 확인된 것입니다. 미국의 경우 같은 질문에 ‘인터넷·앱’을 선택한 비중이 14%로 우리나라와는 큰 격차가 있었습니다.



특히 국내 이용자 가운데 15~19세에서는 ‘인터넷·앱’을 선택한 이용자가 46%, 20~24세에서는 57%로 매우 높았습니다. 중학생~대학생 연령대에 있는 젊은 층의 50% 이상이 전화 보다는 모바일 인터넷과 앱이 더 중요하다고 대답한 것이죠. 25~29세에서도 41%가 인터넷·앱을 선택했습니다.

반면, 40~49세는 16%, 50~59세는 13%, 60~69세는 10%만이 인터넷·앱을 선택했습니다. 연령대별 스마트폰 보유 여부, 스마트폰 활용 여부와 연관이 있는 결과로 생각됩니다.

 


스마트폰 사용자, 웹 보다 앱 통한 콘텐츠 이용 선호

휴대전화를 통한 앱 서비스 이용의 선호도가 높아지는 트렌드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모바일 전용 웹사이트 보다 앱을 통한 콘텐츠 접근을 더 선호하는가?’를 묻는 항목에서는 전체 응답자의 56%가 모바일 앱을 통한 콘텐츠 접근을 더 선호한다고 대답했습니다.



이 문항에서는 응답자 중 가장 나이 많은 연령대인 51~60세 연령대만이 49%를 나타냈고, 그 이하 연령대에서는 모두 50% 이상이 앱을 통한 콘텐츠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2~30세 58%, 31~40세 58%, 41~50세 59% 등 대부분의 연령대에서 비슷한 선호도를 보여 모바일 전용 웹사이트에 접속하는 것 보다, 모바일 앱에서 콘텐츠에 직접 접속하는 것이 보편적인 서비스 이용 방식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앱에서 웹사이트의 모든 기능이 제공되지 않을 때 불편함을 느끼는가?’를 묻는 질문에서는 전체의 66%가 그렇다고 대답했습니다. 특히 스마트폰 사용이 가장 많은 세대인 20~40세 연령대에서는 그렇다고 대답한 비중이 더욱 높았는데, 22~30세는 72%, 31~40세는 69%로 나타났습니다. 

불과 2~3년 전까지만 해도 유명 인터넷 사이트나 언론사, 공공기관이 모바일 웹사이트를 구축할 때 기존 웹사이트의 모든 내용·기능을 담기 보다는 핵심 서비스를 간결하게 전달하는 것에 집중했던 것을 생각하면 트렌드가 매우 빠르게 변하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통신사는?…보조금과 콘텐츠 중 하나를 선택하라면?

2009년 11월에 국내에 아이폰이 처음 출시된 이후 모바일 트래픽은 매년 큰 폭으로 늘어났습니다. LTE 서비스가 시작된 뒤로는 그 증가 폭이 더욱 커졌죠. 이러한 모바일 트래픽의 증가 추이는 ‘인터넷의 중심이 모바일로 넘어 왔다’는 평가를 하는 근거로 이용되었습니다.


에릭슨LG가 발표한 이번 설문조사 자료는 단순히 트래픽의 변화가 아니라, 인터넷 서비스 패턴의 변화, 모바일 서비스 중요도의 변화를 통해 ‘인터넷의 대세는 모바일’이라는 사실을 확인시켜 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이 설문조사 결과 자료를 접하면서 문득 ‘모바일에서 대세는 콘텐츠와 앱인데 우리나라 통신사들은 언제까지 단말기 보조금에 목을 맬 건가?’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해외에서는 최근 웨어러블 기기인 피트니스 밴드(팔찌)를 무료로 제공하고, 여기서 나온 데이터를 분석해 건강 관련 각종 수치의 변화를 알려주고, 전문 트레이너가 음식·운동과 관련한 조언을 해주는 서비스가 등장했습니다. 기기는 무료로 제공하고, 여기에 부과되는 서비스로 수익을 확보하겠다는 것이죠.


세상은 이렇게 변해가고 있는데, 모바일 기술 변화를 주도한다는 국내 통신사들은 언제까지 최고가의 스마트폰으로 보조금 족쇄를 채우는 것에 목을 매게 될까요? 최고의 모바일 서비스 이용자를 확보하는 길은 이미 다른 쪽에 있는 데도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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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INFOCOMM 설문조사는 에릭슨 본사 컨슈머랩에서 진행한 것입니다. 2013년 3월부터 5월까지 두 달 간 실시했고, 국내에서는 15~69세 휴대전화 사용자 2022명이 참여했습니다. 연령대의 인구대표성은 3100만명을 대표할 수 있다고 합니다.)


<김재철 기자>mykoreaone@bi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