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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말&플랫폼/모바일

갤럭시탭이 애플 제품? 아이패드가 삼성 제품?

【사람중심】 얼마전 KBS TV 오락 프로그램 ‘남자의 자격’에서는 40대 중년들의 인터넷·모바일 서비스 이용이 도전과제로 주어져 시청자들의 인기를 끈 바 있습니다.

평소에 인터넷에서 뉴스 검색 정도를 하는 것 외에는 IT와 친할 일이 별로 없었던 출연자들에게는 인터넷 서비스 회원으로 가입하고, 음원 콘텐츠를 구입하고, 이렇게 구매한 음원을 스마트폰의 벨소리로 지정하는 일련의 도전과제가 쉬운 일이 아니었을 겁니다.

이 방송에서는 참가자들이 인터넷 서비스 회원으로 가입하기까지 몇 시간이나 소요하면서 고생을 하는 상황도 벌어져 웃음을 안겨 줬는데, 제 주변에도 이런 수준의 40대들이 적지 않다 보니 더욱 공감이 되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그런데, 몇 주 전 주말 오후에 아내와 대화를 나누다가 재미있는 일을 겪었습니다.

인터넷 뉴스 검색을 하고 있는데, TV를 보고 있던 아내가 말을 걸어왔습니다. “아이패드는 7인치라며?”

뉴스를 읽느라 아내의 말에 집중하지 않고 있던 저는 ‘7인치’라는 단어 때문에 당연히 갤럭시탭 얘기이겠거니 하고, “응. 맞아.”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그러자,

“나 아는 사람이 아이패드 사러 매장에 갔는데 7인치라고 해서 그냥 왔대. 그럴 거면 갤럭시탭 사지, 뭣하러 아이패드 사냐고 그러더라.”

응! 이건 무슨 황당한 시츄에이션? 그래서 다시 물었습니다.

“갤럭시탭을 사러 갔다는 거야? 아이패드를 사러 가다는 거야?”

“아이패드.”

“아이패드는 아직 출시 안 됐는데...”

“그래서 나도 이상해서 물어봤는데, 그 사람이 아이패드 사라 갔다가 그냥 왔다더라.”

그러면서 하는 말

“매장 직원이 한 손에 들고 이용할 수 있는 게 장점이라고 했다는데, 그럼 영화 볼 때도 세로로 들고 봐야 되는 거야?”

아마 아내에게 이 얘기를 했던, 직접 매장에 갔다던 그 분은 아이패드를 사고자 했던 건데, 패드 제품이 나왔다고 하니까 당연히 같은 것이려니 했던 모양입니다. 아내는 아이패드가 애플 제품이란 사실은 확실히 알고 있었는데, 매장에 다녀왔다는 분이 그렇게 얘기를 하니 “아이패드가 좀 더 작은 7인치였구나”하고 긴가민가했던 것이죠.

갤럭시탭은 이미 수십만대가 팔렸다고 하고, 아이패드는 지난주에 공급을 시작했는데 마침 제가 볼 일이 있어 역삼동 KT플라자에 갔더니 예약 접수했던 고객들이 적지 않게 몰려들었더군요.

스마트폰에 이어서 또 한 번 삼성과 애플의 격돌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한쪽은 전화도 할 수 있고 양복 안주머니에 넣어서 다닐 수도 있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다른 한쪽은 스마트폰과 완전히 다른, 노트북을 대신할 수 있는 제품이라고 차별화를 합니다.

소비자들도 한쪽에서는 7인치 갤럭시탭은 갤럭시S와 경쟁이 될 수밖에 없다고 하고, 아이패드는 아이폰은 늘려놓은 것뿐이라고 각각 자신의 선호도에 따라 문제점들을 지적합니다.

누가 이기게 될지 모를 싸움입니다. 제품의 차별화와 별개로 우리나라만의 특수한 상황도 중요한 변수가 될 테고, 보조금도 무시할 수 없는 선택 요인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결국 생태계일 것입니다. 스마트폰에서도 그랬듯이 훌륭한 성능의 단말이 빛이 나려면 애플리케이션과 합리적인 요금제, 유연한 서비스가 맞물려 스마트패드가 건전하게 성공할 수 있는 생태계가 만들어져야 하는 것이니까요.

제조사와 통신사들의 그런 노력이 없으면 출고가를 높여 놓고 보조금을 많이 붙여서 약정으로만 고객을 잡아두는 행태를 여전히 계속할 수밖에 없을 겁니다. 당연히 생태계가 잘 만들어진 시장에서는 가격을 내릴 수밖에 없을 테고요 말입니다.

<김재철 기자>mykoreaone@bi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