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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말&플랫폼/모바일

난공불락 아이패드…아마존 태블릿은 다를까?

【사람중심】 아마존이 새로운 태블릿 PC를 내놓는다고 합니다. 이름은 ‘킨들 파이어’. 기존 킨들(아래 사진)의 이름을 계승했네요.

아마존은 미국 시간으로 9월 28일 오전 10시(한국 시간 오후 11시), 내용을 밝히지 않은 채 기자간담회를 개최한다는 초청장을 언론들에게 보냈다고 합니다. 미국에서는 이 기자간담회 자리가 새로운 태블릿 PC를 발표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킨들 파이어’라는 이름은 테크크런치라는 IT 전문 미디어가 보도한 것입니다.


애플이 아이패드를 첫 출시한 뒤로 단말 분야의 수많은 강자들이 태블릿 PC를 발표해 왔지만, 누구 하나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지 못했습니다. 대다수의 단말들은 참패를 했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HP 같은 경우는 ‘터치패드’를 헐값에 정리하는 가운데, 단말 사업을 매각한다는 소식까지 흘러나왔을 정도입니다. 삼성전자, 모토로라, 림(블랙베리), 에이서 등도 성과가 좋지 못했습니다. 그나마 출시 이후 석달 동안 20만 대를 판매한 림의 플레이북은 선전했다고 평가할 수 있겠습니다.

이에 비하면 아이패드는 그야말로 군계일학群鷄一鶴입니다. 2010년 4월 아이패드1을 출시한 뒤 18개월 동안 무려 2,900만 대가 팔려 나갔습니다. 아이패드3가 곧 출시된다는 소문은 자사의 태블릿 출시를 앞두고 아이패드 구매 욕구를 억제시키려는 경쟁사들이 퍼뜨린 것으로 얘기되는 실정입니다.


전자책 단말 절대강자, 가격은 아이패드 절반?

이런 상황에서 아마존의 새 태블릿 PC에 기대감이 높습니다. 세계 최대 온라인 서점 아마존은 킨들(왼쪽 사진)로 전자책 업계를 평정한 장본인입니다. 이 때문에 애플 아이패드가 킨들이라는 e-book reader에 자극을 받아 출시됐다는 설이 있을 정도였습니다.

태블릿 PC에서 가장 많이 이용하는 콘텐츠가 전자책인 것을 감안하면, 이 분야를 선도했던 아마존의 경험과 브랜드 파워는 아이패드에 이은 또 하나의 성공신화를 쓸 지도 모르겠습니다.

무엇보다도 아마존의 킨들 파이어는 가격 면에서 큰 매력을 지닐 것으로 보입니다. 유명 IT 전문 미디어들은 아마존의 새 태블릿 PC 가격이 250 달러 수준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아이패드2 최저가 모델이 499 달러이니 절반에 불과한 가격입니다.


비디오 서비스, 클라우드 기반 등 경쟁력 탄탄

그렇다고 아마존 킨들의 콘텐츠가 전자책에 얽매이지만은 않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아마존은 25일, 폭스TV와 손잡고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어쩐지 새 태블릿 공개를 앞두고 전략적으로 발표시기를 맞춘 것이 아니냐는 느낌이 들기도 하는데, 유력 TV 채널의 비디오 콘텐츠는 제품의 구매 욕구를 끌어올리고, 서비스의 만족도를 높이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강력한 클라우드 서비스 인프라를 갖고 있는 것도 태블릿 PC 사업에서 주목해야 할 경쟁력입니다. 아마존은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의 선두권을 달리고 있는데, 이러한 기반은 자사 태블릿 PC 이용자에게 일정 용량의 웹 저장공간을 제공하거나, 애플의 아이클라우드처럼 차별화된 저장·공유 서비스를 제공할 때 강력한 기반이 될 것입니다.

아마존이 새 태블릿 PC의 가격을 매우 낮게 책정한 것이나, 안드로이드 마켓이 아닌, 자체 앱스토어를 제공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것에서 보듯이 아이패드에 대항했던 여타 단말 제조사들과는 접근법이 다릅니다. 단말 판매가 아니라, 콘텐츠로 승부를 볼 자신이 있다는 것으로 해석되기 때문입니다.

아마존은 이미 음악 파일 보유 양에서도 애플 아이튠즈 못지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처럼 풍부한 콘텐츠와 기존의 킨들로 확보한 충성도 높은 고객군 그리고 강력한 클라우드 인프라는 아마존이 단말 판매를 넘어 애플처럼 서비스로 새로운 수익 모델을 만들어내는 도전을 하게 만든 힘이 되었을 것입니다.


단말만 보유하고 있는 여타의 태블릿 PC 제조사들과 달리, 애플 못지않게 다양한 경쟁력을 지니고 있는 아마존이 과연 애플의 대항마가 될 수 있을까요? 태블릿 시장에 ‘애플-아마존 양강구도’라는 새로운 흐름이 나타날 지, ‘애플과 그 밖의 제조사’라는 기존의 구도가 유지될 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김재철 기자>mykoreaone@bi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