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HP가 쓰리콤 통합 이후 처음으로 네트워크 솔루션 및 서비스 전략을 발표했습니다.
HP의 이번 발표는 최근 시스코시스템즈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라는 점에서 관심이 갈 수밖에 없는 일입니다. HP는 2년 전 WiFi 전문업체 콜루브리스를 인수할 때도, 지난해 쓰리콤을 인수할 때도 시스코의 대항마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해 온 바 있습니다.
특히 지난해 초 시스코가 데이터센터용 통합 컴퓨팅 시스템(UCS)를 출시한 뒤로는 완전히 등을 돌렸는데, 쓰리콤 이외에 NIC(Network Interface Card) 전문업체 큐로직까지 인수하는 등 서버 가상화 환경에서의 네트워킹 기술을 강화하는 데 힘을 쏟는 모습입니다.
그런 만큼, 이번 발표 역시 클라우드 컴퓨팅 환경에서 자신들의 네트워크가 어떻게 차별화되는지 설명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습니다.
HP는 차세대 데이터센터 환경, 즉 클라우드 컴퓨팅 환경을 지원하기 위해서는 ‘컨버지드 인프라스트럭처’가 필요하다고 주장합니다. 이는 과거 쓰리콤이 모토로 삼았던 ‘컨버지드 네트워크’가 확장된 개념인 것 같습니다.
HP는 컨버지드 인프라 스트럭처를 위해서는 가상 리소스 풀, 데이터센터 내의 지능형 에너지 관리, 신뢰성 있고 탄력적인 네트워크 인프라(가상화 네트워킹), 전체 인프라에 대한 가시성과 관리 이 네 가지 요소가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또 서버의 트래픽을 어떻게 잘 콘트롤하느냐가 컨버지드 인프라스트럭처 구현의 핵심 기술과제라며, 이를 위해 가상 서버의 트래픽을 안정적으로 제공해주는 ‘컨버지드 네트워크 어댑터(CNA)’, 스토리지와 매우 간편하고 안정적으로 통신할 수 있는 FCoE 같은 핵심 기술을 이미 확보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한국HP 측은 “이 같은 요소들이 결합돼 데이터센터를 안정성 있게 운영하면서도, 관리는 간편하게, 전력 소모는 적게 할 수 있다”면서, “컨버지드 인프라스트럭처는 ‘네트워킹을 서비스로 제공하겠다’는 HP의 목표를 달성하게 해주는 프레임워크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IRF(Intelligent Resilient Framework)라는 새로운 기술을 소개했습니다. 이 기술을 기반으로 여러 공급업체의 장비들이 연결돼 있고, 여러 네트워크 운영체제(OS)들이 뒤섞여 있는 환경에서 네트워크 운영의 효율성 및 안정성을 극대화할 것이라고 합니다.
■ IRF…복잡한 클라우드 네트워크를 단순하게
IRF 기술은 “고객의 복잡한 네트워크 구조 및 다양한 서비스를 최대 85%까지 간소화시킴으로써 운영의 효율성은 물론 안정성을 높여주는 가장 진보된 네트워크 기술‘이라는 것이 HP의 설명입니다. 이 기술을 이용해 여러 대의 장비를 하나로 연결함으로써 네트워크의 성능은 높이면서도, 논리적으로는 마치 하나의 네트워크 장비처럼 운영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HP 아시아태평양 지역 솔루션아키텍처팀의 앤드류 힌드마치 매니저는 “IRF는 매우 간단하게 네트워크를 구성하면서도 액티브-액티브로 네트워크를 연결해 성능과 가용성을 극대회시키는 기술”이라며, “기존의 네트워크들이 샌프란시스코에서 LA를 가는데 뉴욕과 시카고를 거쳐가는 완행버스를 탄 격이었다면, 네트워크 가상화에 기반을 둔 IRF는 직행 고속철도를 타고 가는 것”이라고 표현했습니다.
HP는 이처럼 네트워크 디자인과 운영을 단순화하고자 ‘버추얼 섀시’ 기술을 사용하고 있는데, 이 기술을 이용하면 70km 거리까지 떨어진 스위치도 성능 저하 없이 연결할 수 있고, MPLS 기술을 이용하면 훨씬 멀리 떨어진 지역의 네트워크도 연결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네트워크에 문제가 생겼을 때도 15밀리세컨드라는 매우 짧은 시간에 원거리 데이터센터에서 복구가 될 수 있다고 합니다.
한국HP는 이미 지난 9월 28일부터 석 달의 기간을 설정해 고객 네트워크 보안 진단 및 HP의 차별화된 기술이 적용된 솔루션을 바탕으로 고객 요구사항에 따른 다양한 PoC(Proof of Concept)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IRF는 무료로 제공되는데, 네트워크에만 적용되는 게 아니라 모든 장비에 지원되어 클라우드 컴퓨팅을 더욱 단순하고 유연하게 운영할 수 있게 해주는 솔루션입니다.
■ “네트워크 컨설팅”, 가장 저렴하게 가장 고성능 인프라를
네트워크 사업에 본격 뛰어들면서 HP가 가장 자신 있게 내세우는 경쟁력은 역시 ‘서비스’, 즉 네트워크 컨설팅입니다.
다양한 IT제품을 보유한 기업들의 최대 관심사는 전체 예산의 70%나 되는 IT 운영 및 유지보수 비용을 어떻게 줄일 것인가 하는 점인데, 네트워크 컨설팅으로 기업의 투자 수익은 극대화하면서, 리스크는 최소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 HP의 자신감입니다. HP가 밝힌 네트워크 컨설팅 서비스는 아래와 같습니다.
* 네트워크 비저닝 워크샵(Network Visioning Workshop) : IT 관리자 및 일반 경영 관리자들이 공동의 네트워크 비전을 따르도록 해 투자 수익을 극대화한다. 이 워크샵은 현존하는 환경의 복잡성, 빠른 변화 적응력, 비용 통제 및 관리력 향상 등 고객이 네트워크를 변환할 때 주로 직면하는 주요 문제점들을 처리한다.
* 네트워크 비즈니스 이익 로드맵 서비스(Network Business Benefits Roadmap Services) : 단계별 로드맵 상에 비즈니스 이익을 구체화함으로써 네트워크 프로젝트의 우선순위를 결정할 수 있는 지침을 제시한다. 이 로드맵은 지금의 IT 투자를 유지한 상태에서 가치를 최적화하고 리스크를 최소화해 운영에 부담을 주지 않도록 디자인됐다.
* 네트워크 전략 아키텍처 서비스(Network Strategic Architecture Service) : 고객에게 보다 간결한 표준 기반의 네트워크 아키텍처와 디자인을 제공해 네트워크 가격 및 성능을 최적화한다.
이와 관련해 HP TS(테크놀로지 서비스) 사업부 신종원 전무는 “어떤 기업든 고객의 요구를 충족시키려면 빠르고 효과적으로 애플리케이션 서비스를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HP는 40년 이상의 IT 경험을 토대로 비즈니스 연속성을 보장하고, 최적화된 네트워크 가격 및 성능으로 리스크를 줄인다. 이렇게 하면 네트워크 및 통신 인프라 가치를 최대화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 조태영 상무 “클라우드 준비 완벽, 시스코 대안 되겠다”
조 상무는 “HP는 가장 다양한 엔드투엔드(end-to-end), 에지-투-코어(edge-to-core) IT 솔루션을 보유했으며, 세계 최고 수준의 보안 솔루션(TippingPoint)까지 갖추고 있다”면서, “앞선 기술을 바탕으로 네트워크 분야의 규칙을 바꾸는 리더로 자리매김하겠다”고 출사표를 던졌습니다.
HP가 늘 얘기해왔던 것처럼 시스코가 절대 강자로 군림하고 있는 IP 네트워킹 시장에서 컨설팅 서비스라는 전통의 강점을 들고 나온 HP가 과연 어느 정도나 지형을 바꿀 수 있을지, 앞으로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가 될 것 같습니다.
<김재철 기자>mykoreaone@bi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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