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도미니크 오르 아루바네트웍스 CEO
【사람중심】 지난 한해 국내 IT 시장의 가장 큰 화두는 스마트폰이었습니다. 그리고 스마트폰이 확산되면서 무선 인터넷 사용이 많아지자, 네트워크 기술 가운데서는 WiFi가 가장 주목을 받았습니다.
무선 인터넷 트래픽이 급증한 통신사 입장에서 빠른 속도에, 저렴한 구축비용을 자랑하는 WiFi는 큰 투자 부담 없이 무선망의 데이터 통신을 안정되게 처리할 수 있는 ‘모바일 백홀(back-haul)’을 구축하기에 최선의 해법이었습니다.
그런데, WiFi가 또 하나의 자격 요건을 갖춰야 한다고 주장하는 기업이 있습니다. WiFi 시장의 선두 업체 가운데 하나인 아루바네트웍스( www.arubanetworks.com )가 그 장본인인데, 아루바는 “기업과 개인의 새로운 활동 패턴을 뒷받침하려면, 무선랜이 뛰어난 ‘지능’을 지녀야 한다”고 얘기합니다.
WiFi 콘트롤러(무선랜 스위치)의 강력한 처리 성능을 자랑하던 것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지능’이라는 새로운 화두를 들고 나온 아루바네트웍스의 도미니크 오르(Dominic Orr) CEO를 만나보았습니다.
- 2011년을 ‘모바일 월드’로 정의했는데?
“세 가지 주요한 동향 때문입니다. 모바일 단말, 가상 컴퓨팅, 소셜 비즈니스의 확산이 바로 그것입니다. 우선 모바일 단말은 2011 CES에서 40종이 넘는 태블릿이 등장했습니다. 포춘 500대 기업의 80%가 아이패드를 쓴다는 통계도 있습니다. 스마트폰·태블릿의 확산은 유비쿼터스 환경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촉매재가 될 것입니다.
가상 컴퓨팅은 기업의 서버가 사무실(빌딩)을 벗어나고, 사용자의 원격 근무를 확대시켰습니다. 이 때문에 빌딩 위주로 행해지던 IT 보안의 컨셉이 변화를 필요로 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소셜 비즈니스는 기업 근무자의 환경을 바꾸고 있죠. 사무실에서 직원들과 함께 일하던 계약직, 외부 컨설턴트들이 굳이 본사에 오지 않고도 여기저기서 일할 수 있게 만든 것입니다. 25억 명이 트위터를 쓰고 있고, 페이스북 사용자 가운데 10억 명이 모바일로 접속합니다.”
- 모바일 월드에서 요구되는 변화는 어떤 것입니까?
“지금까지 대부분의 IT 관리자는 상대적으로 작은 빌딩 안의 네트워크와 보안만 신경 쓰면 됐다. 하지만 모바일 월드에서는 경계가 없어지기 때문에 더욱 큰 공간을 고민해야 합니다. 네트워크를 어떻게 할 것인가, 보안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고민할 때 기존의 틀에 매여 있으면 안 됩니다. 네트워크에 혁명이 필요합니다.”
- 네트워크의 혁명은 WiFi를 뜻하는가요?
“WiFi가 아니라, 모빌리티 네트워크라고 해야 되겠죠. 라우터·스위치·방화벽을 이용해 포트별로 사용자 권한을 부여하는 전통의 방식은 점점 필요 없게 될 것입니다. 네트워크가 사용자 중심으로 유연하게 제공해야 되고, 다양한 단말과 애플리케이션을 자유롭게 지원할 수 있어야 됩니다. 보안과 관련해서 ‘사용자 위치’라는 개념도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것입니다.”
- 예를 들어 설명한다면?
“미국의 한 증권사가 이러한 개념을 고려한 무선 네트워크를 구축했습니다. 포트나 IP 중심이 아니라, 사용자를 중심으로 네트워크를 디자인한 것입니다. 사용자가 현재 어떤 단말을 쓰는지, 어떤 app을 쓰는지를 고려하고, 층별로 휴게실 공간인지, 업무용 공간인지 하는 것까지 고려해 개인별로 최적화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구축했습니다.”
- ‘엔터프라이즈 모빌리티’라는 개념이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사무실은 물론 거리, 집안, 원격 사무실, 공원 등 모든 곳에서 똑같은 방식으로 회사 네트워크에 접속할 수 있어야 합니다. 단, 앞에서 말한 것처럼 사용자가 어디에서 접속하는지, 어떤 단말로 접속하는지에 따라 대역폭 할당이나 보안 정책이 다르게 적용되는 것이 중요합니다.
스마트폰, 태블릿 PC 같은 개인 단말을 업무에 자유롭고 안전하게 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면 기업 입장에서는 단말 비용 및 단말 관리에 드는 노력이 줄어드는 효과도 얻을 수 있다. 또, 기존에는 유선에 치중하던 한정된 네트워크 예산을 ‘모빌리티 센트릭 네트워크’에 투입하면 접속이 더욱 유연하고, 보안도 더욱 강화된 네트워크를 갖출 수 있습니다.”
- 모빌리티 센트릭 네트워크가 가능하려면, 현재의 WiFi에 어떤 것이 더해져야 합니까?
“한마디로 ‘지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접속한 사람이 누구인지, 어떤 단말인지를 파악하고, 어떤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하는지를 파악해 접속할 수 있는 권한을 결정합니다. 여기에 맞게 트래픽 할당이나 보안도 달리 적용하게 되는데, 이 모든 것이 자동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중요하겠죠. 이것이 아루바가 말하는 차세대 네트워크입니다.”
- 아루바 무선랜의 ‘지능’은 어떤 것입니까?
“보통 무선랜 단말은 2.4GHz. 5GHz를 모두 지원하는데, 기본 2.4GHz로 세팅되어 있더라도 5GHz 신호가 더 좋으면 별도의 변경 없이도 자동으로 5GHz에 붙도록 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5GHz는 간섭이 거의 없기 때문에 중요한 사용자가 접속하면 5GHz로 연결시키면 업무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것이죠.
사용자·단말에 맞게 자동으로 대역폭을 변경할 수 있다고 했는데, 한국의 한 고객은 직원들의 모바일 단말 사용이 급속도로 늘어나자, 스마트폰·태블릿에서는 일정 대역폭만 쓸 수 있도록 조절하고 있습니다. 이 밖에 네트워크 장애가 생겼을 때 그것이 유선 구간과 무선 구간 중 어디에서 일어난 것인지도 파악할 수 있습니다.”
- WiFi는 성능이 불안하다는 지적이 늘 존재합니다.
“시애틀 경찰청은 아루바 무선 메시 솔루션으로 모든 장소에서 무선 접속을 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만들었습니다. 도심 곳곳의 CCTV 카메라들을 모두 모니터링할 수 있고, 고해상도 정보를 송수신합니다. 단순히 화면을 보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HD 영상을 자유자재로 주고받는 것까지 가능한 무선 네트워크입니다.”
- 앞으로 계획을 말씀해 주십시오.
“네 가지 측면에 개발 역량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우선 성능 면에서는 높은 밀집도를 보이는 무선 환경을 더 안정되게 지원하고, 멀티미디어 QoS를 강화할 예정입니다. 다음으로 이동성 측면에서는 여러 통신방식을 넘나들 때도 사용자가 느끼지 못하는 사이에 로밍이 되도록 하는 것이 과제입니다.
보안 분야에서는 회사 내 특정 단말에 더욱 강력한 보안책을 적용한다거나, 개인 소유의 단말을 직장에서 사용할 때 굳이 보안을 하지 않아도 되는 단말을 구분하는 등 다양한 보안 정책을 정의할 수 있도록 할 계획입니다. 관리는 ‘포트’를 중심에 놓는 것이 아니라, ‘언제, 어디서,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를 잘 파악해서 대처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김재철 기자>mykoreaone@bitnews.co.kr
'네트워크&통신 > WiFi' 카테고리의 다른 글
모바일 시대, ‘이동성 중심’의 네트워크가 필요하다 (0) | 2011.04.04 |
---|---|
넷기어, 대형 무선랜 콘트롤러 시장에 출사표 (1) | 2011.02.17 |
테니스 호주오픈과 WiFi (0) | 2011.02.09 |
월 1만1천원으로 가정내 WiFi 무제한? (0) | 2011.02.08 |
WiFi 사업에 뛰어든 주니퍼 (0) | 2010.11.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