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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말&플랫폼/모바일

스마트폰 5위 삼성전자의 1위 포위 전략

【사람중심】 2010년은 국내 휴대전화 시장에서 스마트폰 경쟁이 본격적으로 불붙은 한 해였습니다. 애플의 아이폰에 대응하는 수많은 단말들이 쏟아져 나왔고, 그 가운데서도 삼성전자 갤럭시S는 짧은 시간에 국내 최다 판매의 자리에 올랐습니다.

하지만, 며칠 전 미국의 시장조사기관 JD파워가 발표한 ‘스마트폰 고객만족도 조사’에서는 애플이 여전히 수위를 지키며 5회 연속 1위를 차지했고, 삼성전자는 노키아와 함께 공동 5위에 머물렀습니다.

JD파워 홈페이지에는 6개 평가항목과 별점(동그라미로 표시돼 있었는데 편의상 이렇게 부르겠습니다)이 소개돼 있었는데, 애플은 손쉬운 사용, 기능, 운영체제(OS) 그리고 디자인에서 만점(5점)을 받았습니다. 배터리를 교체할 수 없는 불편함 때문에 배터리 기능에서는 2점이 나왔지만, 종합만족도 또한 5점이었습니다.

애플을 제외하고 단 하나의 항목에서라도 만점을 받은 기업은 노키아가 유일했습니다. 노키아는 배터리 기능에서 5점 만점을 받았습니다.

삼성전자는 배터리 기능에서 3점을 받았고, 나머지 기능을 모두 2점으로 평가됐습니다. 5위 안에 든 6개 업체 가운데 삼성전자는 별점에서는 가장 낮았고, 종합 점수에서는 노키아와 공동 5위를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갤럭시탭을 내놓으면서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에 이어 또 하나의 ‘애플의 진정한 경쟁자’로 평가받고 있는 삼성이기에 올해 스마트폰 시장에서 어떤 모습을 보일 지 기대됩니다. 지난해는 안드로이드폰을 내놓은 첫해였으니까요.

현재까지 알려진 바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4월에 갤럭시S2를 출시하고, 연내에 갤럭시S3도 내놓을 계획입니다. 이 두 모델로 샌드위치 전략을 구사해 아이폰 견제에 나설 것이라고 하는군요. 갤럭시S2는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에 동일한 사양으로, 동시에 공급될 예정입니다.

삼성이 지금까지 전략 단말을 SK텔레콤-KT-LG유플러스 순으로 시기를 두고 출시했고, 화면 크기 등 단말기 사양이나, 제공되는 기능에도 조금씩 차이를 뒀던 것과 비교하면 분명한 변화입니다. SK텔레콤이 아이폰을 출시한 것도 이러한 전략 변화의 한 요인으로 작용했을 것입니다. 여러 통신사에서 동시에 새 모델을 출시해 마케팅에 나서면 그만큼 도움이 될 것입니다.

애플의 아이폰5가 6월에 출시되면 7~8월 즈음에는 국내에 들어오게 될 텐데, 아이폰4에 한발 앞서 출시된 갤럭시S의 성공을 갤럭시S2가 이어나갈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갤럭시S 마케팅에는 SK텔레콤도 적극 동참했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기 때문입니다. 3사 모두 갤럭시S2 마케팅을 하겠지만, SK텔레콤이 정면으로 아이폰과 대립구도를 형성하던 때와 비교해 어떤 효과를 나타낼지 궁금합니다.

미국에서는 1위 버라이존이 아이폰 공급을 결정하자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주가가 낮아지는 현상이 나타났다고 합니다. 버라이존은 아이폰4 사전예약 하루만에 재고를 모두 소진했는데, 시장조사기관들은 버라이존의 분기당 아이폰 판매량이 200만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의 갤럭시S가 국내에 워낙 많이 팔렸고, 출시한 지 1년이 채 되지 않았기 때문에 갤럭시S2가 갤럭시S 때만큼 탄력을 받지는 못할 것이라는 의견도 적지 않습니다. 몇 달 뒤 큰 기대를 모으고 있는 아이폰5가 출시되는 것도 영향이 있을 것입니다.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스마트폰과 별도로 초저가 스마트폰도 내놓는다고 합니다. 신흥 시장에서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출고가 150달러(20만원) 미만의 초저가 스마트폰을 내놓을 것이라는군요. 자체 개발한 독자 OS ‘바다’를 탑재할 수도 있다고 합니다.

다양한 가격대의 스마트폰 라인업을 갖추면 휴대전화 세계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매출은 더욱 올라갈 것입니다. 삼성전자는 올해 지난해의 두 배 이상인 6,000만 대의 스마트폰을 판매해 스마트폰 빅3에 이름을 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결국 고가 스마트폰이라고 생각됩니다. 스마트폰 최상위 모델의 경쟁력이 회사의 브랜드를 대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2011년은 전체 휴대전화 시장에서 스마트폰 비중이 30%를 넘길 것으로 점쳐지고 있습니다. 휴대전화 매출 기준으로는 60%에 이를 것이라고 합니다.

애플은 2010년 휴대전화 시장에서 매출로 5위를 차지했습니다. 버전이 다를 뿐인 단말기 한 종만을 가지고 말입니다. 수익은 세계 1위인 노키아의 절반이나 됩니다. 애플은 2007년 첫 아이폰을 내놓은 이듬해 이미 휴대전화 시장 10위에 랭크된 바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갤럭시A, 갤럭시S를 공급하면서 워밍업을 했다고 생각됩니다. 올해 내놓는 제품들은 여러 면에서 훨씬 경쟁력이 높아질 거라고 봅니다.

하지만 애플의 모든 경쟁자들이 느끼고 있는 문제, 즉 OS의 차이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가 관건일 것입니다. JD파워의 소비자 만족도 평가 항목 6개 가운데 디자인과 배터리 기능 뺀 나머지 4개 항목은 결국 OS의 차이를 보여주는 것입니다.

안드로이드 OS를 쓰는 삼성이 OS 외의 어떤 부분에서 독자적인 경쟁력을 보여주느냐 하는 점은 애플은 물론, 다른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제조사들과의 차이를 구분 짓는 데서도 중요한 요인이 될 것입니다. 이는 모든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고민이기도 하겠죠.

아이폰이 훌륭하기는 하지만, 마케팅이나 서비스에서 나타나는 애플의 고자세는 분명히 개선돼야 합니다. 안드로이드폰들이 더 강력해져야 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김재철 기자>mykoreaone@bi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