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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트워크&통신/이동통신네트워크

대한민국 LTE, 세계 최초·최고 기술로 요금 올리기

[사람중심] 통신사들이 LTE 띄우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LG유플러스는 전국망 서비스를 가장 먼저 시작해 3G 없던 설움을 날려버릴 기세이고, LG유플러스보다 잘 사는 집 SK텔레콤과 KT는 지난해 연말에 회사채 발행으로 각각 3,000억원의 자금을 확보했습니다. 올해 LTE 대전에 쏟아 부을 실탄입니다.

TV 광고를 보면 고화질 LTE 스마트폰이 아닌 일반 LTE폰을 쓰는 사람조차 루저로 여겨질 지경입니다. 신문기사만 본다면 올해 LTE 서비스 전국화가 이루어지면 세상이 천지개벽이라도 할 것처럼 호들갑을 떨고 있습니다.


요금 경쟁 없는 4세대 서비스
통신 1위를 자처하는 SK텔레콤과 KT, LTE 선두주자임을 강조하는 LG유플러스 모두 LTE에서는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가 없습니다. 속도가 훨씬 빨리지게 되면 모바일 단말에서 인터넷 접속, 멀티미디어 콘텐츠 스트리밍 등이 많이 늘어날 것을 우려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3G에서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에 가입한 사용자가 데이터를 얼마나 쓰는지 통계가 나와 있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사용량이 그렇게 많지도 않은데, 무제한으로 서비스를 주는 것처럼 하면서 요금을 높이 책정하고 있다”는 불만을 가지고 있습니다.

LTE에서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를 없애려면 그 근거가 있어야 할 것입니다. 3G망으로 버티기가 힘들 정도가 됐다거나 무제한 요금제 가입자의 70~80%에 달하는 사람들이 한달에 수십GB씩 데이터를 이용한다는 통계를 제시한다면, LTE에서 무제한 요금제를 없애는 것에 어느 정도 수긍이 갈 수도 있겠죠. 하지만, 그런 통계가 있었다면 진작에 내놓았을 겁니다.


‘최신 가상화 기술, 효율성 높다’ 공허한 외침
새해 들어 SK텔레콤과 KT는 마치 경쟁이라도 하듯 최신 통신 기술을 LTE 서비스에 적용했다는 보도자료를 내보냈습니다.

SK텔레콤은 “기지국간 신호 간섭을 제어해 통화 품질을 현격하게 높이는 ‘Advanced-SCAN’ 기술을 2일 오전부터 분당 지역에 세계 최초로 LTE 상용망에 적용한다”고 발표했습니다. 기지국 경계 지역의 품질을 기존 SCAN 대비 약 4배 높여 더 빠르고 안정된 LTE 서비스가 가능해졌답니다.

기지국 무선 환경에 가상화 기술을 접목한 ‘Advanced-SCAN’은 144개의 기지국을 연동할 수 있어 LTE 커버리지를 보다 촘촘하게 해줄 뿐 아니라, 사용자 밀집 정도를 실시간으로 파악해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인접 기지국의 트래픽을 부족한 지역으로 할당하기 때문에 순간적으로 많은 고객이 몰려도 안정된 품질의 LTE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군요.

KT 역시 3일 LTE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LTE망에 혁신적 가상화 기술을 세계 최초로 적용한 LTE WARP(워프) 서비스를 제공한다. 빠른 속도와 안정된 통화 품질이 입증된 CCC를 업그레이드한 기술로, 기지국 용량과 경계 지역 전송 속도를 획기적으로 향상시킨 혁신적 시스템이다”고 발표했습니다.

이 기술은 또한 트래픽 상황 및 가입자 분포에 따라 소프트웨어로 기지국의 지역별 용량을 자유롭게 조절하는데, 존 3G CCC(Cloud Communication Center)에 가상화 개념을 더한 CCC의 최종 완성 단계로 타사의 유사 기술과는 차원이 다르다는 것이 KT의 설명입니다.

그런데, 이처럼 좋은 기술이 도입됐다면 사용자 입장에서 빨라진 속도 외에 서비스 요금에서도 뭔가 혜택이 생겨야 되지 않을까요? ‘혁신’이라고 강조하고 있는데, 속도가 빨라진 댓가로 요금이 올라간다면 ‘혁신’이라는 말과는 왠지 어울리지 않는 효과인 것 같습니다.


통신요금 또 올릴래? 1인 시위를 부르는 LTE
최근 서울 곳곳에서 이색 1인 시위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유동 인구가 많은 강남, 신촌, 명동, 광화문 등에서 분홍색 점퍼 같은 이색 복장을 한 젊은이들이 비싼 이동통신 요금을 성토하는 시위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들의 손에는 ‘대한민국 이동통신 이대로 괜찮은가!’, ‘이동통신 요금, 또 올릴래?’ 같은 구호가 적혀 있어 지나는 사람들의 발길을 잠시 멈추게 합니다.

           (출처 : 네이버 블로그 비에루즈)        

통신사들은 LTE 서비스 개시를 기다리기라도 했다는 듯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를 폐지했습니다. 그에 맞춰 통신사의 데이터 요금 정책에 불만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통신 요금에 문제를 제기하는 시위도 시작되었습니다.

통신사들은 또 다시 전가의 보도를 휘두를 지 모릅니다. 통신 요금에서 적정한 수익을 얻어야 인프라·서비스에 투자할 수 있다고 말입니다. ‘돈 벌면 소비자 생각도 좀 해 줄 수 있다’는 협박입니다. 대다수 언론들도 또 다시 전가의 보도를 휘두를 겁니다. 이런저런 이유를 붙여가며 ‘대한민국 통신 요금 비싸지 않다’고 결론을 내려 주겠죠.

새해가 되니 또 ‘인터넷 속도 1위’라는 통계가 발표됐습니다. 통신망의 속도는 물론 중요합니다. 그러나, ‘속도=서비스’, ‘속도=콘텐츠’는 아닙니다. 좋은 기술을 썼다고, 그것도 세계 최초로 썼다고 목에 힘을 주지만, 세계 최초 기술을 도입하고 요금 올리는 일이야 누가 못하겠습니까? 10살짜리 꼬마도 할 수 있는 경영 전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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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철 기자>mykoreaone@bi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