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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트워크&통신/전략과 정책

‘All-IP’ LTE 시대…“시스코는 IP의 강자!”

[사람중심] 데이터 네트워킹 분야에서 시스코시스템즈는 통신서비스 사업자(SP) 시장과 기업 시장 모두에서 확고하게 입지를 다지고 있는 기업입니다. 하지만, 최근 몇 년 간 클라우드 컴퓨팅, 협업 같은 분야에 많은 공을 들여 온 때문인지 시스코가 코어 라우터와 스위치 이외에 SP 시장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전략을 가지고 있는지 자세히 들여다 볼 기회가 없었습니다.


지난 19일~21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시스코 모바일 넥스트 제네레이션 인터넷’ 행사는 시스코의 SP 전략, 그 가운데서도 모빌리티 분야의 전략을 업데이트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시스코는 이번 행사에서 “SP들이 새로운 인터넷 시대에 맞는 새로운 서비스 경쟁력을 갖춰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네트워크 역량을 비용효율적인 방법으로 향상시켜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시스코 SP 모빌리티 비전은 ‘통신사업자가 커버리지 비용을 최적화해서 수익 창출을 하도록 돕는 것’이라고 합니다. SP가 네트워크 커버리지 확장과 네트워크 역량 향상을 비용효율적으로 달성하도록 지원하는 것, 네트워크를 활용해 고객의 요구가 높은 새로운 서비스를 발빠르게 제공하도록 지원하는 것, 사용자의 경험을 최적의 상태로 유지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목표라는군요. 


사실 시스코는 현재 LTE 네트워크를 구축했거나 구축 중인 30여 통신사에 자사의 모바일 패킷 코어(MPC) 플랫폼을 공급하고 있습니다. MPC는 이동통신 환경에서 데이터 통신의 두뇌와 같은 역할을 하는 장비입니다. 시스코는 3년 전 이 분야의 선도기업 중 하나였던 스타렌트를 인수했는데, M&A가 성공리에 진행돼 현재 MPC 분야에서 1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시스코시스템즈 모바일 기술그룹 켈리 아후자 수석부사장은 “현재 시스코 MPC 환경에서 인터넷 활동을 하는 사용자가 10억 명에 이른다. 전세계에 구축된 시스코 스몰셀 AP의 수는 1300만개다”고 말했습니다. 


급변하는 통신 환경…New Normal

시스코는 SP 고객에게 닥친 도전 과제를 크게 세 가지로 설명했습니다. ‘어떻게 경쟁사와 차별화를 성공해 수익을 높일 것인가?’, ‘폭증하는 데이터 트래픽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좁은 스펙트럼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이러한 세 가지 고민은 변화된 통신 환경에서 비롯되는 것입니다. 스마트폰·태블릿 등 다양한 모바일 기기가 많은 트래픽을 발생시키고, 애플리케이션 사용량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2011년 한해에만 12억개의 애플리케이션이 다운로드됐다고 하는데, 이 같은 앱 사용의 급증은 네트워크상에서 엄청난 데이터 트래픽과 시그널링 트래픽을 발생시킵니다. 또 한 가지 세계 각국의 사물인터넷 투자를 빼놓을 수 없는데, 이를 통해 네트워크에는 점점 더 많은 기기가 연결되고 있습니다.


시스코는 이 같은 변화를 ‘New Normal’이라고 표현했습니다. 기존의 환경은 여기에 상대되는 개념으로 ‘Old Normal’로 표현됐고요. 간략히 대비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Old Normal                                     

사람(사용자)만 연결, 접속 경로가 한정됨, 음성·문자 등 사용추이 쉽게 예측, 간단하고 정체된 네트워크 아키텍처

New Normal

사람과 사물까지 연결되는 복잡한 환경, M2M 확산으로 접근 경로 다양해짐, 다양한 앱 사용 등으로 불시에 트래픽 폭증할 가능성 상존, ‘사용자 경험’이 중시되는 서비스, 보다 복잡하고 유연한 네트워크 아키텍처


더 똑똑하고 더 유연한 Elastic Network

시스코는 ‘New Normal’ 환경에 놓인 통신사업자들이 미래에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방안을 크게 세 가지로 꼽았습니다. ‘Lifestyle devices 사용 지원’, ‘자유로운 앱 사용 지원’, ‘사물인터넷 지원’이 그것입니다.


* Lifestyle devices 사용 지원을 통한 수익 창출 

회사에서 개인 스마트폰·태블릿PC 사용 시 work/play 모드에 따라 지원 기능을 달리하고, 사용가능한 애플리케이션을 달리하며, 청구 비용을 달리할 수 있어야 한다. 또, 과거에 사용하는 기기별로 서로 다른 통신사가 제공했던 서비스를 단일 통신사가 통합해서 제공함으로써 고객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기능을 지원하기 위해서는 네트워크의 지능과 네트워크상에서의 보안 역량이 중요하며, 액세스 측면에서는 언제 어디서나 끊어짐 없는 접속을 보장하는 스몰셀 게이트웨이의 역할이 중요해질 것이다.

 

* 자유로운 앱 사용 지원을 통한 수익 창출

쇼핑몰에서 사용자가 방문하는 매장(식당, 커피숍, 의류점 등)과 방문 시간에 따라 다양한 정보와 쿠폰을 제공할 수 있으면 각 매장의 광고주로부터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사용자와 사용자의 단말, 접속 네트워크를 인식하는 네트워크 인텔리전스가 중요하며, 사용자 관련 정보 분석이 뒤따라야 한다. 3G-WiFi를 자유롭게 오고가는 네트워크 연결성도 필수요소다.

 

* 사물인터넷 지원을 통한 수익 창출

오전에 헬스클럽에서 운동을 할 때 각종 운동기구를 통해 심박수와 혈압 등의 정보가 수집되고, 이 정보를 셀룰러/WiFi→통신사업자→병원으로 전송할 수 있다. 의사가 정보를 확인해 필요한 처방을 내릴 수 있으며, 운동 중 심각한 상황이 일어났을 때는 구급차를 보낼 수도 있다. 이처럼 운동·건강과 관련된 다양한 기기가 네트워크에 연결되면 통신사업자들은 병원이나 보험사로부터 수익을 만들어 낼 수 있다.


통신사들이 이처럼 변화된 환경에 적응하면서 다양한 수익 창출의 기회를 포착하려면 보다 유연한 네트워크 아키텍처를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 시스코의 주장입니다. 시스코는 이를 ‘Elastic Mobile Network Core’라고 표현했습니다. 


셀룰러망과 WiFi망의 완벽한 통합

시스코는 ‘Elastic Mobile Network Core’를 구현하는 핵심이 바로 자사의 모바일 패킷 코어(MPC) 플랫폼 <ASR 5500>이라고 강조합니다. 3G-LTE-WiFi를 하나로 아우를 수 있고, 정책과 과금 부분까지 콘트롤할 수 있는 이 플랫폼을 구축하면 , 사용자의 서비스 만족도를 높여줄 ‘끊어짐 없는 네트워크’를 구현할 수 있고, 다양한 요금제 상품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이죠.


다양한 네트워크의 통합은 통신사의 고민인 ‘네트워크 구축·운용 비용’ 문제에도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습니다. 단일 플랫폼에서 여러 네트워크를 통합·제어할 수 있기 때문에 물리적인 네트워크 장비 도입 비용이 줄어드는 것은 물론입니다. 그런데 시스코가 이보다 더 강조하는 것은 WiFi의 통합입니다. 


시스코는 기존 ASR 5000을 <ASR 5500>으로 업그레이드하면서 WiFi까지 통합시켰는데, 전시부스에서 만난 시스코 엔지니어는 “셀룰러망과 WiFi망 사이에 터널을 뚫어 마치 하나의 네트워크처럼 관리·운용한다”고 설명했습니다. 터널링을 통해 MPC가 셀룰러와 WiFi를 하나의 네트워크로 인식하기 때문에 WiFi를 단순히 액세스 지점으로 활용하는 것을 넘어, 통합된 무선네트워크 전략을 수립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셀룰러망과 WiFi망의 정책이 통합되는 것이죠.


셀룰러망과 WiFi망이 완벽히 하나의 네트워크처럼 동작하려면, 두 네트워크 사이에서 마치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핸드오버가 이루어져 합니다. 시스코는 이를 위해 올해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2>에서 ‘차세대 핫스팟’ 기술을 발표했습니다. 3G에서 WiFi로 핸드오버가 일어날 때 통신이 끊어지지 않고 안정되게 유지되도록 해주는 것으로, 무선초고속인터넷협회의 인증을 받은 기술입니다. 이 기능을 하는 S/W 클라이언트가 구글 안드로이드 OS 또는 삼성전자 등 단말제조사의 S/W 펌웨어에 포함될 수 있도록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는군요.


LTE 시대, 무선통신의 중심은 IP로 이동중

무선통신 분야에서 시스코의 목표는 “똑똑한 네트워크와 통합 아키텍처를 제공해 SP 고객이 가장 중요한 기술 및 비즈니스 이슈를 해결하도록 함으로써 고객들이 더 강한 경쟁력을 갖추고, 차별화를 꾀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이번 행사 기간 중 시스코의 무선통신 전략과 관련해 가장 인상 깊은 얘기를 들려준 이는 무랄리 네마니(Murali Nemani)라는 사람이었습니다. 시스코 본사의 모빌리티 솔루션 마케팅 수석디렉터인 그는 “LTE 시대가 도래하면서 모바일 코어와 백홀이 모두 IP로 이동 중이다. 여기에 시스코의 강점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IP 환경에서 고속으로 트래픽을 처리하고, 전력 소모는 최소화하고, 백홀 운영비를 줄이고, 셀룰러망과 이더넷을 쉽게 통합시키는 작업을 가장 잘 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입니다.


LTE 시대가 도래하기 전까지 시스코는 SP의 무선통신 부문과는 크게 연관이 없는 벤더로 인식됐습니다. 어떤 네트워크에나 라우터·스위치가 필요하지만, 아무래도 무선통신 영역의 핵심 장비는 교환기나 기지국 시스템이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All-IP 기반의 LTE가 무선네트워크의 주류가 되면서 IP네트워크 전문가인 시스코가 할 수 있는 일이 많아졌습니다. 세계 최초로 LTE망에서 음성통신 서비스(VoLTE)를 준비 중인 LG유플러스는 VoLTE 플랫폼으로 시스코를 선택했습니다.


물론 변화된 환경, 즉 All-IP 환경은 시스코뿐만 아니라, 다른 IP네트워크 전문 벤더들에게도 똑같이 열려 있는 기회입니다. IP네트워크 1위가 곧 LTE 네트워크 1위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시스코는 그간 무선네트워크 시장을 장악해 왔던 전통의 강자들과 새롭게 도전하는 IP네트워크 강자들 사이에서 어떤 성과를 보여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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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철 기자>mykoreaone@bi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