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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과 전망

IT기업 빅3는 IBM·MS·구글?…그럼 애플은?

- 기업 브랜드 가치를 보는 유럽과 미국의 시각 차이?

【사람중심】 IT 기업이 전세계 기업 브랜드 가치 top 10에서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IBM과 마이크로소프트, 구글이 여전히 빅3의 위치를 확고히 지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국제 컨설팅 전문기관 ‘인터브랜드’가 4일 발표한 ‘2011년 100대 글로벌 브랜드’ 가치평가보고서는 코카콜라를 지구상에서 가장 기업 가치가 높은 회사로 평가했으며, IBM, 마이크로소프트, 구글이 그 뒤를 이었다고 평가했습니다.

IBM과 마이크로소프트, 구글은 지난 몇 년 간 줄곧 5위 안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데, 지난해에도 올해와 똑같이 2-3-4위를 기록한 바 있습니다.

이들 회사 외에 top 10에 이름을 올린 IT 기업으로는 인텔, 애플, HP가 있습니다. 애플은 아이폰과 아이패드, 맥 PC의 인기에 힘입어 지난해 17위에서 올해 8위로 상승, 가장 상승폭이 컸다는 것이 인터브랜드의 설명입니다. 인텔과 HP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각각 7위와 10위를 유지했습니다.


미국 인터브랜드, 코카콜라
·IBM·MS·구글 순
인터브랜드의 지난해 조사에서도 올해와 마찬가지로 top 10에 속한 IT 기업은 6 개사였는데, 지난해 8위로 평가됐던 노키아는 휴대전화 사업의 전반적인 침체 속에 올해는 14위로 추락했습니다.


11~20위권을 보면 네트워크 장비 전문업체 시스코시스템즈가 13위로 상승했고, 오라클이 20위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국내 기업으로는 삼성전자가 17위, 현대자동차가 61로 글로벌 top 100에 포함됐습니다. 두 회사의 브랜드 가치는 지난해 보다 각각 20%, 19% 높아졌다고 합니다.


인터브랜드는 8위에 오른 애플과 관련해 “애플은 단순히 아름다운 상품을 만들 뿐 아니라, (새로운) 삶의 방식을 창조했다”고 평가하면서, “아이패드가 태블릿PC 시장에서 우위를 차지하면서 올해 애플의 브랜드 가치를 끌어올렸다. 태블릿PC 구매 의향이 있는 전세계 소비자의 85%가 아이패드를 사고 싶다고 말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가장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인 노키아는 전세계 휴대전화 시장에서 부동의 1위를 지켜왔던 기업입니다. 불과 2년 전까지만 해도 노키아의 한 분기 판매수량이 2위인 삼성전자의 1년 판매수량에 육박할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스마트폰 경쟁에서 때를 놓치면서 기업 가치도 크게 떨어지고 말았습니다. 기업에서 ‘혁신’과 그것이 반영된 ‘시기적절한 전략’이 얼마나 중요한지 세삼 깨닫게 되는 순간입니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는 대만의 휴대전화 제조사 HTC가 98위를 기록, 대만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100위 안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HTC는 2007년 이후 반 애플 진영에서 가장 주목받는 스마트폰 제조사로, 안드로이드폰, 윈도 모바일폰 모두 가장 최적화를 잘 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 기업입니다.


영국 MBO, 애플 1위 vs. 코카콜라 5위
그런데, 인터브랜드라는 회사의 올해 자료를 접하고, 지난해 자료와 비교를 하려고 인터넷 검색을 하다가 재미있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기업 브랜드 가치를 평가해 발표하는 또 하나의 유명한 시장조사기관으로 영국의 밀워드 브라운 옵티모(MBO)라는 회사가 있는데, 이 회사의 평가 결과는 인터브랜드와 많이 다르다는 점입니다.

MBO는 매년 5월에 ‘세계 100대 브랜드’ 보고서를 발표하는데, 올해 5월 발표한 자료에서 애플이 1위에 올랐습니다. 지난해 1위였던 구글을 제친 결과라고 하는데, 인터브랜드 조사에서 코카콜라가 12년 연속 1위를 차지한 것과는 차이가 적지 않은 것 같습니다.


이 회사가 평가한 올해 top 10 중 IT 기업은 애플(1), 구글(2), IBM(3), 마이크로소프트(5), AT&T(7), 차이나모바일(9)입니다. 지난해에는 구글(1), IBM(2), 애플(3), 마이크로소프트(4), 차이나모바일(8), 보다폰(10)이었습니다. 보다폰이 뒤로 밀리고 미국의 AT&T가 10위권에 진입했군요(괄호 안은 순위). 삼성전자는 작년에 68위, 올해는 67위입니다.

MBO의 과거 자료를 찾아보니 2006년, 2007년, 2009년에도 구글이 1위군요(모든 자료를 다 찾지는 못했습니다). 인터브랜드 조사에서는 코카콜라가 12년 연속 1위를 차지한 것과 많이 다릅니다. 밀워드 브라운의 평가로는 코카콜라가 2009년 3위, 2010년 5위, 2011년 6위로 조금씩 뒤로 밀리는 추세입니다.


통신서비스·SNS 등 IT분야 높게 평가
두 회사의 top 10 리스트 차이를 보니 인터브라운 보고서의 인텔(7위)과 디즈니(9위)가 MBO 보고서에는 빠져 있습니다. 이 자리를 AT&T와 차이나모바일이 메우고 있습니다.

두 시장조사기관은 코카콜라와 애플을 평가하는 시각에서도 큰 차이가 날 뿐 아니라, IT 산업을 바라보는 시각의 차이도 적지 않은 것 같습니다. MBO 보고서는 상대적으로 IT 기업의 순위가 높고, 통신사업자들도 높게 평가받고 있습니다.

이것이 미국과 유럽의 시각 차이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두 회사의 평가 기준에 분명한 차이가 있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MBO의 경우 IT 분야 안에서도 전통적인 기업들보다 ‘모바일’과 ‘서비스’의 시대에 주목받는 기업들을 높이 평가했다는 생각이 드는데, 삼성전자의 순위가 크게 차이 나는 것도 ‘어떤 가치에 더 무게를 두는가?’의 차이 때문을 아닐까요?

MBO의 기업 순위를 조금 더 살펴보면 10~20위권에는 보다폰(12), 버라이존(13), 아마존닷컴(14), HP(18), T-모바일(19)이 있고, 페이스북도 35위에 올라 있습니다. 오라클과 시스코시스템즈는 각각 22위, 44위에 랭크되어 있습니다. SAP의 23위도 눈에 들어오네요.

어쨌든 두 조사기관의 보고서 모두 세계 top 10 브랜드에 IT 기업을 6개 씩이나 올려놓고 있습니다. IT는 더 이상 수단(도구)이 아니라, 전기나 수도 또는 공산품과 다름없는 삶의 ‘가장 중요한 인프라’라는 사실을 새삼 확인하게 되는 순간입니다.

<김재철 기자>mykoreaone@bi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