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중심] 지난주, 유·무선 통신용 반도체 전문업체 브로드컴이 ‘5G WiFi’로 불리는 802.11ac 칩을 발표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현재의 802.11n과 비교해 속도가 3배 이상 빠른 1Gbps를 지원하고, 신호 도달거리도 훨씬 길다고 합니다. 무선 통신의 안정성도 뛰어나고, 전력효율도 6배나 좋아 큰 기대를 모으는 기술입니다.
애플 아이폰이 스마트폰 세상을 연 이후 통신의 핵심 트렌드는 ‘무선’·‘모바일’입니다. 2010년 7월 891테라바이트(TB)에 불과했던 우리나라의 무선 트래픽은 2010년 12월 말 현재 4,366TB로 늘어났습니다.
2010년 3분기에 팔려 나간 아이패드는 925만대, 매일 개통되는 안드로이드 기기는 55만대, 3년 내 태블릿PC 성장률 1100%, 포천 500대 기업 가운데 아이패드를 쓰거나 시험 중인 비율 88%... 모바일 인터넷 단말과 관련된 각종 수치들은 볼 때마다 놀라움을 자아냅니다.
전세계적으로 2012년에는 2011년 보다 무선 데이터 트래픽이 2배 이상 늘어날 것이라고 합니다. 2011~2015년의 연평균 무선 데이터 트래픽 성장률도 60% 이상이 될 것이라는군요. 그리고 이러한 트래픽 급증의 가장 큰 진원지는 ‘동영상’입니다. 노트북과 스마트폰의 데이터 트래픽을 비교해본 결과, 노트북에서는 파일 공유 트래픽이 월등히 높은 반면, 스마트폰에서는 온라인 영상감상이 가장 많은 트래픽을 차지했다고 합니다. 전 세계 모바일 비디오 서비스 수익은 2013년이 되면 최고 2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됩니다.
모바일 단말에서 동영상 이용이 증가할수록 WiFi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질 것입니다. 통신사들이 그 비싼 이동통신 기술로 무선 트래픽을 감당하기란 불가능합니다. 5G WiFi가 기대를 모으는 것은 무선인터넷 환경에서 HD 비디오를 안정된 품질로 이용할 수 있게 해줄 것이라는 점 때문입니다. 날 것 그대로의 동영상에 더 흥미를 느끼고, 신뢰도 큰 것이 사실이지만, 사실 상당수의 동영상 콘텐츠는 영상 품질이 보장됐을 때 진가를 발휘합니다.
한 예로 뮤직비디오를 들 수 있습니다. 현재 유료로 서비스되는 뮤직비디오는 풀HD가 2,000원(8Mbps, 300MB), HD가 1,500원(6Mbps, 240MB)인데, 풀HD 콘텐츠 이용자가 대부분이라고 합니다. 한번 깨끗한 화질을 맛본 사람의 눈은 계속 고화질을 원하게 된다는 것이죠. 이렇듯 유료화 서비스를 하는 동영상 콘텐츠의 경우, 화질과 전송 품질이 중요한 선택 기준이 됩니다.
온라인에서의 동영상 시청 유형 변화도 흥미롭습니다. 2009년에는 짧은 동영상 클립을 시청하는 비율이 84%, TV쇼 한편을 전체 시청하는 비율이 11%, 영화 한편을 전체 시청하는 비율이 5%였습니다. 그런데 2011년에는 이 비율이 74%:18%:8%로 바뀌었습니다. 온라인으로 제대로 된 방송·영화 한편을 시청하는 비율이 25%를 넘어선 것입니다.
스마트폰·태블릿PC의 성능이 좋아지면, 무선 환경에서의 동영상 시청도 이 같은 추이를 따라 갈 수밖에 없습니다. 단말이 좋은 영상 품질을 지원할 수 있다면, 남은 것은 고화질 콘텐츠를 안정되게 전송할 수 있는 통신 기술일 텐데, 관건은 그 통신 기술이 얼마나 경제적이냐 하는 점입니다.
WiFi 기술은 가장 저렴한 무선 통신 방식입니다. 무선 데이터 트래픽이 늘어나면서 이동통신 인프라 확충 문제로 고민하던 통신사들이 처음에는 ADSL 같은 유선 IP네트워크를 모바일 백홀 기술로 이용하다가, 최근에는 거의 WiFi를 쓰고 있습니다. 속도가 빠르고 안정성도 매우 높아졌기 때문입니다. 802.11ac는 속도가 1Gbps에 이르는데다가 전력효율성도 훨씬 좋아진다고 하니, 갈수록 많은 데이터 트래픽을 감당해야 하는 무선 단말에는 금상첨화가 될 것 같습니다.
시장조사업체 NPD 인스탯은 “초당 1기가비트 이상의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는 802.11ac가 무선 영상 전송에 적격”이라며, “802.11ac는 이전 버전과 비교해 스마트폰을 비롯한 모바일 디바이스에서 전력 소비는 줄이면서 개선된 대역폭을 제공할 수 있어 무선 영상 전송에 적격이다”고 평가했습니다.
통신사들이 셀룰러망의 부담을 줄이고자 WiFi망을 쓰고는 있지만, 실제로 유동 인구가 많은 지역에서는 WiFi가 3G보다 통신 품질이 나쁘다는 보도도 있었습니다. 신호 도달거리가 길지 않고, 신호 간섭 문제로 안정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옥외용 기술로는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돈 안 되는 기술, 불안정한 기술 취급을 받던 WiFi가 통신사의 서비스 품질을 보장하고, 수익성을 개선할 기술로 탈바꿈하고 있습니다.
802.ac를 지원하는 스마트폰은 2013년 초, 디지털TV도 내년 안 200만대 가량 출시된다는군요. 이 새로운 WiFi 규격은 3년 안에 10억 대의 기기에 적용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2015년이 되면 전세계 무선 데이터 트래픽의 50%를 WiFi가 처리할 지도 모른다는 분석 자료를 본 적이 있는데, 어쩌면 이 시기가 더 앞당겨질 지도 모르겠습니다.
<김재철 기자>mykoreaone@bi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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