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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트워크&통신/WiFi

강남역·코엑스몰 ‘무선인터넷 접속 불안’ 사라진다

[사람중심] 국민의 절반 이상이 스마트폰을 들고 다니는 시대. 3G·4G 이동통신망에 WiFi까지 통신사의 네트워크가 촘촘히 구축돼 있지만, 퇴근 시간이나 주말에 사람이 많이 모이는 장소에서는 인터넷 접속이 마냥 원활하지는 않습니다.

엄청나게 늘어난 무선 데이터 트래픽을 안정적으로 처리하려면 3G·4G 네트워크 용량을 키우면 되지만, 이 방법은 돈이 너무 많이 듭니다. 반대로, WiFi는 비용 문제에는 대안이 되지만 여러 통신사가 같은 지역에 액세스포인트(AP)를 많이 설치하면 신호 간섭 등이 생겨서 높은 안정성을 보장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런 가운데, 서울 강남역이나 신촌, 코엑스몰처럼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에서도 무선 인터넷을 안정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해주는 WiFi 기술이 나왔습니다. 시스코시스템즈는 6일, ‘사용자에게 끊어짐 없는 모바일 인터넷을 지원하는 차세대 핫스팟 기술’을 발표했습니다.

시스코가 발표한 ‘스몰셀 게이트웨이’는 업계 최초로 차세대 핫스팟(Next-Generation Hotspots, 이하 NGH)을 지원하는 통신사업자용 WiFi 솔루션. 며칠 전 끝난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12에서 처음 소개됐는데, AT&T, BT, PCCW, 포르투갈텔레콤, 셔(Shaw)커뮤니케이션 같은 전세계 통신사업자와 이미 논의가 오가는 중이라고 합니다.

무선초고속인터넷협회(Wireless Broadband Alliance, 이하WBA)의 승인을 받은 시스코의 새로운 스몰셀(small cell) 솔루션은 WiFi망에서도 이동통신망처럼 로밍을 할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특징입니다. WiFi 얼라이언스가 모바일 사용자들에게 끊어짐 없는 WiFi 경험을 제공하고자 제정한 ‘핫스팟2.0’ 규격에 맞게 설계됐는데, 모바일 멀티미디어용 코어 라우터인 시스코의 ‘ASR 5000’ 시리즈를 기반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이 스몰셀 게이트웨이는 통신사업자들이 가입자·서비스 정보를 관리하는 동시에 2G·3G·4G 및 펨토셀(인가) 네트워크를 WiFi(비인가) 네트워크에 통합해 여러 이기종 네트워크 환경에서 안정적으로 로밍을 제공합니다. WiFi망과 이동전화망을 동일한 네트워크로 보고 기존 이동전화망에서처럼 안정된 로밍을 제공한다는 것입니다.

3G 중계기에서 WiFi AP로 데이터 통신이 옮겨가더라도 원래부터 하나의 네트워크였던 것처럼 안정적으로 통신이 유지된다면 통신사들은 모바일 트래픽이 폭증할 때 비용이 저렴한 WiFi 솔루션으로 네트워크 용량을 늘릴 수 있을 것입니다.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에 더욱 안정된 서비스 환경을 제공할 수 있고, 이동통신 기지국·중계기를 설치했을 때 큰 수익을 기대할 수 없는 도시 내 3G·4G 음영지역도 경제적인 방법으로 커버할 수 있겠죠.

기존에는 경제성이 떨어지는 지역에 투자를 해야 될 경우에 ‘서비스 안정성이냐(3G·4G)’, ‘비용이냐(WiFi)’를 고민해야 됐지만, WiFi로 서비스 안정성을 보장할 수 있으면 통신사의 고민거리가 상당부분 해소될 것입니다. WiFi 핫스팟이 등장한 원래의 목적이 바로 ‘경제성’이었습니다. 802.11n이 나오면서 경제성이 뛰어나면서도 무선인터넷 속도가 보장되는 핫스팟을 구축할 수 있게 됐는데, NGH는 여기에 안정성까지 더해주는 기술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시스코가 최근 발표한 ‘2011-2016 글로벌 모바일 데이터 트래픽 전망’에 따르면, 전 세계 모바일 데이터 트래픽은 2011에서 2016년까지 무려 18배나 증가할 것으로 보입니다. 기존의 무선 네트워크(매크로 무선)만으로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모바일 트래픽을 수용하려면 막대한 투자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스마트폰, 태블릿PC, TV 같은 기기는 물론, 자동차에서도 모바일 인터넷을 이용해 각종 첨단 서비스들을 제공하려는 추세입니다.

통신사업자들은 기존 무선 데이터 트래픽의 부하를 줄일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계속 모색 중입니다. 비용 부담이 적으면서도, 서비스 안정성은 보장할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하는 것이 통신사업자들의 공통된 고민입니다. 통신사들 쪽에서 스마트TV 제조사나, 구글·애플 같은 플랫폼 공급자에게 통신망 비용을 분담하자는 논의가 활발한 것도 이 때문입니다.

시스코는 이미 다양한 통신사들과 스몰셀 분야에서 협력하고 있습니다. AT&T에는 2009년부터 펨토셀 솔루션을 공급 중인데, AT&T에 공급된 스몰셀의 90%는 소비자가 통신사 지원 없이 직접 설치할 수 있는 제품입니다. PCCW는 시스코의 캐리어급 WiFi 솔루션을 이용해 안전한 로밍과 관련한 테스트를 최근 완료했으며, 셔커뮤니케이션과는 캐나다 서부 지역에 광대역 무선 접속을 제공하기 위해 대규모의 WiFi망을 구축하는 협약을 체결했습니다.

시스코 존 챔버스 회장은 “우리는 이제 차세대 모바일 인터넷을 제공하는데 있어 작은 셀들이 중대한 역할을 하게 될 ‘포스트 매크로셀(post-macrocell)’ 시대에 진입하고 있다”며, “기존 모바일 네트워크 인프라로는 급성장하는 모바일 시장을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다. 미래의 모바일 인터넷은 다중 네트워크와 호환되며, 끊어짐이 없고 안전성이 높은 모바일 경험을 제공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여러 네트워크로 구성된 지능형 클라우드 네트워크를 뒷받침하는 아키텍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시스코는 현재까지 1,200만 개 이상의 AP를 설치했는데, 이들 AP 중 상당수는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만으로 NGH 기술을 지원할 수 있다고 합니다.

<김재철 기자>mykoreaone@bitnews.co.kr